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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캐주얼, 메인 스트림으로 ②

2009-06-01 19:16:05

동대문에서 사업을 시작해 올해 런칭 4년차에 들어간 TGM트렌드(대표 김영진)의 3QR은 스트리트 캐주얼이라는 장르로 정의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영진 TGM트렌드 대표는 “빈티지한 데다 다른 캐주얼 브랜드에서 엿볼 수 없는 자유분방한 느낌과 스타일을 컨셉으로 삼아 상품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브랜드는 전년 대비 150%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을 보인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 대리점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부산 광복동 순천 대구 칠곡 등 5개 매장을 오픈했고, ERP 시스템을 도입해 전년보다 증가한 것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브랜드의 영업을 맡고 있는 하지민 이사는 “전체 인구 20만명을 적정 인구수로 보고 있으며, 젊은 소비자 유동이 많은 상권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브랜드는 50여 개 취급점과 단독 대리점 15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취급점을 줄이는 한편 대리점 확대뿐 아니라 쇼핑몰 등 다른 유통 채널의 입점을 시도할 계획이다.

대중적인 코드를 표방하고 나선 브랜드가 아닌 정통성을 갖고 고객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지니고 있는 지역의 스트리트 캐주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카시나가 전개하는 편집숍 ‘프리미엄’과 사쿤 등이 그 주인공이다. 온라인 몇 개의 단독숍만으로 시장에 진출했다가 무서운 전파력을 지니고 메이저 유통에 접근하거나 독자적인 편집숍을 통해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미국 등 스트리트 캐주얼의 본고장의 정통성을 강조하며 브랜드를 수입해 전개하거나 독특한 캐릭터와 그래픽을 만들어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사쿤 마스크 1만2000장 판매
이들의 공통점은 ‘소통’에 있다. 소통 방식은 여러가지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상품을 독점해 열광하는 방식을 택해 ‘끼리 문화’를 촉진시키거나 캐릭터를 만들어 스토리로 전개하는 방식 등이다. 98년에 설립된 카시나(대표 이은혁)는 스케이트 슈즈, 어패럴 스케이트보드, 스노보드 장비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브랜드를 도입해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나이키SB(스케이트보드), 스투시(STUSSY), LRG 등 유럽 미국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대표하는 30여 개 브랜드를 직수입하고 있는 이 회사는 유통 채널로 ‘프리미엄’이라는 스트리트 캐주얼 편집숍을 만들어 서울 4개점, 대구 1개점, 부산 1개점을 전개하고 있다.

카시나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은 나이키코리아가 선정하는 ‘키 숍(나이키가 전 세계적으로 한정판으로 마련한 상품을 취급하는 숍)’ 가운데 한국 대표 지점으로 카시나의 ‘프리미엄’ 홍대점이 지정됐기 때문이다. ‘티얼제로’라고 불리는 나이키의 희소성 있는 상품을 사기 위해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을 서거나 캠핑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카시나’ 홍대점, 한국 키숍으로 선정

카시나는 올해부터 디자인팀을 구성해 ‘스페셜 메이크업 라인’을 만든다. 이 라인은 카시나 측에서 직접 디자인해 메이저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하는 형식으로 나이키를 비롯한 리복, 뉴밸런스 등과 진행될 예정이다. 이같이 제작된 상품은 말 그대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상품이 되어 희소성을 더욱 높여갈 수 있어 고객들과의 소통 고리는 더욱 두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미있는 캐릭터로 소통하고 있는 도메스틱 브랜드 사쿤코리아(대표 강연석)의 사쿤(SAKUN)은 스트리트와 아티스트의 영문 첫 글자와 무리 군(群)이란 의미로 ‘거리 예술가들의 집단’이란 뜻이다. 사쿤의 소통은 강연석 대표의 지론에서부터 시작됐다. 강대표는 “디자인은 커뮤니케이션”이라며 “언어가 아닌 그래픽으로 비형식적인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브랜드는 6년 전에 온라인에서 런칭했으며, 오프라인에는 2006년에 진출했다. 2006년부터 시작한 대화는 시즌마다 재미있는 테마로 풀어내고 있다. 첫 시즌에는 본능에 충실했다. 본능의 중심은 ‘이빨’에 있다고 보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이때 출시한 상품 가운데 공전의 기록을 기록한 아이템은 마스크다. 보통 마스크에 그래픽으로 이빨을 새겨 넣은 것으로, 2008년에만 1만2000장을 판매했다.

카피 브랜드 인터넷에 등장 이어져
이어 ‘반항’이란 테마로 팝아트를 주조해 2008 F/W시즌 때에는 ‘키덜트’를 내세워 상품뿐 아니라 전시회를 개최하고 그래픽 아티스트 애니메이션 피규어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이 브랜드는 이번 S/S시즌에는 책 ‘시크릿’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긍정적인 에너지’로 어려운 경기 상황에 희망을 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스트리트 캐주얼 분야는 유럽 미국 등지에서 뿌리를 두고 성장한 시장이어서 현지의 유명한 브랜드를 카피한 브랜드가 등장해 득을 챙기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카피 1순위로 꼽히는 해외 브랜드로는 베이프, BBC, 슈프림, 버튼 등을 들 수 있다.

온라인 태생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가 가장 많이 입점해 있는 플레이어의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 대부분이 쉽게 베낄 수 있는 디자인의 그래픽이 대다수이며 쉽고 싸게 제작할 수 있는 아이템, 후드 티셔츠 등으로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라면서 “베이프를 그대로 카피한 모 브랜드는 플레이어 내에서만 월평균 1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몇몇 브랜드가 명동 중앙로에 깔새 매장을 얻어 오프 라인 테스트 작업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함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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