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소통 퀸 꿈꾸는 뚝심 아줌마’ 뷰티테이너 심수진 “새해 목표는 더 탄탄해지는 것”

김도윤 기자
2020-01-10 18:09:20

[김도윤 기자] 신이 모든 사람을 일일이 돌볼 수 없어서 이 땅에 내려보낸 존재가 ‘어머니’라고 한다. 때문인지 ‘모성(母性)’이라는 말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숭고하다. 생명의 탄생, 양육, 가정과 가족, 공감과 이해, 희생과 헌신까지. ‘엄마’라는 이름 뒤에 붙은 수많은 말의 무게는 좀처럼 가늠키 어렵다.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여자의 인생은 큰 변화를 겪는다. 10대 사춘기가 ‘성적 정체성의 혼란기’라면 이 시기 여자들은 ‘자아 정체성의 혼란기’를 경험한다. 90년대에 ‘아줌마’라는 말이 억척스럽고 투박한 여자를 낮잡아 부르는 표현이었던 것처럼, 실제 많은 여성이 이 시기를 통해 ‘여자’를 잃어가는 우울감을 느낀다고 한다.

올해로 결혼 16년 차 주부인 심수진도 같은 경험을 하며 살아온 요즘 ‘워킹맘’ 중 한 사람이다. 최근 뷰티테이너로 활동 중인 그 역시 ‘육아와 일’ 사이에서 무수한 고민과 갈등을 했던 평범한 주부였다. 실제로 고생의 흔적 한 점 보이지 않는 단아하고 지적인 얼굴 뒤에는 중2 아들을 키우며 바쁘게 일해 온 생활력 강한 아줌마의 억척스러움이 숨겨져 있다고.

직장생활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경력 12년 차 주부 모델로 활동하며 각종 미인대회와 방송 출연을 이어온 심수진도 ‘육아와 일’을 동시 소화하며 외롭고 힘든 시간을 겪었단다. 그렇게 가정과 일에 매달리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지내다가, 42년 만에 ‘진정한 나’를 찾았다는 유쾌한 ‘소통 퀸’ 아줌마 심수진을 만났다.

Q. 화보 촬영 소감은?

“카메라 앞에 선지 12년 정도 된 것 같은데 늘 떨리고 긴장된다. 너무 떨리고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 같다.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고 해야 할까.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매력적인 작업이었다. 마음만큼은 프로페셔널 하고 싶은 아마추어다”

Q. 자기소개

“올해로 결혼 16년 차 주부이자 뷰티테이너 ‘심 언니’ 심수진이다. 그 어렵다는 중학교 2학년 아들 맘이기도 하다. 주부모델로 활동했던 올해 43세 아줌마다(웃음)”

Q. 첫인상이 지적이고 차분하다. 실제 성격은?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나는 좀 ‘허당끼’도 있고 ‘푼수끼’도 있다(웃음). 좋아하는 사람들과 폭풍 수다를 정말 좋아하는 평범한 아줌마다. 오지랖이 태평양이라 누가 아프고 힘든 꼴을 못 보는 ‘행동대장’이기도 하고, 바느질 좋아하고 음식 만들어 먹이는 거 좋아하는 천생 여자인 모습도 있다. 그래서 주변에서 ‘모두의 엄마’라고 부른다. 반면에 내성적인 성격이라 평소에는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을 즐기는 편이다. 좀 ‘다중이’ 같지 않나(웃음)?”

Q. ‘2019년 사랑해요 대한민국 한국모델대회 대상’, ‘미시즈 퍼스트 퀸 오브 더 코리아 젤리핏’, ‘2018년 미스에스 유니벌스 코리아 미’ 등 다수의 미인대회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어떻게 대회에 출전하게 됐나?

“왕관을 써 보고 싶었다(웃음). 42년 동안 ‘나’보다는 ‘우리’라는 이름으로 살아왔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나 자신을 추억할 게 별로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나에게 선물할 수 있는 추억을 고민하다가 대회 출전을 결심하게 되었다. 원래 보석을 좋아하는데 왕관을 써 보고 싶더라. 그렇게 처음 출전한 미시즈 유니버스 코리아에서 ‘미(美)’를 수상했다. 이후 1등 욕심이 생겨서 다른 대회에도 도전했고, 결국 대상까지 거머쥐게 됐다. 내가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편이라(웃음)”

Q. 주부 모델이라는 이색경력이 돋보인다.

“결혼 전까지는 일반 직장 생활을 했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연애도 못하고, 회사에서 만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인생 첫 남자’이자 ‘마지막 남자’다(웃음). 결혼 후에 임산부 프로필을 찍었는데 그 사진이 방송국과 인연이 돼서 주부 모델 일을 하게 되었다. 조금 의외지만 회사 다니기 전까지는 방송 일이 꿈이었기 때문이다. 무척 반가웠고, 그만큼 재밌게 일을 했다”

Q. MBN ‘천기누설’에 출연해 ‘동안 미모 관리법’을 공개했다. 방송 소감은?

“화면 속 얼굴이 예쁘게 나오지 않아서 속상했다.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웃음)”

Q. 뷰티테이너로 활동 중이다. SNS로 활발한 소통 중인데 이유는?

“주부 모델로 12년을 살다 보니, 문득 나태해진 자신을 발견했다. 주위에서 예쁘게 봐주시니까 마음을 푹 놓고 지냈던 것 같다.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타이밍에 눈에 띈 게 SNS였다. 지인들이 ‘오지랖 넓고, 공감 능력 뛰어난 심수진이 할 일’이라고 하더라(웃음). 그래서 용기를 냈다”

Q. 이제 막 시작한 SNS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보기와 다르게 낯가림이 심한 편이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들과의 소통’이라는 자체가 좀 부담되더라. ‘인친’님들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진심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소통’의 재미에 푹 빠져 지낸다. 인친들과 이야기하는 일이 즐겁고, 일상처럼 편안하고 익숙해졌다”

Q. 주로 어떤 주제로 소통을 하나

“그냥 살아가는 이야기. 대부분 나처럼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다 보니 일과와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육아와 가사, 남편에 대한 이야기, 일상의 사소한 부분까지. 그냥 삶이 주제라고 할 수 있다”

Q. 뷰티테이너 활동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진심은 통한다는 사실을 많이 느낀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겼다. 함께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고, 또 그 진심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을 통해 행복해진다.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 본 적은 없지만 마음으로는 더 가까운 사이 같은 기분이 든다. 앞으로도 편하게 소통하면서 고민도 행복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소확행’을 공유하고 싶다”

Q. SNS 인플루언서 ‘심 언니’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유 있는 깐깐함과 이유 있는 고집이 있는 사람! 하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따뜻하고 편한 사람?”


Q. 최근 이벤트와 함께 1차 공구도 진행했다. 첫 공구를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정말 잘 살아야겠다’ 첫 번째로 든 생각이 이것이다. 주변 분들에 대해 감사함이 너무 컸다. 첫 공구라 얼마나 긴장하고 떨었는지 모른다. 오픈 첫날 밤새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부담도 컸고 긴장도 많이 했다. 가족과 지인들을 포함한 인친 분들의 응원과 관심이 무척 큰 힘이 됐다. ‘더불어 사는 행복’을 몸소 느끼고 굉장히 감사했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Q. 뷰티 정보 공유와 제품 소개에 있어, 나름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15년 차 주부의 깐깐함’으로 승부하려고 한다. 주부 9단의 저력을 백분 발휘해 정말 믿고 쓸 수 있는 좋은 제품만 고집하고 있다. ‘심 언니’ 하면 “그래 믿고 구매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제품소싱에 특히 심혈을 기울이는 편이다. ‘뚝심’과 ‘초심’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심 언니가 되자고 매일 다짐한다(웃음)”

Q. 전업주부이자 뷰티테이너로 일과 가사를 병행하고 있다. ‘엄마’와 ‘여자’의 삶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나를 사랑하는 것’이 첫 번째다. 내가 나를 포기하는 순간 주위의 모든 것이 도미노처럼 무너지기 때문이다”

Q. 힘들고 지칠 때 가장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몸이 하나뿐인 워킹맘은 현실적으로 할 일이 너무 많지 않나. 시간을 쪼개서 생활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히곤 한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 남편의 외조인 것 같다. 무척 든든하고 고맙지만, 감사하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함께’라는 사실이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 줬으면 하는 응석이랄까(웃음)?”

Q.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다. 평소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나

“’상당한 미모’라는 말이 부끄럽다(웃음). 물 많이 마시고, 잘 자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많이 웃으려고 노력한다. 매 순간 몸이 필요로 하는 관리와 휴식을 재깍재깍 채워준다. 요즘은 부쩍 체력이 떨어진 것 같아서 운동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Q. 나만의 휴식 방법을 소개하자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가장 큰 휴식이 아닐까. 가끔 넋 놓고 하늘을 본다. 어떤 날은 정말 부동자세로 가만히 앉아서 하루를 보낸 적도 있다. 남편이 너무 신기해하더라(웃음). 나는 이런 시간을 ‘한 평 공간의 쉼’이라고 외쳐 본다”

Q. ‘심 언니’처럼 제2, 제3의 도전을 준비 중인 ‘육아맘’, ‘워킹맘’에게 한마디

“살면서 늦은 때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도전’이라는 두 글자를 두드리면 누구든 할 수 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자식에 대한 미안함이 가장 힘들었다. 이젠 엄마를 자랑스러워하고 잘 이해해준다. 꿈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고 잘 버텨내면 좋겠다. 갈등과 고민의 순간은 늘 존재하고, 우린 그 문제들을 현명하게 극복하며 나아가면 된다”

Q. 인친들에게 한마디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게 돼서 영광이다. 내가 ‘언니야’라고 부르는 인친 분들은 ‘심 언니의 공간’을 함께 만들어 가는 인생의 동반자다. 나의 모든 일상을 함께 하며 진심 어린 관심을 쏟아 주셔서 감사하다. 2020년에는 더 멋진 심 언니, ‘소통의 여왕’이 되어 보답하겠다. 사랑한다”

Q. 2020년 목표는?

“2020년은 뷰티테이너 ‘심 언니’ 심수진을 새롭고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 남들 보기에는 평범한 워킹맘이지만, 늘 소망하던 목표는 꼭 이루며 살아온 나다. 올해는 깊이 있고 폭넓은 뷰티 정보로 다가서는 ‘소통 퀸’ 심 언니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웃음)”

인터뷰: 김도윤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윤호준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헤어: 코코미카 혜영 부원장
메이크업: 코코미카 경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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