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플레이스 in 패션] 신흥 패션스트릿 '이태원'이 뜬다!…②

2012-08-17 09:52:39

[글/사진 이형준 기자] 신사동 가로수길이 SPA 브랜드 전쟁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이미 대로변 매장의 임대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각종 패션 브랜드가 장사진을 이루면서 가로수길은 말그대로 '포화상태'에 달했다.

가로수길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이유는 화랑과 까페, 개인 편집샵, 멀티샵 등이 조화를 이루며 한국의 소호거리로 통했기 때문. 하지만 백화점과 별 다를바 없는 지금의 가로수길은 매리트 없는 일반 스트릿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예전 가로수길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 신흥 패션의 거리가 있으니 바로 이태원. ‘꼼데가르송 길’이라고도 불리며 서울 이태원 제일기획에서 한강진역으로 이어지는 650M의 메인 스트릿은 ‘제2의 가로수길’을 넘어 아시아에서도 주목받는 핫 플레이스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의 관광명소에 지나지 않았던 이태원이 삼성가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부동산 매입으로 패션 편집샵들은 물론 맛집과 유명 건축가, 미술가들의 숍들이 들어서면서 다양한 문화와 위트가 섞인 새로운 신흥상권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태원이 신흥 패션의 거리로 발전하기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곳은 누가 뭐래도 꼼데가르송 매장이다. 일본 디자이너 가와쿠보 레이가 직접 건축 디자인을 총괄해 특이한 외관을 자랑하는 꼼데가르송 매장은 이미 이태원의 명소로 자리잡았으며 그 앞에는 파리바게트로 유명한 SPC 그룹의 패션 파이브가 위치한다.

또한 제일기획 건물을 중심으로 퍼져있는 서울 프로덕트, 스티브제이앤요니피를 비롯한 각종 신진 편집샵들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이태원만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제2의 가로수길’이라 하기에 이태원이 품은 에너지는 넘치고 넘친다. 외국인 관광명소, 맛집, 클럽을 넘어 패션, 예술, 문화까지, 한국의 신흥 상권으로 떠오른 이태원의 패션 핫 프레이스를 집중탐구해 봤다.


신진 디자이너들의 격전지 ‘프로덕트 서울’


네이밍만으로도 강한 끌림을 선사하는 ‘프로덕트 서울’은 의류부터 신발, 가방, 액세서리, 책, 향초 등 패션에 국한되지 않은 멀티 셀렉샵으로 신진 디자이너들의 개성 만점 아이템들을 만나볼 수 있는 핫 플레이스다.

특히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해외 브랜드는 물론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었던 다양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어 새로운 편집샵의 종결자로 떠오르고 있다. 제일기획 건물 뒤편에 위치하며 큰 간판으로 찾기도 쉬워 벌써부터 많은 패션 피플들의 아지트로 통한다.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로는 손뜨개질을 베이스로 고퀄리티 소재를 자랑하는 미수 아 바흐브, 독특한 디테일이 인상적인 남성복 브랜드 유즈드퓨쳐, 본과 엠비오의 디자인 팀장이였던 이수형의 써리얼벗나이스 바이 이수형, 스펙테이터, 딜럭스 등이 있으며 메종드부제, 유니크한 액세서리 블레또도 만나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여성복이 메인, 남성복, 액세서리 순으로 섹션이 나뉘어져 있었으며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포커스를 맞춰 신선하고 소장가치 있는 아이템들을 소개하고 있다.

주고객층은 20대 중반에서 30대까지며 연예인 협찬과 매체를 통해 편집샵 이름이 알려지면서 남들과 다른 개성을 찾고 싶어하는 개성파 패션 피플들이 많이 찾고 있다. 가격대 역시 3만원대의 티셔츠부터 80만원대 고가의 라인까지 다양하게 포진해 있으며 CEO의 직접 바잉으로 시즌마다 색다른 콘셉트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편집샵들의 향연


굵직굵직한 디자이너 편집샵들을 제외하고도 이태원 패션 거리에는 각종 개인 편집샵과 매장으로 채워지고 있다. 스티브제이앤요니피 매장을 중심으로 남성복 편집매장 세컨드 무브, 모자 제작소 모굴, 여성복 매장들이 위치해 있으며 제일모직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도 이태원에 둥지를 틀 예정이라 패션의 거리라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가로수길에 목매달았던 다양한 패션 브랜드, 개인 편집샵들이 이태원을 찾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태원만의 자유로운 정취와 다양성의 공존, 위치의 접근성 때문. 또한 가로수길이 대형 브랜드들이 독점하면서 경쟁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꼼데가르송 매장을 필두로 패션, 문화를 대표하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하고 있지만 아직 소스가 부족한 것은 사실. 매장이 곳곳에 떨어져 있는 것도 가로수길과 경쟁해야 하는 패션 스트릿의 약점이다.

곧 입점예정인 대형 SPA 브랜드와 편집샵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가로수길을 피해 새로운 패션 상권을 만들어놨더니 또 똑같은 길을 밟고 있다’는 주변의 소리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이태원. 분명 떠오르는 신흥 패션 스트릿이다. 이미 한남동의 상권을 점령했으며 서울의 중간에 위치한 까닭에 용산의 개발과 더불어 명동 못지 않은 특수를 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까지는 강남에 밀려 몇몇 패션과 문화예술계로 영역이 한정되어 있지만 압구정, 신사동이 포화상태인 지금 강남 못지 않은 상권이 형성될 수 도 있다. 하지만 이태원은 이태원만의 냄새, 이국적인 풍경으로 지금까지 성장해온 곳이다. 누구나 찾는 대중적인 ‘명동’ 같은 곳도 좋지만 뭘 좀 아는 사람들만 찾는다는 ‘이태원’이 아직까지는 끌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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