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아슬아슬한 그녀, 래퍼 키디비

2015-11-27 18:04:42

[박시온 기자]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의 키디비는 언더그라운드 여자 래퍼로 뛰어난 랩 실력을 인증, 쟁쟁했던 경쟁자들 사이에서 준우승하며 대중들에게 각인 시켰다. 진솔된 가사와 검증된 랩 실력으로 마치 여자 이센스를 연상시켰던 그는 ‘아슬아슬해’로 당당하게 8번 트랙의 주인공이 됐다.

우연히 노래방에서 부른 윤미래의 노래로 랩에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달은 그는 17살부터 랩을 시작했다. 직접 가사를 쓰고 여성힙합커뮤니티를 만들어 언더그라운드 래퍼로서 혼자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온 그녀의 실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휘발되는 래퍼가 아닌 한국 역사에 길이길이 남는 래퍼가 되고 싶다던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화제의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에 어떻게 하다 출연하게 됐나요?
먼저 엠넷에서 연락이 왔어요. 저에겐 좋은 기회였죠 제 랩 실력을 검증받을 수 있으니까요. 다른 분들이랑 똑같이 사전에 미팅과 오디션을 보고 출연하게 되었어요. PD님께서 시즌1때도 연락을 주셨더라고요. 그때는 제가 모르는 번호는 전화를 잘 안 받아서 무산됐죠(웃음). 어떻게 보면 시즌2에 출연하게 된 게 운명이었던 거 같아요.

출연하면서 얻은 것이 많을 거 같아요.
네. 출연 전엔 거리를 돌아다녀도 아무도 못 알아봤어요. 기껏해야 홍대에서 몇 명 알아볼까 말까 했죠. 요즘은 길거리 다니면 많이 알아보고 다가와 주세요(웃음). 그래서 얻은 건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저를 알리게 된 게 제일 큰 거 같아요. 잃은 건 사실 없어요. 얻은 게 많으니까.

방송에서 비쳐는 성격과 무대에서의 모습 많이 다른 거 같아요.
제가 털털하고 성격 자체가 헐렁해요. 하지만 무대에서만큼은 절대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저는 강인한 여자로 타이틀을 잡고 랩을 하기 때문에 일상의 저와는 완전 다른 모습이죠.

‘언프리티 랩스타’를 촬영하면서 생긴 재미난 에피소드 있나요?
세미파이널에서 제가 멋지게 등장했는데 카메라가 못 잡았다고 재 촬영했어요. 관객들의 호응과 웃음이 함께 터져서 멋있는 무대를 보여드려야 하는데 저도 순간 피식 웃었죠(웃음). 재미난 에피소드보단 괴로웠던 에피소드가 많아요. 대표적인 게 트랙을 따게 될 줄 알았는데 못 따게 돼서 억울해서 운 적도 있어요.

아쉬운 점도 많을 거 같아요.
방송에 비치는 저는 단편적인 모습이 많아서 걱정이 있었죠. 솔직히 아슬아슬해가 음원으로 나온다고 했을 때 급하게 쓴 가사라서 이걸 꼭 음원으로 내야 해?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쉬움이 컸죠. 그리고 저는 원래 언더그라운드에서 해왔던 방식이 있어요. 카메라보다는 관객들의 눈을 마주치고 랩 하는 걸 좋아해요. 어떻게 보면 관객과의 소통 중에 하나죠. 처음에는 무대 위에서 가사를 실수했을 때 많이 울었어요 보러 와주신 관객들께 죄송해서요.

언프리티 랩스타 재출연 제의를 받는다면?
다신 안 할 거예요(웃음). 이 프로그램을 겪고 나서 나는 뭘 해도 할 수 있다고 모든 출연진들이 생각했어요. 심지어 효린이도 나는가수다보다 더 힘든 프로그램은 처음이라면서 정글이나 진짜 사나이에 가지 않는 이상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죠. 촬영시간이 너무 길어요. 무박 3일을 촬영한 적도 있어요. 토요일에 촬영을 시작해 화요일에 촬영이 끝났죠. 이동시간 빼면 끊지 않고 거의 촬영했던 거 같아요. 심지어 첫 촬영 때는 이동시간 때도 촬영을 했죠. 방송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브랜뉴뮤직 어떻게 하다가 들어가게 됐나요?
23살 때 싱글 앨범을 발매한 적 있는데 그때 라이머 오빠가 제 음악을 듣고 먼저 같이 해보자고 연락을 해주셨어요. 제가 당시에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곳까지 찾아오셔서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시고 제의해주셨는데 무례하게 거절했었죠(웃음). 3년 전부터 계속 지켜봐 주셨었죠. 그때는 제가 객기 아닌 객기로 혼자 해보고 싶어서 거절했었어요.

그때부터 가능성을 보고 계셨던 거네요?
그렇죠. 그래서 더욱 감사해요. 3년이란 시간이 짧은 시간이 아니잖아요.

라이벌로 생각한 래퍼 있나요?
저는 가사 적인 거나 자기가 나타낼 수 있는 아이덴티티 같은 거를 보여주는 래퍼가 진짜 래퍼라고 생각해요. 래퍼 모두 각자의 경쟁력이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예쁜 것도 경쟁력 중 하나고 날씬한 것도 경쟁력 중 하나지만 저는 저만의 것이 있기 때문에 저는 저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하죠. 내가 원 탑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피에스타 예지의 마음속 1위는 키디비래요.
제 맘속의 1위도 예지에요(웃음). 예지가 정말 잘한다고 느낀 적이 있어요. 세 번째 녹화 때, 미친개 부른 바로 그 날이요. 미친개 전 무대도 굉장히 좋았어요. 저 그때 사람들 다 들으라고 오늘 이예지가 제일 잘했다고 큰소리쳤었죠.

랩을 정말 잘한다고 생각하는 래퍼 있나요?
마이크로닷 정말 잘하고 귀여워요(웃음). 무대 장악력도 좋고요. 그리고 비와이씨요. 저랑 같은 기독교인데 전혀 기독교스럽지 않게 랩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잘한다고 느꼈어요. 가사가 기독교 스러워지는 순간 CCM스러워 질 수 있는데 그게 아니에요. 그 분을 보면서 목표가 생겼죠. 저렇게 랩을 써야겠다 하는 영향도 많이 받았고요.

언제부터 래퍼의 꿈을 키웠나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 가수였어요. 항상 장기자랑 때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했죠. 중학교 때 노래방에서 우연히 윤미래 선배님의 노래를 불렀는데 랩에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여성힙합 커뮤니티 만들어서 활동했죠. 예전에 포털사이트에서 동영상이 붐이었던 시절이 있어요. 그때 제가 랩 하는 영상을 혼자 찍어서 올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지만 그때 꽤 반응이 좋아서 다른 회사에서 연락도 많이 왔었죠.

예전에 아이돌 준비를 했나요?
20살 때 한 6개월 정도 아이돌 준비를 했어요.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죠. 그래서 그만두게 됐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계약이 너무 무서웠어요. 6년에서 7년이라는 시간이 짧은 시간이 아닌데 그 시간을 언제 데뷔할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무섭고 긴 시간을 연습하면서 보내기에 자신이 없었죠.


왜 이름을 키디비로 정하게 됐나요?
제가 이렇게 피그비 같지 않은 어릴 때 아이 메이크업을 강조하는 화장을 많이 했어요. 주로 눈꼬리를 올려 빼는 메이크업을 했는데 고양이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키티할까? 고민하다가 제 이름이 보미니까 뒤의 B를 따서 키디비로 됐죠. 유빈언니가 절 피그비로 만들었어요(웃음). 서로 디스랩 미션 할 때 저한테 피그비라고 해서(웃음).

음악을 하며 영향 받은 래퍼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외국 래퍼를 좋아해요. 제일 좋아하는 건 켄드릭 라마랑 푸사티요. 켄드릭 라마는 가사를 시적으로 잘 쓰기도 하지만 무대에서의 폭발력이 너무 멋있어요. 푸사티도 마찬가지고요. 두 분 다 체구는 작지만 무대에서만큼은 작지 않죠. 그래서 저 또한 여자지만 무대에서 폭발력이 있는 래퍼가 되야겠다 영향을 많이 받았죠.

같이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은?
딘이요. 에릭 벨린저와 같이 작업하는 가수인데 얼굴은 사실 잘 몰라요. 하지만 음악만 듣고도 너무 멋있다고 느꼈죠. 같이 작업해보고 싶어요.

성격이 좋아서 친한 래퍼도 많을 거 같아요.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진들이랑 친해요. 그중에서도 예지, 길미, 수민 네 명의 모임이 자주 만나서 놀아요. 그리고 효린이랑도 친한데 만나면 주로 화성에있는 유기견 보호센터에가서 봉사활동을 해요. 집도 가까워 금요일만 되면 효린이 집에 가서 같이 언프리티랩스타를 시청하기도 했어요(웃음).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할 정도면 동물에 대한 관심이 큰가 봐요.
네 효린이 영향으로 최근에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스코티시폴드 종으로 까만 고양이에요. 이름은 아슬이죠. 제가 아슬아슬해 트랙 땄잖아요(웃음). 기념하고 싶어서 이름도 아슬이라고 지었죠. 성격이 굉장히 강아지 같아요. 애교도 많고요. 한 마리 더 키울 예정이에요.


피부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부모님 닮아서 타고났어요(웃음). 원래 트러블이 나는 체질이 아니라서 그냥 화장한 채로 잘 때도 잦아요. 지금까지 피부과에 간 적 없어요(웃음). 다음 주쯤에 가보려고요(웃음).

여자 래퍼로 사는 삶은 어떤가요?
여자 래퍼로 사는 삶은 정말 노력을 많이 해야 해요. 여자 톤이 잘못 들으면 듣기 싫은 톤이 많이 나와요. 사람들이 듣기 안정적인 톤은 남자분들한테도 많이 나오니까. 그리고 남자들이 가사를 쓰면 솔직하다는 말이 많지만 여자가 솔직하게 쓰면 안 좋게 보는 시선도 많아요. 편견이 많아서 뛰어넘을 산이 많죠.

코 피어싱을 했네요?
4개월 정도 됐는데 지금은 안 아프지만 뚫을 때 아파서 울었어요(웃음). 제 개성이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제가 연기를 할 것도 아니고(웃음).

래퍼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키디비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어머니께서 저는 서비스직을 아주 잘하는 거 같다고(웃음). 제가 아르바이트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 그때 만난 단골손님이 지금 제 공연장에 찾아와주시기도 해요. 제가 잘 웃기도 하고 손님들이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가게 하나 냈으면 잘 운영했을 거라고(웃음)

음악적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책이랑 영화를 많이 보려고 해요. 예술적으로 영감을 줄 수 있는 영화요. 감독도 정해서 팀 버튼 또는 자비에 놀란 같은 이야기를 신기하게 풀어내는 감독을 좋아해서 찾아보려고 노력하죠.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건 전시회랑 연극을 보러 가고 싶어요.

앞으로의 래퍼 키디비의 목표는?
휘발되는 래퍼가 아니라 한국 음악에 길이길이 남는 래퍼가 되고 싶어요. 카니예 웨스트처럼 자기가 작곡하고 작사해서 앨범을 꽉 채울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더 작품 같은 음악을 만들어내서 사람들에게 불러주고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음악을 하고 싶어요.

기획 진행: 박시온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PD
의상: , 스타일난다, 스타일난다KKXX, 펠틱스
슈즈: 아키클래식, , 스타일난다, 네이티브
모자: 펠틱스
주얼리: 미드나잇잉크
헤어: 드엔 라임 실장, 선희
메이크업: 드엔 이지혜 원장, 인혜
장소협찬: 반트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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