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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FW, 다시 돌아온 멀릿 헤어

박찬 기자
2021-11-25 11:18:00
[박찬 기자] 매번 새로운 트렌드를 낳는 패션 컬렉션. 온갖 신선한 쇼피스가 등장하는 런웨이지만 때로는 의상보다 헤어&메이크업이 더 화제가 되기도 한다. 이번 시즌 멀릿(Mullet) 커트가 그 대표적 예시로, 정수리와 옆머리는 얼굴 윤곽선이 드러날 정도로 바짝 자르되 목덜미까지 내려오는 뒷머리가 메인 포인트.
1970년대 글램 록 장르를 평정했던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가 꾸려 냈던 이 멀릿 헤어는 최근 레트로 트렌드에 힘입어, 새로운 얼굴 앞에 다시금 부흥했다. 특히나 2021 FW 런웨이에서는 다양한 브랜드 컬렉션 모델들이 그 유니크한 얼굴을 드러냈는데,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쇼피스를 자연스럽게 돋보일 수 있어 더욱더 긍정적인 요소.
글램 록 무드가 가득한 멀릿 컷은 이번 톰 포드 컬렉션 룩북에서도 그 마력을 확인할 수 있다. 과감한 금발 헤어의 모델을 통해 젠더리스적이면서도 유니크한 감성을 되살린 것. 기존의 딱딱하고 무기력했던 색채에서 벗어나 브랜드 컬러를 한층 강렬하게 재해석한 모습에 패션 씬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우아한 하이패션과 편안한 애슬레저 룩의 특성을 담아낸 카사블랑카(Casablanca). 꽃과 야자수 등 자연물에서 영감받은 만큼 브랜드 색감 또한 경쾌하기만 하다. 특히 이번 컬렉션에서는 애니멀 패턴 셋업과 더불어 금발 멀릿 컷의 모델을 통해 아이코닉한 감성을 다룬 모습.

딱딱하고 무딘 콘셉트의 쇼는 이제 끝났다. 정통 명가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는 퓨처리즘적인 콘셉트 위에 브랜드 장인정신을 함께 선보였다. 로봇 기술을 지원하는 이탈리아 기술 연구소와 협업해 사이버 문화적인 요소로 새로이 탄생시킨 것. 과장된 실루엣의 쇼피스 위에 퍼플 멀릿 컷 헤어를 함께 그려냈다.

어딘가 친근하고 목가적인 분위기의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컬렉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니 요한슨(Jonny Johansson)은 이에 대해 ‘꿈, 환상적 순간(A dreamscape, fantasy situation)’이라고 표현하기도. 부드럽고 안정감 있는 의상과 반대로 모델들의 헤어스타일은 시크함 가득한 모습. 그 덕분에 자칫 루즈할 뻔한 쇼의 분위기는 극적으로 통일감을 유지했다.

발렌티노의 크레이티브 디렉터 피에르파올로 피촐라(Pierpaolo Piccioli)는 이번 시즌 밀라노의 피콜로 극장(Piccolo Teatro)을 빌려 쇼를 전개했다. 포멀한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쇼피스와 강렬한 발렌티노 색채가 잘 드러났던 컬렉션 런웨이. 무대에 선 모델들은 풀 뱅, 멀릿 등 극단적인 헤어 스타일로 저마다 다채로운 이미지를 전개했다.

펑크, 스케이트보드 등 자유분방한 서브 컬처를 그려내는 1017 알릭스 9SM(1017 ALYX 9SM). MZ 세대를 겨냥한 매튜 윌리엄스(Matthew Williams)의 방향성은 이번 시즌에도 그 빛을 발했다. 금속 네크리스가 결합한 블랙 스퀘어넥 원피스, 후드가 부착된 시어링 재킷 등 쇼피스도 물론 눈에 띄지만 정갈하게 에센스를 바른 멀릿 컷 헤어가 가장 돋보였던 장치. (사진출처: 톰 포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보그 US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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