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대기업들의 격전지가 된 가로수길, 득과 실 ②

2012-06-20 14:16:28

♦ 패션 대기업과 SPA브랜드의 격전지로!

새로운 가로수길을 차지하고 있는 주인들은 패션 대기업과 글로벌 SPA브랜드들이다.

SPA브랜드인 포에버21이 2011년 가로수길에 5층 건물로 매장을 오픈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당시 업계에서는 “정말 잘 될까?”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트렌디한 상권에 저렴한 SPA브랜드가, 게다가 5층의 대형 매장은 매장 유지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던 것. 하지만 현재 가로수길점에는 포에버21 말고도 자라, 스파이시칼라, 에잇세컨즈, 마시모듀띠 등이 운영 중이며 앞으로 다른 SPA브랜드들도 입점을 위해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 수준의 SPA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 실제로 매출수준도 가로수길에서 SPA브랜드가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가로수길에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타깃층이 젊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LG패션, 제일모직,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패션 대기업들도 적극적으로 가로수길에 매장을 내고 있다.

대기업 중 가장 먼저 가로수길에 둥지를 튼 것은 LG패션이다. 일찌감치 2009년도에 질스튜어트, TNGT과 편집숍 라움을 오픈하면서 자리를 잡았으며 최근에는 예전 미래희망산부인과 건물에 간이로 직수입 편집숍 칼라를 오픈했다.

제일모직은 최근 매장 오픈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일모아울렛 이후 올 초 띠어리 플래그십숍을 오픈한데 이어 SPA브랜드 에잇세컨즈 1호점을 차례로 오픈했다.

에잇세컨즈 안선진 부장은 “가로수길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트렌디한 상징적인 지역이자, 새로운 문화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곳이기 때문에 1호점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매장 오픈 이유를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8월에 디젤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오픈 위치는 예전 1세대 편집숍 플로우가 있던 건물로 4개층의 대형매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곳의 임대료만 해도 10억 정도로 월세만 4,000~5,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가로수길 매장, 실제 이름값 할까?


그렇다면 가로수길이 가진 상징성과 이름값만큼 장사는 잘 되는 것일까?

현재 가로수길에서 가장 잘 된다고 소문 난 곳은 에잇세컨즈와 포에버21 정도다. 에잇세컨즈의 경우 월평균 매출 11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월평균 방문 고객수는 13만명에 이른다. 안선진 부장은 “가로수길은 트렌드를 앞서나가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중시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에잇세컨즈의 상품, 가격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1~2층 매장을 운영하는 마리메꼬는 월평균 1억5,000만원 정도며 메인 거리에서 조금 벗어나 2층에 위치한 잡화 브랜드 라빠레뜨의 경우 월 4,000~5,0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 외에 오픈한 대형 매장의 경우 현재까지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가로수길은 브랜드 플래그십숍이 몰려있어 대형 매장인데다가 인테리어에도 많은 비용을 투자했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매출 수준으로도 부족하다는 것. 이는 매출로만 따져봤을 때는 오히려 적자를 내고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브랜드 매장 주인은 “가로수길은 본래 소형 상권인데 너무 크게 활성화가 됐다. 때문에 대형 매장을 충족시킬만한 유동인구와 매출 파워가 적다. 플래그십숍의 경우 인테리어 비용도 안 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가로수길점은 매출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홍보에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 때문에 당장의 매출보다는 잠재고객과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 가로수길은 변화의 한 가운데 서있다. 과거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가로수길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어느 상권이든 활성화가 되면서 변화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다만 가로수길이 다른 곳에 비해 독특하고 유니크한 장소였기 때문에 이번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가로수길만의 특색하나 없는 그저그런 거리로 전락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1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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