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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캐주얼·영캐릭터 화려한 ‘부활’ ②

2009-07-13 21:16:19

불황을 넘어서 너무나 합리적으로 변한 소비자 구매 성향도 영캐주얼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쳤다.

영캐주얼군에 가장 무서운 경쟁자로 인식되던 「자라」 등 글로벌SPA 등장은 오히려 ‘합리적인 구매의 타당성’을 한국 여성 고객들에게 인식시키면서 동반상승 효과를 안겼다.

신은아 플라스틱아일랜드 부장은 “영캐주얼군이 최근 급부상한 것은 캐릭터캐주얼을 찾던 고객층이 영캐릭터캐주얼이나 영캐주얼PC로 움직였기 때문”이라면서 “할리우드 스타들의 파파라치 컷에서 흔히 스타들이 자라, H&M의 쇼핑백을 든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구매는 스타일 컨셉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궁즉통(궁하면 통한다)’이라고 주역에서 강조하듯이 그동안 힘든 시기를 겪은 국내 영캐주얼과 영캐릭터캐주얼 브랜드의 내부적인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2~3년 동안 영캐릭터캐주얼과 SPA형을 지향하는 영캐주얼군은 황금밭으로 주목을 받았다. 두 가지 방향성을 띤 브랜드 10여 개가 지난 3년 동안 우후죽순 격으로 브랜드가 런칭됐다. 그러나 내놓기만 하면 대박을 터뜨리며 돈을 버는 주요 PC로 성장했던 탓인지 생존율은 60%에 불과했다.

칵테일, 미닝 등 주요 기업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브랜드는 마감됐다. 오히려 고객들이 손을 들어준 것은 르샵, 플라스틱아이랜드와 같은 전혀 다른 컨셉의 브랜드였다. 영(?)캐주얼의 매출을 올려준 고객의 70%가 30~40대 여성이라는 점은 그리 놀라울 것도 없는 사실이다. 10대와 20대, 30대까지도 PC 또는 온라인 등 타 유통채널에 빼앗겼다.

여름 상품 판매율↑, 봄 상품 매대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최저점을 찍었다. 1년 장사의 꽃으로 불리는 지난 겨울시즌에 대대적인 오류를 범했다. 업체들은 모두 전체 물량의 50~60%를 코트로 내놓았지만 고객은 차갑게 코트를 외면했다. 2006~2007년 F/W시즌의 알파카 인기 이후 지난 겨울에는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한 디자이너는 “지난 겨울에는 티셔츠 판매율이 높았다. 전년 동기의 1인 객단가 30만원짜리 코트인 것에 비해 5만~10만원대 티셔츠로 변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소비자 변화에 발맞추지 못했음을 자명하게 보여 줬다.

그러나 영캐주얼 기획자들이 다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기 시작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개발이 뚜렷해졌음을 들 수 있다. 올 봄 ‘꽃보다 남자’의 영향을 받은 아이비 스타일의 후드 부착 재킷이 인기를 얻었다. 각 브랜드에서 인기 아이템으로 꼽힌 재킷은 과거 봄 시즌의 ‘버버리’ 명성을 누르고 영예로운 왕관을 차지했다.

또 대표적인 시즌리스 아이템인 시폰 원피스는 브랜드당 1만장 단위로 출고되는 등 폭발적인 매출을 이끌었다. “영캐주얼 시장에서 1만~2만장의 상품 판매가 얼마만에 돌아왔는 줄 모르겠다”고 희색을 짓는 디자이너도 있다.

고온 현상과 탄력적인 영업정책의 하모니도 영캐주얼 시장 신장에 한몫했다. 올해 날씨는 봄 기온이 전년 대비 평균 3도 이상 올랐으며, 지난 5월 황금연휴(2~5일) 기간에는 33도를 웃도는 등 여름이 일찍 시작됐다. 시즌리스로 기획된 상품이나 여름 신상품의 정상판매율이 높았다.

또 1~2월에 선보인 봄상품은 불황기를 타파하고자 했던 업체들이 매대 행사를 진행하면서 1만~6만원대 저가 상품을 내놓았다. 따라서 여름 신상품을 일찍 출고한 브랜드는 웃고 기존과 동일하게 출고한 브랜드는 울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정종견 롯데백화점 영캐주얼CMD는 “경기가 좋지 않았던 점이 기온 이상현상과 맞물려 영캐주얼 조닝에는 오히려 득이 됐다. 더운 날씨로 일찍부터 여름상품 정상소진율이 높아지면서 고객의 객단가를 높였다. 반면에 봄상품 판매율이 떨어졌지만 대다수 패션기업이 봄상품을 현금화하기 위해 대규모 특가행사전을 병행했다”면서 “덕분에 봄상품과 여름상품이 매출을 함께 이끌어 갔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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