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벨르제이의 스타일라이프⑬] 패션의 시작은 ‘정리’와 ‘비움’

2020-03-02 15:10:25

“목표가 있는 삶을 위해서 먼저 해야 할 일은 ‘정리정돈’이다”

얼마 전 우여곡절 끝에 이사를 마쳤습니다. 새 보금자리가 될 집의 입주가 늦어져 살던 집을 먼저 비웠습니다. 덕분에 지낼 곳이 없어져서 일정에 없던 여행까지 다녀왔네요. 시간에 쫓겨 살다보니 이런 웃지 못 할 해프닝도 경험합니다.

짐 정리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가지고 살았구나’ 싶습니다.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고 쌓아둔 살림이 수두룩하네요. 이번 이사를 계기로 안 쓰는 물건을 처분하고 보니 묵은 체증이 가시는 듯 속이 시원했습니다.

잘 정돈된 공간과 환경은 집중력과 안정감을 높여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청소와 정리정돈이 첫 번째 순서가 되나 봅니다. 안 쓰는 물건은 버리고 필요한 물건은 찾기 쉬운 곳에 정리해 두는 일종의 ‘정리의식’은 우리의 마음가짐까지 차분히 진정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삶을 지탱시켜 주는 '꿈'과 '희망'이 존재하듯 여자의 옷장에도 ‘규칙’과 ‘배열’이 필요합니다”

이사가 아니더라도 봄맞이 대청소와 집정리를 계획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올 봄에는 옷장 속에 쌓아뒀던 묵은 옷들도 함께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더해 봅니다.

“항상 새 옷을 사지만 늘 입을 옷이 없다”

이런 여자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가 바로 ‘옷 정리’인 것 같습니다.

오래 입지 않는 옷은 버리고 자주 입는 옷은 찾기 쉽게 정돈해 두는 겁니다. 바지는 바지끼리, 셔츠는 셔츠끼리, 원피스는 원피스끼리 모아서 보관하면 필요한 순간 찾기가 쉽죠. 옷이 좀 많은 경우에는 컬러나 소재별로 옷을 배열해 주면 옷 관리가 더욱 쉬워집니다.

주기적인 옷 정리 습관은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옷이 무엇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출준비에 소모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더불어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두 번 사는 실수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가지고 있는 옷에 어울리는 아이템 위주로 쇼핑계획을 세울 수 있어 ‘합리적인 소비’까지 도와줍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나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거예요. 디자이너 앙드레김 선생님이 공식석상에 화이트룩을 즐겨 입었던 것처럼, 누구나 ‘자기만의 스타일’과 ‘취향’이 존재합니다. 큰 마음 먹고 옷장을 비우고 옷을 정리하다 보면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나에게 어울리는 옷, 내가 좋아하는 옷을 응용한 여러가지 스타일을 더 다양하게 입을 수도 있어요.

마지막은 넉넉한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옷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아무리 훌륭한 옷도 저마다 ‘수명’이 정해져 있습니다. 세월 앞에서는 옷도 늙어서 옷감이 낡고 삭는 것은 물론 숨이 죽어 원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새로 산 옷은 아낌없이 입고 수년째 손이 가지 않는 옷은 미련 없이 버리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수납공간도 여유가 생기고 당장 입는 옷도 말끔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당장 보면 ‘비움’이 ‘낭비’ 같지만 길게 보면 현명한 ‘관리’ 노하우가 바로 '비우는 일'인 것 같네요.

물론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게 되는 것이 ‘주부의 마음’이라는 점은 너무 잘 알아요. 저도 무언가를 버리는 일이 아직 쉽지 않습니다. 제가 유니콘 벨르제이를 통해 ‘오래 입어도 변하지 않는 옷’, ‘입을수록 편안한 옷’을 소망하는 것도 ‘버리지 못하는 아줌마 근성’ 때문이거든요.

그렇지만 변화가 없으면 발전도 없다고 하잖아요. 저는 1년에 한 번은 과감하게 옷을 정리합니다. 입지 않는 옷은 버리고 자주 입는 옷은 찾기 쉽고 입기 쉽게 보관합니다. 특히 자주 입는 편한 옷들은 꺼내기 쉽게 잘 넣어 두죠.

패션의 시작은 ‘진정한 자기 스타일’을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해요. 나의 스타일을 이해하는데 옷장정리보다 좋은 공부는 없습니다. 올해의 봄맞이 대청소는 ‘옷장정리’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벨르제이 김혜정의 옷장정리 Tip>

1. 서랍장과 옷장에 담긴 옷을 다 꺼낸다.
2. 몇 년 째 입지 않은 옷은 모아서 버린다.
3. 운동복, 수영복, 겨울 패딩 등 당장 사용하지 않는 시즌 아이템은 따로 상자나 의류 케이스에 담아 따로 보관한다.
4. 일상복으로 자주 입는 옷은 꺼내기 쉽고 잘 보이는 위치에 용도별, 컬러별, 소재별로 분류해 정리정돈한다.
5. 자주 사용하는 가방, 벨트, 모자 등의 패션잡화는 옷장 가까운 선반에 진열해둔다.

패션&뷰티 크리에이터 김혜정 (벨르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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