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백화점이 젊어지고 있다

2012-09-27 11:34:03

[윤희나 기자] 백화점이 변하고 있다. 좀 더 젊게, 좀 더 새로워지기 위해 변화하고 있는 것.

최근 1~2년 전부터 자라 등 글로벌 SPA브랜드, 편집숍을 입점시키면서 조금씩 변해온 백화점들이 최근에는 좀 더 파격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젊은 층이 관심을 가질만한 SPA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명품 등 고급스러운 백화점 이미지를 중시했던 백화점들이 최근에는 중저가의 SPA브랜드는 물론 온라인쇼핑몰에도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처럼 백화점이 변화하는 이유는 10~20대 젊은 고객들을 잡기 위한 것.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트렌디한 중저가 SPA브랜드에 길들여진 젊은 층들이 백화점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로스오버 쇼핑’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백화점에서 옷을 보고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젊은 층이 늘어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재 백화점의 실구매층은 30~40대. 이들은 소비파워는 갖췄으나 트렌드에는 약하다. 현재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젊은 층을 잡아야지만 그들을 뒤따라가려는 중장년층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백화점의 생각이다.

또한 지금의 10~20대는 미래의 잠재고객이기 때문에 이들을 미리 잡기위해서라도 서둘러 백화점이 젊어져야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백화점 1층은 곧 명품 매장이라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소비 트렌드 변화에 불황까지 겹쳐지면서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이 명품보다 실속형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 이에 1층에 매출이 저조한 명품 브랜드 대신 중저가 SPA브랜드를 입점시키는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SPA, 스트리트 브랜드 모두 백화점으로!


가장 큰 변화는 백화점의 파격적인 MD 구성이다. 글로벌 SPA브랜드 외에는 문을 굳게 닫았던 백화점들이 내셔널 SPA브랜드는 물론 그동안 멀리했던 저가 이미지의 스트리트, 온라인쇼핑몰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있는 것.

젊은 MD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것이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다. 이들은 각각 영플라자, 유플렉스라는 영패션 전문관을 운영하면서 젊은 층들을 겨냥한 다양하고 새로운 MD를 펼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부산 지역의 점포 MD를 진행하면서 철저히 젊은 층을 겨냥한 모습을 보였다.

광복점은 10~20대를 흡수하기 위해 6개의 스트리트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스마일마켓, 원더플레이스, 스파이시칼라, 카시나, 누디진, 30데이즈마켓 등을 오픈한 것. 카시나는 스트리트 브랜드 스투시를 판매하고 있으며 누디진은 스트리트 데님으로 인기가 높은 브랜드다. 또한 다양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지향하는 30데이즈마켓 등 철저히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춰 구성했다.

또한 부산본점은 8월에 스트리트 잡화 편집숍 누패션을 오픈, 평균 월매출 1억원대를 예상하고 있으며 동래점은 8월에 스마일마켓을 오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곳은 롯데 본점 영플라자점이다. 하반기 리뉴얼을 통해 젊은 백화점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기존 브랜드들은 대부분 퇴점되고 중저가 스트리트 브랜드와 온라인쇼핑몰 브랜드들이 포진, 신선한 변화를 준다는 전략이다.

1층에는 스파이시칼라가 대형 매장으로 들어서며 대표 여성 온라인쇼핑몰 스타일난다의 매장도 오픈했다. 온라인쇼핑몰 브랜드들이 가두점을 오픈한 경우는 있었으나 백화점 입점은 이례적인 일. 그만큼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층들에게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타일난다는 개성있는 콘셉트의 자체제작 상품과 프리미엄 라인, 코스메틱, 해외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등을 구성, 다른 매장과 차별화하면서 젊은 여성층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한성훈 롯데백화점 영패션 선임 상품기획자는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의 백화점 입점으로 부산 지역의 10~20대 젊은 고객들의 실속 쇼핑이 한결 쉬워질 것이다”며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고 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 개발을 앞으로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1~2년 전부터 꾸준히 내셔널 SPA브랜드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제일모직에서 전개하는 에잇세컨즈는 신촌점 유플렉스에 661m² 규모로 1~2층 복층으로 구성,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충청점 1층에 661m² 규모로 오픈하기도 했다.

스파이시칼라는 현재 중동점 유플렉스, 신촌점 유플렉스, 울산점에 매장을 운영 중이며 젊은 디자이너들이 만든 브랜드 스마일마켓은 중동점 유플렉스에 입점,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울산점에도 추가 입점했다.

10~20대 젊은 층에게 핫 플레이스로 손꼽히는 A랜드는 최근 목동점 지하 1층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무역센터점 별관, 중동점에 이어 3번째 백화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백화점 MD 구성외에도 마케팅전략부터 임직원들의 패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젊어지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모델을 소녀시대로 바꾼 것에 이어 임직원들의 옷차림도 젊어지고 있다. 40~50대 중장년층 임원들이 핑크, 그린 등 컬러풀하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는 것. 젊고 패션감각이 뛰어난 백화점이라는 인식이 들려면 직원들 자체가 패션리더가 되야한다는 대표의 생각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소비자들은 변하고 있었다. 백화점의 이같은 변화는 조금은 늦은 행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하지만 몇십 년간 트렌드를 리드하며 고객들이 따라오기만을 바랐던 백화점이 이제는 고객들을 쫓아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여진다. 앞으로도 말뿐인 개혁이 아닌 젊은 층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이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워진 백화점을 꾸려나가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롯데백화점, 에잇세컨즈, 스파이시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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