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돌아온 유튜버 꽃자, 가장 ‘나다움’을 지키는 ‘나의 삶’

김도윤 기자
2020-12-01 13:42:34

[김도윤 기자] 우리는 수많은 우여곡절과 열병을 통해 성숙한 어른이 된다. “누구나 인생의 한쪽을 뒤집어 보면 한쪽의 내면은 추하고 다른 한 면은 아름다워 보인다”. 이 세상에 태어나 넘어지지 않고 걷는 아이는 결코 없다. 누구나 실패 없는 성공은 존재하지 않는다. 깨지고 부서지며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인생의 연습이고 실전이다.

그 과정 안에서 우리는 수많은 가리어진 자신을 만난다. 호된 질타를 거짓으로 모면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도 있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수긍하는 어른의 자세도 있다. 때로는 나로서 살기 위해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세상에 순응하며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나다움’을 잃고 싶지 않은 두 개의 마음이 있다. 그 사이에서 우리는 늘 고민하고 고뇌하며 살아간다. BJ 출신 유튜버 꽃자(박진아) 역시 그런 성장의 진통을 겪으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여가고 있다.

꽃자는 트렌스젠더 BJ로 활동을 시작해 50만 구독자의 사랑을 받던 유튜브 크리에이터였다.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과 솔직함, 털털한 성격으로 인기도 많았지만 그만큼 이슈 역시 많았다. 작년 한 해 뜨거운 열병을 치르며 긴 휴식기를 선택한 그녀가 차분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유튜브 채널 ‘꽃자’로 1인 방송 활동을 재개함과 동시에 자신의 뷰티 쇼핑몰 ‘예뻐지나’를 운영 중인 그를 만났다.

Q. 화보 촬영 소감

“화보 촬영을 처음 해본다. 늘 해보고 싶었던 경험이었지만 막상 하려니 많이 걱정되고 떨렸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면서 즐기려고 노력했다. 너무 재미있고 뜻깊은 경험이었다”

Q.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차분하고 여성스러워 보인다. 이미지 변신의 이유가 있을까?

“최근 4년간 만났던 친구와 헤어지면서 조금 성숙해진 면이 있는 것 같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일부러 노력한 건 없다. 다만 20대 마지막과 30대의 시작을 맞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차분해진 것 같다. 20대에는 나만의 감정에 충실했고 자신만을 생각했다. 30대를 맞이하는 지금은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긴 것 같다”

Q. 요즘 근황은?

“완전한 트렌스젠더 수술을 한 뒤 내가 원하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BJ로서 방송도 열심히 하고 있고 ‘예뻐지나’ 대표로서 사업도 잘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지만 그거 또한 요즘은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Q. 오랜 휴식 끝에 유튜브 활동을 재개했다. 소감은?

“재개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즐겁게 그리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방송이라는 것을 쉬면서 많이 느꼈다. 방송을 통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것도 너무 재미있고 행복하다.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 내 일에 조금 더 자부심을 가지고 더 나은 모습으로 방송을 하고 싶다”

Q. 새롭게 단장한 2번째 유튜브 채널 ‘꽃자’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부탁한다.

“내 채널은 팬들과 소소한 일상 그리고 서로의 고민을 소통하는 수다방 같은 곳이다. 채널에 거창한 의미는 없다. 거창한 건 가식 같아 나와 잘 맞지 않는다. 이런 면을 팬들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앞으로도 팬들과 함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진정성 있는 채널을 만들어 갈 것이다”

Q. 여자의 고민을 상담하는 솔직한 입담이 돋보인다. 방송을 준비하면서 어떤 부분을 신경 쓰나

“소통 방송이지만 여자 팬들이 많이 보는 방송이다 보니 무작정 솔직한 입담만을 보여줄 수 없다. 솔직하면서도 선을 지켜야 하는 것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 사실 그 부분이 방송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가끔은 선을 못 지키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또 그런 점을 팬들은 재미있어해 주시는 것 같다. 실수할 때도 있지만 거짓 없이 최대한 진실성 있게 나의 경험과 생각을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꽃자의 매력인 것 같다”

Q. ‘트렌스젠더 BJ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트렌스젠더라는 수식어를 나는 사랑한다. 이러한 수식어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지금의 내 모습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나는 트렌스젠더라는 수식어를 사랑할 것 같다”

Q. 여성 의류 쇼핑몰 ‘예뻐지나’를 운영 중이다. 사업을 결심한 계기는?

“방송을 오랫동안 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성취감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었고 그게 지금 운영하는 ‘예뻐지나’ 쇼핑몰이다. 사실 트렌스젠더가 되기 전부터 뷰티에 관심이 많았다. 메이크업 자격증도 취득하고 백화점 뷰티 코너에서 아티스트로 일해 본 경험도 있다. 이러한 경험을 활용해 앞으로도 점점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예뻐지나’를 만들겠다”

Q. 첫 사업에 힘든 점은 없나

“확실히 처음 도전하는 만큼 쉽지 않은 것 같다. 많은 경험이 있었더라면 좀 더 잘했겠다 싶은 아쉬움이 있지만 그만큼 제품 선택에 예민할 정도로 신경 쓰고 있다. 신경 써서 제품을 가져오는 만큼 많은 분이 알아주시고 만족해 주시는 것 같다”

Q. SNS를 통해 공구도 진행 중이다. 나름의 제품 셀렉 기준이 있다면?

“셀렉 기준은 명확하다. 나는 물건을 사고 고를 때만큼은 아주 까다롭고 예민하다. 그래서 그런지 공구 제품을 가져올 때 역시 무조건 직접 써보고 내가 만족해야 한다. 내가 만족하지 않는 제품은 절대 공유하지 않는다”

Q. 화장품과 이너뷰티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화장품과 이너뷰티는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다. 메이크업을 전문적으로 배웠고 지금의 방송을 하지 않았더라면 뷰티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방송 역시 보이는 직업이다 보니 뷰티 제품에는 늘 관심이 많다. SNS에서 유명하다는 제품들은 대부분 구매해 사용하고 먹어 봤다. 이런 경험들이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Q. 직접 의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평소 맛집을 즐겨 다니는 것 같은데 피부와 몸매관리는 어떻게 하나

“피부관리나 몸매관리는 무조건 홈케어로 하고 있다. 사실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운동보다는 뷰티나 이너뷰티 제품으로 관리하는 편이다. 보통 일주일에 4번은 1일 1식으로 체중 관리를 하고 있다. 피부 관리 역시 병원보다는 좋은 제품을 이용해 홈케어로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Q. 방송과 사업을 병행하느라 바쁠 것 같다. 평소 컨디션 관리는 방법은?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야 몸 컨디션도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예쁜 카페를 다니면서 스트레스와 컨디션 관리를 한다. 또 많이 자는 것도 방법이다”

Q. 재충전을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수다를 떨면서 나만의 재충전 시간을 가진다. 요즘은 경치 좋은 곳에서 하늘을 보며 힐링하는 것도 너무 행복하다. 예전에는 자극적이고 활동적인 것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면 요즘은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가장 행복하다. 소소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그렇게 나 자신을 재충전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방송뿐 아니라 제2의 도전으로 시작한 사업도 잘해보고 싶다. 아직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해야 하겠지만 제품의 성분부터 효능, 안전성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한 발, 한 발 배우고 경험하면서 멋진 프로페셔널로 성장하고 싶다”

Q. 팬들에게 한마디

“항상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쑥스러운 말을 잘 못하는 편이라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지만 늘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팬분들이 아니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모든 분에게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인터뷰: 김도윤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윤호준
헤어: 코코미카 혜영 부원장
메이크업: 코코미카 정민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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