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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퀸 오브 퀸’ 전효성 신드롬

2016-05-25 09:51:44

[위효선 기자] 데뷔 7년차 가수 전효성은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보인다.

‘섹시하다’, ‘성숙하다’는 간단한 말로 그를 완벽하게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그가 활동해온 약 7년간의 시간에 비하면 화보 촬영은 눈 깜빡 할 만큼의 찰나였다. 그러나 그는 낭만을 담은 미소를 띄우며 세상에 하나뿐인 로맨틱한 여자친구로 변신했고, 무대 위 변화무쌍한 퍼포머(performer) 같은 카리스마를 보여주기도 했다.

시크릿의 리더이자 메인 댄서인 그는 무거운 역할을 가볍게 소화하는 에너지를 발산한다. 여느 아이돌 그룹이라면 열 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등장해야만 비로소 채워지는 너른 무대에 전효성은 맨발로 혼자 서본 적도 있다. 자유분방한 도전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행보는 그를 그저 수많은 걸그룹 멤버 중 한 명이 아닌 유일한 ‘전효성’으로 만들었다.


Q. 솔로 앨범 ‘물들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소감이 어떤가?
앨범을 마무리할 때마다 시간이 참 빠르다고 느낀다. 이번 앨범은 비주얼에 대한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던 것 같고 직접 작사에 참여하면서 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담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Q. ‘나를 찾아줘’로 한 달간 활동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없는지?
요즘은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트렌드가 빨리 변화한다. 6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준비한 앨범으로, 길어야 한 달 정도를 활동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 준비한 기간에 비해 활동하는 기간은 짧고, 짧은 기간 내에 내려지는 평가에 공허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Q. 이번 앨범 중 타이틀 곡과 수록곡 1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특히 타이틀곡 ‘나를 찾아줘’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나?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던 시기가 심적으로 힘들었을 때였다. 마치 실연당한 것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나를 찾아줘’는 음악이 먼저 나왔고 이후에 작사를 시작했다. 멜로디 자체가 가볍지 않은 분위기였기 때문에 선명한 가사보다는 희미한 느낌으로 작사를 시작했다. 작곡가 오빠가 장난 삼아 첫 시작을 ‘놓칠 것 같아’는 어떠냐고 물었는데 정말 괜찮다고 생각했고 첫 시작은 그대로 유지했다.

Q. ‘물들다’는 세 번째 솔로앨범이다. 이전 앨범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내적인 고민이 많이 들어갔다는 것과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양보를 많이 했다는 점이다. 제가 하고 싶은 장르와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중성의 간극을 좁히는 일은 어렵기도 했다. 충분한 상의 후에 앨범 준비를 시작했고 이전 앨범보다 탄탄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만족도가 가장 높은 앨범이다.

Q. 화려한 무대의상이 화제였다. 무대마다 다양한 의상을 선보였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의상은?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였던 의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누드 계열과 실버 컬러가 섞인 의상이었는데 앨범의 콘셉트를 가장 잘 녹인 것 같다. ‘나를 찾아줘’라는 곡에는 마이너의 감성이 있고 가사 또한 진지하다. 이런 분위기를 중화시키기 위해, 무대 위의 제 모습은 빛나고 화려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밝고 화려한 주얼리를 사용한 의상들로 결정하게 됐다.


Q. 데뷔 7년차. 중견 아이돌로 불리기도 한다.
음악 방송에 가면 신인 친구들이 정말 많다. 신인 가수분들이 인사하러 올 때나 무대 순서가 후반부에 배치되어 있을 때도 데뷔 연차를 새삼 느낀다. 예전에는 민낯으로 길을 가면 못 알아보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메이크업을 안하고 있어도 알아보는 분이 많다. 열심히 활동한 보람이 있다.

Q. 그동안 발매했던 앨범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앨범은?
‘매직(Magic)’이 수록되어 있었던 ‘Secret Time’ 앨범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된다. 요즘은 앨범 준비를 한 달 정도 하는데, 당시에 ‘매직’이라는 곡을 가지고 4개월 동안 연습을 했다. 신인 때니까 스케줄이 별로 없어서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만 했다. 그렇게 준비해서 발매한 ‘매직(Magic)’으로 음원 차트 상위권에 처음 올랐다. 고생한 만큼 결과가 좋아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시크릿 내에서 리더 전효성의 영역을 설명한다면?
시크릿 안에서는 리더이자 메인 댄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크릿의 콘셉트를 제가 잘 할 수 있는 콘셉트로 잡은 경우가 많았다. 귀여운 분위기의 곡을 제외한 ‘매직’이나 ‘마돈나’, ‘포이즌’ 같은 댄스 곡들이 그런 경우다. 하지만 이런 장르는 멤버들이 있었기에 파워풀한 무대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룹 활동을 할 때는 멤버들에게 기대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편하다.

Q. 반대로 시크릿 활동과 솔로 전효성의 앨범 활동과 겹쳐 보일 수 있는 부분도 있지 않나?
처음 솔로로 음반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시크릿스럽다’라는 평가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솔로 앨범을 계속 이어가면서 음색에 대한 칭찬을 받기도 했고, 멤버들 없이 홀로 무대에 서서 노래를 소화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솔로 앨범 활동을 통해서 몰랐던 내 모습을 찾아가는 기분이다. 어쩌면 시크릿 전효성은 대중이 원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면, 솔로 전효성은 대중들도, 내 자신도 몰랐던 모습을 찾아서 도전하는 과정일 것이다.

Q. 시크릿의 네 멤버가 모두 연기를 하고 있다. 서로 모니터링을 해주는지?
당연히 한다. 얼마 전에 지은이가 일일드라마 KBS ‘우리 집 꿀단지’를 끝냈다. 지은이가 드라마에 들어가기 전까지 걱정을 정말 많이 했었다. 지은이보다 먼저 KBS 일일드라마를 한 경험이 있어서 느낀 점이나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미리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샵에서 지은이를 만나면 목이 쉬어있어서 놀란 적도 있었다. 120부가 넘는 드라마를 하면서 지은이가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잘 끝내서 대견하다.

Q. ‘우리 집 꿀단지’ 오봄이와 실제 송지은과 비교하면 어떤가?
실제 지은이의 성격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오봄이가 작품 내 캐릭터이다보니 극적인 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 지은이의 실제 모습이 담긴 것 같다. 그래서 보다 편안하게 연기하지 않았을까 싶다.


Q. ‘진짜사나이-여군특집’ 4기 출연자로 의무부사관 훈련에 도전했다. 처음 제의를 받고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진짜사나이’를 방송으로만 접했을 때는 인간의 한계에 닿는 정도까지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그러던 중 제의를 받았는데, 해도 바뀌고 나이도 20대 후반에 들면서 새로운 도전으로 제 자신을 다잡고 싶은 생각이 들어 출연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Q. 다른 동료들이 토크쇼 등에 출연해서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방송에 나가지 못해 아쉬운 비하인드를 공개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리얼로, 촬영 일수를 1분1초도 아깝지 않게 꽉곽 채워서 훈련을 받았다. 화면으로 비춰진 것보다 실제가 훨씬 더 힘들었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 중에 환자 후송 훈련이 기억에 남는다. 방송에는 실제 코스의 반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 훈련이 특히나 힘들었는데 짧게 편집이 되어서 아쉬웠다. 공복에 해야했던 아침 구보도 힘들었다. 촬영 기간 내내 하루 온종일 훈련을 하고 피곤한 상태에서 시험을 보러가고 했는데, 제정신이었나 싶다(웃음)

Q. 치킨 사건으로 허당의 면모와 우수한 시험 성적으로 똑순이 같은 모습을 동시에 보여줬다. 한 프로그램에서 두 가지 캐릭터를 모두 보여주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운이 좋았다. 치킨은 정말 감사해서 받았고 입소 전에 작가님이나 스태프분들에게 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그럴 새도 없이 도착하자마자 ‘전효성!’을 외치는 소리를 듣고 꼼짝도 할 수 없이 치킨을 들고 입소하게 됐다. 더욱이 관물대 문까지 부셔져 버려서 하늘의 계략인가 싶었다. 실수를 만회하려고 일부러 공부를 더 열심히 했다.

Q.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해서 재치있는 입담을 선보였다. 요새 ‘핫’ 한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아는 형님’에 출연한 소감은?
먼저 출연하고 싶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다. 토크도 그렇고 상황극도 정말 재미있었다. 예능을 못하는 분들이 가도 출연진 분들이 다 살려주시니까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은 프로그램이다.

Q.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편집된 방송 화면조차 자유분방해 보이는데.
강호동, 서장훈, 이상민 등 모든 출연진 분들이 게스트가 배우든 가수든, 남자든 여자든 거리낌 없이 오직 웃음만을 위해서 방송을 하시는 것 같다. 방송이라고 생각을 안 하시고 재미있게 노는 분위기였다. 앞뒤로 분단이 나눠져서 각각 다른 토크를 하고 있을 때도 있었다. 제작진 분들도 함께 웃어주시니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

Q. ‘아는 형님’의 트레이드마크인 상황극은 어땠나?
이수근, 김희철, 민경훈 오빠의 순발력에 감탄했다. 이 날 방송에서 제가 ‘오빠 거기에 문제 있다며’라고 하자 민경훈 오빠가 ‘내 께?’라며 받아쳐 화제가 됐었다. 이전 방송을 모두 보고 가서 할 수 있었던 대사였고, 거기에 맞춰서 오빠들이 예상치 못한 리액션을 해주는데 놀라면서도 웃느라 힘들었다.


Q. 앞으로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
혁오 밴드와 키썸. 보컬 오혁의 시대를 타지 않는 보컬이 정말 좋다. 여자 아티스트 중에서는 래퍼 키썸과 꼭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고 싶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도 즐겨 봤고 여자 보컬리스트들과 많이 작업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만나 적이 있는데 그 때도 같이 앨범 작업 꼭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었다.

Q. 차기 드라마 제의가 온다면 해보고 싶은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 광이다. 노희경 작가님, 김은숙 작가님, 홍자매 작가님의 작품은 모두 섭렵했다. 요즘 가장 즐겁게 보는 드라마가 tvN ‘디어마이프렌드’다. 영상미뿐만 아니라 선배님들의 연기 때문에 몰입도가 대단하다. 이외에 KBS ‘태양의 후예’, tvN ‘치즈인더트랩’ 등 상반기에 화제가 됐던 작품은 모두 봤던 것 같다. 특히 ‘태양의 후예’는 김은숙 작가님 작품 특유의 직설적이지만 사랑스러운 대사가 정말 좋다. 주인공 네 명이 서상사에게 도착한 소포 앞에서 대사를 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Q. 무대 위에서 노래와 연기를 모두 하는 뮤지컬에 대한 도전 의향은 없나?
뮤지컬을 관람하러 갈 때마다 뮤지컬 배우들이 존경스럽다. 관객들의 성향이나 그 날의 컨디션이 모두 다른데도 불구하고 캐릭터에 충만한 감정을 담아 항상 좋은 무대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뮤지컬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금발이 너무해’에 참여해보고 싶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Q. 출연하고 싶은 예능프로그램?
여행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다. 워커홀릭이라 여행 가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편이다. 일을 하지 않고 쉴 때 불안하고 강박이 있어서 보통 쉬는 날에도 연습실에 가거나 모니터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적당히 일도 하면서 즐길 수도 있을 것 같다.

Q. 시크릿의 앨범을 많은 팬이 기다리고 있다. 차기 앨범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나?
시크릿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높다. 전에 발매했던 곡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곡으로 컴백을 해야하는데 그런 곡을 만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좋은 노래롤 멤버 모두가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를 기다리고 있다.

Q. 전효성의 버킷리스트
솔로로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싶고 콘서트를 꼭 하고 싶다. 일본에서 콘서트 투어를 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 팬들이 정말 아쉬워했다. 저 역시도 일본 콘서트 투어를 돌면서 ‘이래서 가수들이 콘서트를 사랑하는구나’ 싶었다. 걸그룹은 보이 그룹보다 티켓 파워가 약한 편이라 현실적인 어려움이 큰 편이다. 언젠가 콘서트를 꼭 하고 싶다.

기획 진행: 위효선, 김벼리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박수민
의상: 르샵, 스타일난다, 에이인, 러브미백, 메종마레
아이웨어: 룩옵티컬
주얼리: 이에스듀, 미드나잇모먼트
시계: 자스페로
백: 로사케이
슈즈: 아키클래식, 미넬리, 지니킴
헤어: 제니하우스 올리브점 김진미 실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올리브점 서하 부원장
장소: 스튜디오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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