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황인영 “나의 17년 연기 인생 점수는 50점”

2015-07-31 13:34:39

[구혜진 기자] 도시적이고 도도할 것만 같았던 배우 황인영과의 인터뷰는 꽤나 소탈하고 정감이 넘쳤다.

현재 KBS 대하사극 ‘징비록’에서 선조 (김태우 분)의 아내 의인왕후 박 씨로 열연하고 있는 그는 연기뿐만 아니라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으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올 9월부터는 세종대학교 공연예술 박사과정을 밟으며 또 다른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어느덧 연기 인생 17년차를 맞이한 배우 황인영. 17년 연기 인생 점수로 50점의 점수를 매긴 그는 나머지 50점의 점수를 채우기 위해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1999년 영화 ‘댄스댄스’로 연예계 데뷔. 그 동안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활약을 펼쳤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애틋했던 작품이 있다면?

데뷔작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처음에 뭣도 모르고 고생하면서 촬영한 기억이 있다. 22살 데뷔하자마자 출연한 작품이다. 연극 ‘유쾌한 유령’도 기억에 남는다. 30살 넘어 처음 도전한 연극이었다. 신인의 자세로 새로운 마음으로 임했던 작품이다. 10년 넘게 연기를 했지만 연극하면서 오히려 더 많이 깨지고 부딪혔다. 스스로 배운 것도 많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현재 KBS 대하사극 ‘징비록’에서 중전 역할을 맡고 있다. ‘연개소문’ 이후 8년만의 사극 출연인데 기분이 어떤가? 촬영상의 어려움은 없는가? 배우들과의 호흡&에피소드.

데뷔 후 처음 했던 작품이 ‘연개소문’이다. 그 당시 사극 톤 연습을 정말 많이 했던 터라 이번에는 좀 수월하게 연기하고 있다. 역할 자체가 대우 받는 캐릭터기 때문에 현장에서도 기분이 좋다. 가채 때문에 힘이 들긴 하지만 평소에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남편인 선조 김태우씨는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다. 모든 남자 스텝들이 촬영장에서 여자 배우를 극진하게 대우해 준다. 함께 출연하는 김상중씨와는 ‘경찰 특공대’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김상중, 김석훈, 이정용, 남성진씨 모두 경찰 특공대에서 만났던 분들이다. 16년만에 만난 선배님들이라 감회가 새롭다. 옛날로 돌아간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모두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아쉽다(웃음).

앞으로 맡아보고 싶은 캐릭터&출연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40~50대 여배우들도 멜로를 하는 시대다. ‘밀회’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는데 김희애 선배처럼 격정적인 로맨스를 해 보고 싶다.

상대 배우로는 옥택연씨가 좋을 거 같다. 탑, 유아인, 김수현 씨도 멋지더라. 누구라도 좋다(웃음). ‘삼시세끼’같은 리얼리티 프로에도 한 번 출연해 보고 싶다. 이서진씨가 매력이 많더라. 예능에서의 새로운 모습에 눈길이 갔다. 직접 현장에서 겪어보고 싶은 배우다.


연기뿐만 아니라 강단에서 강의까지 한다고. 9월부터는 세종대학교 공연예술 박사과정을 밟는다고.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외로움(웃음). 20대 때는 쉬지 못하고 일하다 30대가 되니 일년에 한, 두 작품 하기도 쉽지가 않더라. 연기를 쉴 때 마냥 시간을 낭비하면서 보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석사까지 공부를 마쳤을 때 운이 좋게 강의 제의가 들어왔다. 강의를 마친 후 때 마침 세종대 박사과정이 있어 지원을 하게 됐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세월, 집에서 놀기보다는 의미 있는 일을 해 보고 싶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일, 나에겐 제 2의 도전이다.

독립한지 2년. 원래 집을 잘 안 나가는 집순이 스타일이다. 집에서 영화보고 친구들 집으로 불러서 놀고 그림도 그리고. 작년에는 논문을 쓰다 보니 바빠서 나갈 일이 없었다. 이제는 혼자 지내는 게 지겨울 정도다. 연애도 안하고, 할 것도 없으니 다양하게 배우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인생 17년, 그 동안 함께한 배우 중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김해숙 선생님과 MBC ‘그대 없인 못살아’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로 출연한 적이 있다. 연기하시는 거 보고 기절할 뻔 했다. 연기는 감히 논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시고 실제 성격도 너무 호탕하시고 다정다감해서 잊으 수 없는 분이다.

추자연은 20대 초반에 알게 되어 지금까지 가깝게 지내는 친구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냈는데 지금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 굉장히 자랑스럽다.

데뷔17년 동안 단 한 번도 열애설이 없었던 배우. 페이크 작전을 펼쳤던 것인가?

한 참 연애를 할 때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발달하지 않았었다. 안전하게 연애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웃음).

30대 후반, 결혼계획은 언제쯤? 좋아하는 이상형은?

지금이라도 누군가가 나타나 결혼하자고 한다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 아직까진 나랑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없나 보다. 예전에는 결혼생각이 많지 않았는데 조금씩 미뤄지다 보니 위기감이 든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결혼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가정을 지킬 수 있는 남자를 보게 된다. 외모는 내 키보다 작지 않으면 된다.

개인적인 이상형은 정우성.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이상형이자 팬이다. 연기하면서 딱 2번 봤다. 슬리퍼에 반바지만 입은 모습도 멋졌다. 언제가 꼭 한번 함께 작품을 해 보고 싶다.


‘보정이 필요 없는 몸매 종결자’ 완벽한 보디라인 비결은?

운동밖에 없다. 식단 조절과 운동은 평상시 생활화 해야 한다. 폭식할 때도 많지만 집에 있을 때 만이라도 현미밥, 야채, 닭가슴살 등의 식단을 지킨키려고 한다. 단백질 쉐이크도 꼭 챙겨 먹는다.

요가, 필라테스, 헬스, 수영, 골프 등 안 해 본 운동이 없지만 지금은 근력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다.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해도 살이 잘 찐다. 요즘은 헬스를 2~3시간 하고 있다.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라면을 너무 좋아해 라면이 집에서 떨어지는 날이 없다. 가끔 라면에 김치 넣어서 국물까지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 라면은 세상 최고의 음식이다(웃음).

훌라후프, 줄넘기가 효과가 좋다. 허리라인이 잡히면서 군살제거에 효과적이다. 특히 지하 주차장 줄넘기가 최고다. 습하고 더운 기온 때문에 지상에서 하는 것에 비해 2배의 효과가 있다.

피부관리는 관리샵에서 경락, 팩 등의 관리를 받는다. 피부에 가장 좋은 것은 우엉차. 피부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하루에 2리터 이상 마신다.

키가 너무 커서 연기하는데, 생활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가? 배역의 제한 등.

남자 배우들이 싫어했다. 남자 배우가 180이라도 함께 서면 커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 할 때 힐을 신을 수가 없다. 카메라, 조명 감독님도 싫어하셨다. 키가 커서 미팅때도 감독님들이 깜짝 놀라신다. 키 때문에 점수가 깎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미팅 때는 항상 단화를 신는다. 그래도 레드카펫이나 포토월에 서면 탄성이 들려서 뿌듯하다.

배우 황인영의 연기 점수를 매겨본다면?

우선은 50점 정도 주고 싶다. 매니저에게 사기도 당하고 별의별 일들이 다 있었다. 우울증에 걸려 연기를 계속 해야 하나 고민도 많았고. 50점을 준 이유는 여태까지 잘 버텨온 것에 대한 보상이다. 그리고 계속 연기를 놓지 않고 꾸준히 달려왔다는 것이 스스로도 기특하다. 40이 넘어야 연기도 더 무르익고 하지 않을까 싶다. 나머지 50점은 앞으로 천천히 채워서 백점을 만들고 싶다.

예전에는 결혼하면 은퇴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나이를 먹어서도 멋진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어떤 역할이든 따지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겸손하게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기획 진행: 구혜진, 박시온
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승광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박수민
의상: 레미떼, 주줌, 드레브
슈즈: 아키클래식, 페르쉐
주얼리: 주줌, 엠주
헤어: 재클린 최선엽 점장
메이크업: 재클린 장현주 원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무심한듯 시크하게, 수영-티파니-아이린 아이돌 공항패션 따라하기
▶ [패션★시네마] ‘비긴 어게인’ 속 놈코어룩 스타일링 A to Z
▶ [Styling Guide] 핫서머 원피스, 트렌디하게 고르기
▶ 휴가철, 특별한 데이트 위한 커플룩 스타일링
▶ 기분에 따라 골라 입는 페미닌 vs 캐주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