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트렌드

2021 FW 트렌드, 미리 보는 패션 키워드 4

박찬 기자
2021-08-18 11:32:01
[박찬 기자] 이맘때 쯤, 그러니까 계절이 지고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할 시점엔 왠지 모르게 변화에 대한 열망이 거세지곤 한다. 그게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든, 마음가짐의 변화든 한 가지로 종잡을 수는 없지만 심적 고요가 일렁이는 순간이라는 건 틀림 없는 사실.
패션 트렌드 또한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제아무리 미니멀한 라이프를 중시하고 거추장스러운 아이템을 지양한다고 한들 한 가지 스타일링만으로는 삶이 녹록치 않다. 새 계절을 맞이한 옷차림은 명확한 동기부여가 되어 극적인 존재감을 제시할 것. 이젠 트렌드 키워드 하나만으로 옷장 속 생기를 불어넣을 기회다.
어느덧 2021년도 하반기를 앞둔 가운데, 지난 런웨이 트렌드를 살펴보는 과정도 중요하다. 봄 여름 컬렉션의 트렌드 키워드는 ‘원마일 웨어’와 ‘오버 사이즈’. 팬데믹 사태로 인해 디자이너들은 무엇보다도 편한 옷을 갖춰 자유로워지길 원했고, 그 바람은 한 시즌에 그치지 않고 가을 겨울 컬렉션의 키워드로서 자연스레 이어졌다는 점. 모던 체크, 스포티즘 등 다양한 디테일 요소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욱 공고히 했음은 물론이다.
#JUMP SUIT

점프수트만큼 스타일링에 있어 편안한 아이템이 또 있을까. 이번 프리폴 2021 컬렉션에서 버버리(Burberry)와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점프 수트를 재해석했다. 버버리는 분방한 그런지 스타일로 획일화된 패션에 생기를 불어넣은 반면, 스텔라 매카트니는 연한 핑크 컬러감과 화이트 앵클 부츠로 러블리한 무드를 가미했다.
점프수트라면 기본적으로 갖추어 있어야 할 벨트 라인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뽑아낸 것도 큰 차이점. 기존 디테일에 지루함이라도 쌓였던 걸까, 버버리는 그에 덧붙여서 허벅지, 정강이 등 하체를 아우르는 밴딩 플레이로 새로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ANIMAL PRINTING

이제는 트렌드가 아닌 클래식이 되어버린 애니멀 패턴. 그중에서도 쉽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레오퍼드 패턴은 이번에도 디자이너들의 픽을 받은 듯 하다.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더욱더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것. 기존의 관능적이고 파격적이었던 모습을 넘어 무심한 절제미를 살린 시점이다.
이번 시즌 피엘파올로 피촐리(Pierpaolo Piccioli)의 발렌티노(Valentino)와 황록의 록(Rokh)은 애니멀 프린팅의 우아함에 집중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완연한 대비를 이루는 조합, 블랙&레오퍼드 패턴을 쇼피스로 재현했다는 점만으로 족히 눈여겨볼 만 하다.
#CENTER INCISION

베이직한 톱 라인에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면 어딘가 유니크한 포인트를 심어주는 요소가 필요하다. 최근 들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가슴 절개 라인에 집중하는 이유. 길게 늘어진 소맷자락과 무심하게 해체된 가슴 라인은 간접적이나마 극적인 해방감으로 새 시즌을 이룩하게 한다.
촉망받는 한국계 디자이너 유돈 초이(EUDON CHOI)는 와이드 핏 팬츠 위에 자유롭게 절개된 롱슬리브 톱을 구성했으며, 스텔라 메카트니는 컬렉션 무드에 맞춰 한쪽 팔을 드러낸 원피스를 제작했다. 이에 덧붙여서 프랑스 로컬 브랜드 자크뮈스(Jacquemus)는 톱 모델 벨라 하디드(Bella Hadid)에게 크롭 톱&롱스커트를 매치해 웨어러블 무드를 선보였다.
#GENDERLESS BOOTS

가을 겨울 패션 스타일링의 시작점은 단정한 톱 위에 잘 재단된 재킷이나 코트를 걸치는 것. 그렇다면 트렌드 포인트는 어떻게 끄집어낼 수 있을까. 이에 고민될 때는 맨 밑바닥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두터운 계절감을 드러내기 앞서 중요한 건 바로 정중하고 클래식한 세팅인데, 이 중심부에는 다름 아닌 부츠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
그 가운데 컬렉션 위 젠더리스 웨어의 강세 또한 주목할만하다. 기본에 충실한 아웃핏에 투박한 부츠를 스타일링해 도시미를 되살린 방법. 막스 마라(Max Mara)는 시어링 재킷와 딥한 브라운 부츠를 필두로 유니 섹슈얼한 감성을 전개했으며,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과 셀린느(CELINE)는 각각 시티 우먼, 스트릿 무드를 기반으로 블랙 부츠의 청키함을 그려냈다. (사진출처: 보그 US 공식 사이트)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