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트루맛쇼, 패션계에도 이어지나 ‘트루패션쇼’의 불편한 진실

2012-05-19 15:12:19

[곽설림 기자] 과거 공중파의 황금 시간대를 주름잡으며 시청자들의 오감(五感)을 자극하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종적을 감췄다.

당시 TV를 보고 있노라면 군침이 돌아 브라운관 안에 있는 리포터의 숟가락을 빼앗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저곳이 어디인지 당장 알아내 당장에라도 찾아가고 싶던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러한 맛집 소개 프로그램은 특별한 타깃 없이 많은 연령층을 아우르는 탓에 승승장구해왔다. 특히 먹는 즐거움을 중요시하는 한국인의 습성을 잘 파악, 이를 공략했다. 하지만 지금은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맛집 소개 프로그램은 어디로 갔을까.

농도가 얕은 거품이 소리 없이 사라져버리듯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논란이 되더니 어느순간 공중파 프로그램에서는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2011년 6월에 개봉한 영화 ‘트루맛쇼’는 이 맛집 프로그램이 사라지는데 주요 역할을 하게된 마지막 ‘어퍼컷’이었다. ‘트루맛쇼’는 맛집 프로그램의 짜고 치는 고스톱을 신랄하게 대중에게 전달했다. 프로그램에서 소개했던 맛집이 왜 맛이 없는지 궁금해하던 시청자들에게 그 이유를 명쾌하게 정의한 것.

트루맛쇼에서 드러난 사실은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일정 비용을 받고 그 가게를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인기 맛집으로 소개하는 것. 1년 전 오픈한 가게가 20년 원조집으로 둔갑하는 것은 물론 파리만 날리며 손님 하나 볼 수 없었던 곳이 매일 문전성시를 이루는 대박집으로 둔갑하는 것을 가감 없이 방영했다.

물론 최근 PPL이 어느 정도 정당화되면서 자연스러운 브랜드 노출이나 상호 노출이 가능해졌지만, 트루맛쇼에서 꼬집은 내용은 ‘시청자의 기만’이다. 시청자의 눈과 귀를 막고 ‘여기는 30년 원조에 3대가 물려받은 맛집’이라고 눈속임을 일삼았다. 시청자에게 거짓을 말하고 보여주었다는 것은 TV 프로그램이 해선 안 될 시청자의 기만이자 횡포다.

이렇게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없어지는가 싶더니 그 시장이 패션과 뷰티로 번져갔다. 맛집이 패션 매장이나 인터넷 쇼핑몰, 뷰티 제품으로 타깃을 바꾼 것이다. 패션과 뷰티가 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핫 키워드로 떠오른 지금 시청률을 끌어올리기에 딱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


물론 프로그램에서 방영하는 모든 것이 거짓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높은 매출과 번뜩이는 디자인을 자랑하는 매장이나 쇼핑몰을 대중에게 소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불편한 진실’은 숨어있다. 신규업체를 상대로 유명하게 해줄 테니 일정 비용을 요구하는 것.

최근 쇼핑몰을 오픈해 이제 막 시작한 B사이트의 대표인 박씨는 아이러니한 전화를 받았다. 한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쇼핑몰을 소개해준다고 먼저 연락이 온 것. 처음 시작해 홍보수단을 찾아 해맸던 박씨에게 이 전화는 한 줄기 오아시스와 같았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쇼핑몰이라 유명하지도, 매출이 높지도 않은 자신들을 소개해주겠다는 것이 의심스러워 재차 알아보니 역시 일정 금액을 요구해왔다. 박씨는 다들 그렇게 돈을 요구하는 것이냐는 박씨의 질문에 돌아오는 답은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방송 관계자는 “우리가 받는 금액은 정말 최소비용이다. 다들 이 금액을 이야기하면 너무 저렴하며 진짜인지 재차 묻는다. 유명 프로그램은 천만원대를 호가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처럼 아직 시청자를 기만하는 프로그램의 횡포는 사라지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홍보를 목적으로 정보를 가장한 광고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정당화된 PPL로 TV는 광고의 천국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거짓을 진실인 마냥 속이고, 정보라는 예쁜 포장지로 포장한 이들의 시커먼 속내는 씁쓸한 노릇이다.

이제 시청자는 그저 정보를 받아 그대로 수용하는 매개체가 아니다. 정보를 파악하고 그 정보의 질을 따지게 됐다. ‘광고상자’가 되어 버린 TV 프로그램의 ‘트루패션쇼’의 결말이 시청자들의 외면이 아니길 바란다.
(사진출처: 영화 ‘트루맛쇼’ 포스터, KBS 드라마 ‘뷰티 칼럼쇼-뷰티의 여왕’ , 온스타일 ‘겟잇뷰티 2012’, ETN 박은지의 필링업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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