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불황 속 소비자 마음을 훔치다 “그 비결은?”

2015-08-03 20:26:47
[박진진 기자 / 사진 김강유 기자] 계속되는 불황에 불안감이 커진 소비자들의 지갑은 굳게 닫힌지 오래다.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더욱 깐깐한 눈썰미로 물건을 고른다. 해외 유명 명품만을 고집하던 최상위부유층도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린다. 이는 너나 할 것 없이 불황 속 똑똑한 소비를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좀처럼 열리지 않는 고객들의 소비 욕구를 터트리기 위해 유통업계에서는 다양한 전략을 펼친다. 새로운 판매 전략을 세우기도 하고 획기적인 아이템을 기획하기도 한다. 유통업계에서 고가 라인 즉 명품 판매를 담당하는 백화점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끝없는 불황, 백화점이 찾은 대안

콧대 높다고 소문난 백화점도 불황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최장 세일은 물론 매장 내부에 설치된 이색 전시회와 문화센터 운영 등 각각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고객들을 끌어 모은다.

상품 판매 위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 소비자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박물관, 체험 학습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아쿠아리움 탐험전을 개최하고 세계적인 밀랍 인형 박물관인 마담 투소를 오픈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백화점 방문자 수를 늘린 것. 이는 백화점이 능동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백화점의 문화센터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한 예다. 배움의 욕구가 많은 강남 아주머니들의 발걸음을 잡았고 이들의 매장 방문은 자연스레 매출로 이어졌다. 또한 백화점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는 아울렛을 공략해 고객들을 끌어 모으기도 했다. 백화점 안 밖으로 자주적인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백화점의 ‘자주성’ 확립, 똑똑한 소비자를 잡았다

앞서 말했듯 백화점도 능동적이고 자주적이게 변하고 있다. 최근 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들 중 많은 사람들이 편집숍을 찾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이제는 브랜드마다 별도의 매장을 고집하며 넓은 매장과 크기, 좋은 위치 확보 등 자신만의 영역 싸움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던 광경을 원하지 않는다.

편집숍은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백화점 자체에서 두 팔 걷고 나선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품질 좋은 브랜드를 국내 MD가 ‘직접’ 선정해 한 곳에 모아놓은 편집숍을 만들었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기대치를 예상해 구성한 편집숍은 백화점 내부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며 그야말로 최고급 대우를 받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 명품 편집숍 ‘로얄마일’에 입점되어 편집숍 내 매출 1위를 달성한 ‘엘도노반’은 불황을 모르고 월 매출 5,000만원이상 실적을 올리며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엘도노반은 국내보다 일본 유명 편집숍 빔스(BEAMS)에 먼저 입점해 3일만에 완판되는 ‘신생 브랜드 신화’의 업적을 그려낸 브랜드다.

엘도노반의 악어가죽은 루이비통사의 자회사인 싱가포르 '행롱사'에서 제작하기 때문에 구찌, 루이비통, 에르메스와 같은 가죽피로 제작된다. 에르메스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덜 비싸면서 외국 명품 느낌이 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구미를 더욱 당긴다.

편집숍 입점 브랜드를 선정하던 국내 백화점들은 해외 시장조사를 하던 국내 MD를 통해 엘도노반의 잠재 가능성의 점유율과 퀄리티를 캐치해 한국에 입점시켰다. 해외에서 먼저 알려져 유입된 타 브랜드들과는 다른 엘도노반의 가격 책정 부분도 한 몫 거들었다.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씀씀이를 아끼는 똑똑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국내 삼성 제품 애니모드와의 협업으로 공동 브랜드 판매를 하고 있어 독창적인 유통망을지녔다는 것에서 소비자들은 우월함을 느낄 수 있다. 엘도노반 이성원 대표는 “현재 애플과 삼성 제품의 휴대폰 케이스를 동시에 취급하는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수출도 유리하다. 전자제품과 연관된 패션 제품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불황 속 무조건 아끼는 것보다 눈길 끄는 ‘가치 소비’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불황이라 해서 무조건적으로 씀씀이를 아끼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씀씀이를 줄이되 가격 대비 고 퀄리티를 가진 제품에는 과감하게 투자하게 된다. 품질은 같은데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비싼 제품을 사는 ‘가치 소비’는 불황을 모른다. 스스로 자신의 돈을 가치 있는 곳에 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지갑은 쉽게 열린다.

외국 명품 의류 브랜드와 옷의 질감은 같지만 국내에서 생산되어 가격이 저렴한 옷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외제차 대신 느낌이 비슷한 국산차를 구입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패션 소품을 고르는데 있어서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이렇듯 불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는 뛰어난 품질과 참신한 가격이 뒷받침 되어야만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타오르게 할 수 있다. 결론은 소비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깐깐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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