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브랜드 ‘얼굴’을 바꾼다! 패션계 너도나도 리뉴얼 열풍

2012-09-19 21:32:44

[윤희나 기자] 최근 패션계에 리뉴얼 붐이 일고 있다.

주름진 얼굴을 동안으로 만들기 위해 시술을 하는 것처럼 노후화되고 시대에 뒤떨어진 브랜드도 새로운 변화를 줘 신선한 이미지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론칭한지 몇 십년이 흘러 식상함을 주는 브랜드나 마켓, 소비자가 변화함에 따라 이에 맞춰 브랜드를 수정하는 경우가 브랜드 리뉴얼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요즘과 같은 어려운 경기에 무리해서 브랜드를 론칭하기보다 기존 브랜드를 리뉴얼해 투자대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활용된다.

리뉴얼 방법도 여러 가지. 브랜드 로고부터 콘셉트까지 대대적인 브랜드 리노베이션을 통해 기존과 전혀 다른 새로운 브랜드를 탄생시키는가하면 라인익스텐션을 통해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새로운 고객층을 흡수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패션업체들이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와 마켓은 변하고 있는데 브랜드는 여전히 예전의 방식과 스타일을 고수함에 따라 둘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한 것. 이는 자연스럽게 매출 저조로 이어졌고 이에 브랜드 스스로 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게 되는 것이다.

BI, 콘셉트 다 바꿔! 대대적인 브랜드 리노베이션


상품을 변화시켜 리뉴얼을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브랜드 네임부터 콘셉트, BI 까지 전면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브랜드 자체를 재탄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는 주로 브랜드 론칭 후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상품, 이미지가 노후화되고 고정 고객층 역시 브래드와 같이 나이들어감에 따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마련된다.

LG패션은 가을부터 마에스트로를 일 꼬르소 델 마에스트로 리뉴얼했다. 최근 패션업계에 신흥 소비세대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감성의 35~45세 남성들을 겨냥하기 위한 것. 이탈리안 스타일리시 캐주얼을 콘셉트로 이들의 니즈에 맞는 캐주얼하고 클래식한 상품을 제안할 계획이다.

김상균 LG패션 신사캐주얼부문장 상무는 “기존 마에스트로 캐주얼이 가지고 있던 올드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젊은 감각의 일 꼬르소 델 마에스트로를 탄생시켰다”며 “트렌디하면서 실용적인 캐주얼룩을 원하는 요즘 남성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여성캐릭터 브랜드 YK038은 YK로 새롭게 리뉴얼했다. 기존 컨템포러리 아방가르드 DNA는 유지하되 디자이너 감성을 담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탈바꿈한 것. 이를 통해 영한 감성의 40대 여성들에게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브랜드명은 유지한 채 포지셔닝을 바꿔 새로운 마켓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팀스폴햄은 이번시즌부터 스트리트 스포츠캐주얼로 리뉴얼했다. 10~20대의 젊은 층의 니즈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스포츠웨어를 제안한다는 것. 이를 위해 액티브한 디자인과 날개를 형상화한 로고 등 젊은 세대에 맞춰 새롭게 리프레시했다.

헤드는 기존 기능성 중심의 스포츠룩에서 젊은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컨템포러리 스포츠로 리뉴얼하면서 효과를 얻고 있다. 강렬한 컬러, 캐주얼한 느낌의 세련된 스타일의 의류 제품이 판매되면서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트렌드 맞춰 SPA 브랜드로 리뉴얼


자라, H&M 등 글로벌 SPA브랜드가 국내 마켓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면서 기존 내셔널 브랜드들도 자체 시스템에 변화를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SPA브랜드에 직격타를 맞은 영캐주얼들은 몇 년전부터 리뉴얼을 통해 상품, 가격 등을 SPA브랜드처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복뿐만 아니라 캐주얼 브랜드까지 이러한 움직임에 합류하고 있다.

후아유는 가을부터 가격대를 낮추고 다양한 상품을 구성, SPA브랜드로 전환했다. 트렌디하고 저렴한 가격대의 옷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시스템을 재정비한 것. 또한 명동에 992㎡(3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오픈했으며 2주 단위 신상품 공급은 물론 자체 물류시스템을 마련, SPA 시스템을 적용했다.

회사관계자는 “앞으로 대규모 직영매장을 늘리고 SPA브랜드로써 발빠른 트렌드 제안과 다양한 연령층이 입을 수 있는 폭넓은 상품을 구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메이폴은 여름시즌부터 SPA브랜드를 표방하면서 콘셉트, 로고,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가격을 기존보다 최대 50%가량 낮췄으며 정제된 빈티지 캐주얼을 콘셉트로 17~25세를 타깃으로 한다. 특히 2주 단위 상품 공급으로 빠른 트렌드를 반영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많은 브랜드들이 새로운 변신을 위해 리뉴얼을 강행하고 있다. 고인물은 썩는다는 말처럼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브랜드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변화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일부 업체의 경우 허울뿐인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마켓, 소비자에 맞춰 전략적으로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업체도 있지만 이와 반대로 실제로는 상품, 콘셉트만 조금 수정한 뒤 그럴싸하게 리뉴얼한 것처럼 포장하는 업체도 많은 것.

특히 SPA브랜드를 표방하는 브랜드일 경우 더욱 심하다. 내셔널 브랜드의 시스템상 글로벌 SPA브랜드와 같은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브랜드의 경우 일정한 상품만 SPA브랜드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하고 다른 상품 구성은 나몰라라하는 브랜드의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만든다.

브랜드 리뉴얼은 브랜드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다. 이런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트렌드를 좇아서, 다른 브랜드를 따라 겉치레에 불과한 리뉴얼을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방법이다. 효과적인 리뉴얼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그에 따른 상품, 콘셉트, 매장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사진제공: LG패션, 이랜드, 헤드, 메이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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