제일모직(대표 황백)의 TD캐주얼 빈폴이 사뭇 달라졌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제작 협찬, 셀러브리티와 연계로 출시한 ‘민희백’ 등 과거 묵직함을 강조했던 마케팅 프로모션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실험정신(?)’으로 빈폴맨즈와 빈폴레이디스는 올해 들어 20% 가까운 전년 대비 매출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빈폴ACC는 MCM, 닥스, 루이까또즈 등 패션잡화 리딩 브랜드들의 견제를 받을 만큼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스타트는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상반기에 모브랜드이자 매출 30%를 차지하는 빈폴맨즈는 6%대의 매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으며, 다른 익스텐션 브랜드 또한 답보 내지 5~10%의 역신장을 경험했다. 산술적으로 상반기의 증감률만을 적용한다면 지난해 3600억원대의 매출에 머물 수 있었다. 그러나 확실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F/W시즌이 시작된 이후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약 500억원의 결과 차이를 내며 이 같은 매출을 달성, 반전에 성공했다.
한마디로 마케팅 에버리징의 기법이 진화하며 소비자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마케팅뿐 아니라 SI(Store Identity) 교체와 글로벌 스탠더드에 초점을 맞춘 기획 시스템의 획기적인 개선 등의 병행으로 불황 속에 전진할 수 있는 브랜드의 기초체력도 다졌다.
TD로 펀더멘털을 바꾸다(?)
‘민희백’이 없어서 못 팔았다? 지난해 F/W시즌에 빈폴ACC가 출시한 ‘민희백’은 82%의 당기 시즌판매율을 기록했다. 총 공급량은 1만8000개였으며, 1만4760개를 팔았다. 이 정도면 가위 ‘대박’ 수준이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찾아 다녔던 영고객이 절로 찾아왔다는 사실이다. 10대 중·고교생부터 20대에 이르기까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7월부터 시작된 ‘민희백’ 시리즈는 올해 들어서도 빈폴ACC 하루 매출의 30%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쯤되니 MCM, 루이까또즈 등 잡화에서 내로라 하는 브랜드들도 빈폴ACC를 경계하기에 이르렀다.
셀러브리티와 패션브랜드의 만남은 이미 검증된 전략이라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패리앨리스아메리카와 모델 장윤주의 ‘터치진’, 베이직하우스와 박태환의 티셔츠, 리복과 한예슬의 이름을 딴 ‘레슬리 프리스타일’이 대표적이다. 또한 트루릴리전의 전지현 영문 이름을 딴 ‘지아나 by 트루릴리전’과 게스의 ‘김아중진’ 등도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이미 널리 쓰이는 전략이 됐다. 다만 이 브랜드가 빈폴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셀러브리티 김민희와 연계, 대박행진!
그동안 이 브랜드는 부산 국제영화제나 빈폴 사진전 등 권위와 상징성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전략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컴퍼니 레벨에서 바라본 시각이고 매장과의 연계성을 찾기가 모호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민희백’ 사례는 브랜드 레벨에서 바라본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빈폴의 사고 자체가 바뀌었음을 증명한다.
이와 함께 패밀리 브랜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빈폴맨즈와 빈폴레이디스, 빈폴키즈는 올해 들어 각각 20%, 20%, 40%의 평균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필드하키’ 등 브랜드 공통의 컨셉을 내걸고 프레피룩 등 TD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이 주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제작 협찬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월 초 빈폴은 대구 동성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지난 2003년 명동점에 이은 6년만의 플래그십 매장 2호점이었다. 총 4개층으로 이뤄진 이 매장은 연면적 1058㎡(약 320평) 규모이다. 눈에 띄는 것은 ‘민희백’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중·고교생 등 영 고객의 유입 수가 절대적이었다는 것.
한경닷컴 bnt뉴스 패션팀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