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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Talk] 마틴 마르지엘라, “패션은 기술적 노하우다”

2014-08-25 10:06:08

[최원희 기자] “패션은 예술이 아니다. 그것은 착용자가 탐구하고 즐기는 공예, 즉 ‘기술적 노하우’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어떻게 시크함 속에 반짝반짝 빛나는 화려함을 담아낸단 말인가’와 같은 난제를 매 컬렉션마다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시크함 속에 화려함을, 해체주의 속에 기능성을 담아내는 디자이너다.

이 디자인들은 단조로우면서도 리듬감이 넘치고, 화려하면서도 차분하다. 해체주의 디자이너로 대표되는 그는 ‘수수께끼’라는 별칭과 함께 불리운다. 인터뷰 및 홍보를 가까이 하지 않을 뿐더러 인터뷰를 하게 되더라도 팀 인터뷰로 진행하며 매체와의 거리를 두었기 때문.

그래서인지 그의 이력은 객관성을 띈 자료들 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점이 그가 아닌 그의 옷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한다.

예술가 혹은 디자이너


1957년 벨기에에서 태어난 마틴 마르지엘라는 앤트워프 로얄 아카데미에서 디자인을 수료하며 디자인계에 입문했다. 그리고 후에 드리스 반 노튼, 앤 드뮐미스터와 함께 ‘앤트워프 식스’의 멤버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84년 장 폴 고티에의 디자인 팀에 어시스턴트로 합류한 그는 88년 제니 메이렌스와 브랜드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를 론칭하며 화두에 올랐다. 그 동안 패션계의 기본기로 불리던 패턴들에 플랫 컬렉션, 포토프린트 컬렉션과 같은 위트와 예술이 가미된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며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성과다”


감춰진 디자이너로 불리우는 마틴 마르지엘라는 라스트 스테이지를 비롯한 어떠한 곳에서도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다.

기능주의와 해체주의를 도입했다고 평가되는 그의 디자인은 안감과 솔기의 노출, 가발로 이루어진 의상, 재활용 된 의상, 인프라 패션의 응용, 정리되지 않은 헴라인 등 기발한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다양성을 꾀한다. 리사이클 패션이라고 불리우는 패션 스타일도 마틴 마르지엘라의 컬렉션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컬렉션 시작 이후로 끊임없는 활동과 창조적인 디자인을 선보인 그는 97년 에르메스 수석 디자이너로 입성하며 2004년까지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지적 위트


마틴 마르지엘라는 그만이 가진 이지적이면서도 위트 넘치는 해석과 오브제를 접목시켜 상상을 세련되게 현실로 실현시키는 능력이 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개인적인 인터뷰 자리 등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에 대한 정보는 성별의 논란이 있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디자인을 풀어내는 방법과 결과물들은 전세계적으로 너무나도 유명하다. 자유로운 선의 변형 속에서도 실용성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그 특징.

2011년 마틴 마르지엘라는 은퇴를 선언하며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샀다. 현재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하우스는 그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이끌며 그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사진출처: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및 미국 보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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