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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르제이의 스타일라이프⑪] SNS 해시태그 #옷만드는女子 #의류제작벨르제이

2020-02-26 15:24:38

“깐깐한 디자인과 정확한 제작”

“엄마의 꿈은 가정을 향하지만 여자의 꿈은 아름다움을 향합니다”


SNS는 ‘세상을 축약해 놓은 작은 미니 드라마’ 같습니다. 하나의 계정이 하나의 작은 세상이고 그 안에 담긴 피드를 통해 삶을 이야기합니다. 일상부터 일과 취미, 사랑과 미움까지 SNS 안에는 세상의 다양한 면면이 모두 담겨 있어요. 그리고 사람들은 스스럼없이 관심을 표현하고 힘을 실어 줍니다. 제가 SNS에 푹 빠지게 된 이유가 바로 이 ‘삶의 향기’ 그러니까 ‘사람 냄새’ 때문인 것 같습니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현실에 쫓기듯 살았습니다. ‘출근과 퇴근, 육퇴 후 휴식’이라는 전쟁 같은 루틴도 시간이 흐르니 적응이 되더라고요. 마음에 여유가 생기자 생각이 많아졌어요. ‘이렇게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다 늙어가는 것인 삶인가?’하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되더군요. 제 ‘인생의 시계’가 멈춘 것 같았고 갑자기 늙어버린 것 같은 우울감이 찾아왔어요.

그때 우연히 SNS를 시작했습니다. 여러 피드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알게 되고 저 같은 ‘아들맘’들과 댓글로 이야기 나누는 재미에 푹 빠져 지냈어요. 누군가 나의 일상을 관심 있게 봐주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내 생각에 공감해 준다는 자체가 그냥 힘이 됐어요.

“동기에 대한 최대의 혜택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점점 희미해져 가는 저의 존재감에 대한 고민도 SNS를 통해 얻은 용기로 해결했어요.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인생의 행복’이라는 확신이 생겼거든요. ‘여자’로 살고자 시작한 도전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육아맘에서 운동하는 여자로, 뷰티 크리에이터로, 이제는 옷 만드는 여자 ‘유니콘 벨르제이’로 변신을 꿈꿉니다.

SNS를 하다 보면 피드에 ‘#’과 함께 해시태그를 달잖아요. ‘육아일상’, ‘아들맘’으로 시작한 제 해시태그에 ‘옷만드는여자’, ‘자체제작의류’라는 단어가 추가된다고 상상하면 아직도 가슴이 벅차요. 다년간 블로그 마켓을 통해 의류를 다뤄왔지만 ‘유니콘 벨르제이’ 이름을 걸고 제작한 의류를 소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잖아요.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옷 디자인부터 의류 제작, 생산까지 참여하는 과정은 똑같지만 제 마음가짐이 조금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의 좋은 옷’으로 만족했던 제가 제 이름을 대신할 ‘내 피붙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현실이 꿈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꿈이 현실을 따라가면 된다”

저는 ‘제 피붙이’를 통해 ‘여자의 삶과 인생’을 생각합니다. 아내이자 엄마,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여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자연스럽게 엄마의 손길이 주는 ‘다정하고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정감 있는 옷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줌마의 내면에 살아있는 여자를 끌어내는 스타일을 그립니다. 그 옷의 마지막에는 여자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 친구 벨르제이의 ‘단단한 우정’도 담아 보려 합니다.

여자는 언제나 핑크빛 인생을 꿈꾸지만 현실은 회색에 가깝습니다.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 게 아니라 그래도 웃어야 웃을 일도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장밋빛 현실을 사는 것처럼 일하고, 생각하고, 꿈을 꿔보렵니다. 상상에 불과한 핑크빛 인생이지만 시간이 쌓이다 보면 저의 작은 꿈(세상)에도 아름다운 꽃 한 송이는 피어 있겠죠.

패션&뷰티 크리에이터 김혜정 (벨르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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