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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이제는 삶의 방식을 이야기한다

2015-04-17 14:37:00

[신현정 기자] ‘로하스족’, ‘킨포크족’. 2000년대 이후 라이프 스타일을 일컫는 신조어의 등장이 두드러졌다.

친환경 중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태도, 집에서 만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태도 등을 지칭하는 이 용어들에서는 가치관의 변화가 엿보인다. 물질적인 가치에서 눈을 돌려 일상의 행복을 좇는 것이다.

이에 일상의 취향을 내비칠 수 있는 ‘리빙’이 중요해진 현상은 당연해 보인다. 여기에 소소한 일상까지 드러낼 수 있는 SNS 매개가 발달하니 사적인 영역은 이제 타인에게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전시의 장’이 되고 있다.

현상을 증명하는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수많은 패션하우스가 리빙의 영역을 넘나든다는 것. 패션이라는 물질에 집중하던 패션하우스가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추상성까지 판매하게 된 상황이다. 실제 ‘패션 다음에는 리빙에 눈을 뜬다’는 정설이 있기도 하지만 일부 계층에 한정적이던 명제는 보다 대중성을 확보해가고 있다.


클럽모나코는 ‘패션 업계의 라이프 스타일 사랑’을 대중적으로 알린 주인공. 클럽모나코 창시자 조 밈란은 1985년 패션 브랜드 설립 직후 첫 매장을 카페와 함께 운영해 의(衣)와 식(食)의 틀을 먼저 깼다.

또 1999년 폴로 랄프로렌에 매각된 이후 뉴욕의 라이프 스타일에 초점을 맞춰 브랜드 이미지를 다변화하고 첫 라이프 스타일 매장을 론칭했다. 패션과 함께 판매되는 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은 그야말로 클럽모나코가 제시하는 ‘생활 방식’을 전파했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아르마니, 폴 스미스, 마틴 마르지엘라는 물론 SPA 브랜드 자라, H&M 등도 리빙 라인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의류를 제작하는 기술과 원단, 그리고 집과 삶에 대한 관심이 만나 빚어진 결과였을 터다.

그리고 2015년, 국내에서도 리빙 러시는 이어지고 있다. 쇼핑몰 의류 브랜드였던 난닝구는 네프호텔이라는 라이프 스타일 숍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패션은 더 이상 ‘옷을 잘 입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그치지 않는다. 어떤 삶의 방식을 향유할 것인가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패션의 함의는 넓어지고 있다. ‘의식주’라는 말에서 의(衣)가 식(食)과 주(住)보다 앞선 양상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삶의 방식과 태도 자체가 판매되고 있는 이 흐름의 종착점은 어디일까. 패션이 넘나들 수 있는 또 다른 영역은 과연 어디일 것인가. 이 해답을 찾을 때 패션은 다시 도약할 것이다.
(사진출처: 클럽모나코, 자라홈, 아르마니까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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