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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보람 “기회가 오는 대로 다방면의 경험 쌓고 싶다”

2016-02-12 14:36:55

[배계현 기자]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이 사랑스러운 방송인 백보람. 그는 잡지 모델부터 시작해 가수, 개그맨, 예능인까지 그야말로 ‘안 해본 게 없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했다.

지금은 성공한 쇼핑몰 CEO로도 알려졌지만 오랫동안 출연했던 ‘무한걸스’로 탄탄한 입지를 다졌기 때문일까. 대중에게 그의 존재는 생각보다 크게 자리하고 있다.

하루라도 스케줄이 없으면 불안해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이제는 보다 차분한 마음으로 또 다른 길을 개척 중이다. 자신을 위한 재정비 기간을 가진 그가 다시 대중 앞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다시 카메라 앞에 선 그에게서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까. 보다 성숙하고 진한 분위기의 백보람을 만났다.

Q. 쇼핑몰 촬영이 아닌 화보 촬영은 오랜만이겠다.

화보 촬영을 워낙 좋아한다. 쇼핑몰의 경우 일반인들도 편히 입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헤어스타일이나 메이크업도 내추럴하게 하는 편인데 이렇게 콘셉트에 맞춰서 촬영할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Q. 요즘 어떻게 지냈나.

작년 한 해는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보냈다. 어려서부터 일을 했기 때문에 정말 바쁘게 살았었다. 27살 때부터 2, 3년 전까지는 쇼핑몰과 방송을 병행하며 쉴 틈 없이 일할 정도로 일 중독이었다. 작년에는 그동안 못해봤던 것들에 집중하기 위해 요가를 정말 열심히 배웠다. 강사 자격증도 따고 스킨스쿠버도 배우면서 내 생활을 했던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일과 여가생활을 함께 해보려고 한다.

Q. 쇼핑몰 경영도 10년을 넘고 있다.

나름대로 자리는 잡은 것 같다. 이제는 내가 없어도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으니까. 이렇게 되기까지 오래 걸리긴 했다.

Q. 선택하기는 어렵겠지만 방송일, 사업, 여가 생활 등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좋은지.

지금까지 한 번도 안 빠지고 방송이라고 해왔다. 주업이 방송이고 부업이 쇼핑몰이었는데 쇼핑몰이 잘 된다고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취미로 방송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당시 나에게는 그 말이 큰 상처였지만 쇼핑몰을 시작한지도 벌써 10년이 돼서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가 없다. 생활의 일부가 돼버려서 쇼핑몰을 그만둬야 할 시점이 올 거란 생각을 하면 정말 슬프다.

Q. 예전부터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모습을 보였다.

전에는 매일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이 없으면 불안할 정도로 강박관념이 있었기 때문에 일이 생기면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다 했다.

Q. 19세라는 어린 나이부터 일을 시작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이 일을 하기 정말 잘했다고 느꼈을 때는.

18년 정도가 됐다. 처음 잡지모델로 시작을 해서 슈퍼모델대회를 나갔는데 그때가 인생의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 2년 정도 활발하게 일을 하고나니 일이 점점 줄더라. 그렇게 주춤할 시점에 대회에 나가 다시 재기할 수 있었다. 슈퍼모델대회가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일을 못했을 수도 있다.

Q. 슈퍼모델이후 가수를 거쳐 개그우먼까지. 원래 외향적인 성격이었나.

아무도 안 믿겠지만 난 지금도 내성적이다. 부끄러움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처음부터 개그맨에 감히 도전을 못했을 거다. 누군가를 웃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란 걸 잘 알기 때문에. 그래도 무대에 올라가는 경험이 필요할 것 같아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고 있어 놀랐다.


Q. 사업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가수 앨범에 실패하고 처음으로 백수 생활을 했다. 그때 쇼핑몰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잘 된 편이었다. 사업 수완이라기보다는 부지런함으로 승부를 본 것 같다. 생각보다 고지식한 타입이라 성실하다.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꼭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방송의 경우도 한 프로그램을 하면 오래 하는 편이었다.

Q. 지금 라디오 게스트도 오랫동안 하고 있지 않나.

처음에는 다른 라디오 방송에 신지씨 대타로 출연했다. 그 하루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6년을 이어오고 있다. 뭘 하나하면 꾸준히 하는 성격이다. 주위에서 대충 살라고들 많이 해서 작년에 여가 생활을 많이 한 것도 있다. 그러다 보니 생각도, 성격도 많이 바뀐 것 같다.

Q. 어떻게 바뀌었나.

예전에는 방송계 사람들만 많이 만났고 항상 활발한 모습만을 보여주려고 애썼다. 요새는 편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심리적으로 많이 편해졌다. 어떻게 보면 양면성을 지녔다.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활발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다. 그런데 내숭이 아니라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서 낯을 가리는 거다.

Q. ‘무한걸스’ 때 가장 활발한 활동을 했다. 그때가 그리울 때도 있을 듯.

아직도 무한걸스 친구들이 제일 친하다. 그때는 매일 만나서 노는 것처럼 촬영을 했는데 이제는 같이 놀러갈 수 없다는 게 아쉽다. 나한테는 무한걸스가 학창시절이다. 햇수로 7년이니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셈 아닐까.

Q. 지금도 예능 섭외가 들어오면 기꺼이 출연할 계획인지.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여자 예능인이 할 수 있는 게 확실히 줄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기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다.

Q. 연기 경험도 있는데.

많지는 않지만 대부분 카메오로 출연을 했다. 순발력도 있고 재치도 있어야 하지만 그때그때 이슈가 많아야하는 예능에 비해 여유가 있는 것 같다. 다르니까 재미있고 많이 안 해봐서 더 하고 싶지만 그만큼 쉽지 않은 것 같다. 예능인이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안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을 거고. 어떻게 보면 호기심, 꿈이랄까. 기회가 온다면 다방면으로 열심히 경험을 해보고 싶다.

Q. 원래 다방면으로 끼가 많았는지.

어떤 것이 끼인지 잘 모르겠어서 뭐라고 못하겠지만 분명한 건 흥은 없다. 음주는 해도 가무를 못할 정도로 춤을 못 춘다. 예전에는 춤이 예능의 필수 요소였는데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을 나갈 때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Q. 이렇게 예능인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겠다.

아예 생각도 못했다. 정말 자고 일어나니 이렇게 돼 있더라. 처음에는 예능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웃겨야겠다는 욕심이 커져 힘들었다. 조금 내려놓고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Q. ‘백보람의 매력’하면 백치미가 떠오르는데.


처음에는 내가 백치미가 있는 지 정말 몰랐다. 그런데 흘러가다보니 어느 순간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인식하고 있더라. 그래서 나중에는 일부러 더 멍청한 척을 한 적도 있다. 그때는 그래 내 이미지는 이거구나, 그럴 거면 더 맹하게 굴자고 생각했던 적은 있다.

Q. 지금 티비를 보면 아이돌이 예능을 채우고 있다.

맞다. 티비를 보면 내가 다시 방송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한다. 너무나 어리고 예쁘고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 내가 설 자리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내 경쟁자들은 그들이 아니더라. 그들처럼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내 나이에 맞게 좋은 모습으로 가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운동을 열심히 했다.

Q. 그래서 그런가. SNS 등을 통해 몸매로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데.

나는 내가 섹시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얼굴만 찍은 사진도 있는데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들여서 조금 부끄럽다. 쇼핑몰을 하고 있으니까 비키니를 입고 찍을 때도 있는데 그래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Q.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

안 해본 운동이 없다. 요가는 3, 4년 전에 시작 했는데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운동인 것 같다. 라인이 정말 여성스러워져서 만나는 사람마다 추천한다.

Q. 요즘 결혼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겠다.

가은 언니가 결혼을 해서 내가 그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사실 결혼 소식보다 속도위반 사실을 먼저 들었다. 내가 가장 먼저 그 소식을 들었는데 그때는 몰래카메라인줄 알았다.

Q. 들러리는 어떻게 하게 됐나.

들러리도 부케도 자연스럽게 당연시 된 통보 형식이었다. 우리의 경우 다음에 결혼할 사람에게 부케를 주는 게 아니라 가장 친한 친구에게 주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남자가 있어서 그런 줄 아는데 사실 이전에 정시아 부케도 내가 받았다. 심지어 시아는 예식장 가는 길에 말해 주더라. 둘 다 축하하는 의미에서 받았지 정작 내 계획은 없다.

Q. 사업도, 인지도도 이뤘는데 가정적인 안정이 아쉬운 부분 아닐까.

시기는 충분히 지났지만 때가 됐다고 조바심을 내고 싶지는 않다. 노력해서 되는 부분이 아니기에 하늘에 맡겨야 하는 것 같다. 늦었다고 해서 급하게 가는 건 아니지 않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 바라는 배우자도 그저 내가 좋아하기만 하면 된다.

Q. 아직도 대중은 백보람을 많이 기억해준다.

그게 좀 궁금하고 신기하다. 그만큼 활동을 많이 한 건 아닌데 아직도 알아봐주시는 걸 보면 참 감사하기도 하고 신기한 게 크다.

Q. 대중에게 백보람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친한 친구나 가족처럼 나에 대해서 알려주려고 하는 건 욕심인 것 같다. 그저 보여지는 대로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더 자주 얼굴을 비추면 언젠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주실 거라 생각한다.

기획 진행: 배계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뽀람
헤어: 에스휴 진미 팀장
메이크업: 에스휴 송유미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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