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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여친의 파우치를 탐(貪)하다

2012-10-16 19:09:37

[곽설림 기자] “요즘 남자들 비비크림은 그냥 바르잖아요. 선크림 대용으로도 많이 바르고. 요즘 뭐 비비크림 정도가 화장인가요 뭐” (이영준 27세/경기)

화장하는 남자들이 등장했다. 과거 스킨과 로션을 바르는 것도 귀찮아 올인원 제품에만 목매던 남성들이 외모 가꾸기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지속되는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시장이 호재를 거듭하고 하고 있다. 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의 규모는 2009년에는 6천500억원, 2010년 약 8천억원, 2011년 약 9천억 등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바야흐로 남성 화장품 1조원 시대의 초읽기가 시작된 것.

특히 패션과 미용 등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루밍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기면서 화장하는 남자를 지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됐다. 업계 역시 올인원제품 개발에만 목매던 것과 달리 남심(男心)잡기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스킨, 로션 수분크림 등 다양한 제품군을 구사하는 것은 물론 메이크업 제품들까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전체 화장품에 비하면 미비한 수준이지만 레드오션인 여성화장품 시장에 비해 성장성이 크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남성들의 외모 가꾸기에 열을 올리면서 메이크업 제품의 인기가 눈에 띈다. 남성들이 여성 제품을 매장에서 당당하게 구입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게 된 것. 여성들의 파우치를 탐하는 남성, 그 이유와 외모를 가꾸는 남성들의 비결을 들어봤다.

남자들이 쓰는 메이크업 제품 1위는 비비크림… 눈썹 펜슬, 립밤이 뒤를 이어


남성들이 가장 많이 쓰는 메이크업 제품은 비비크림을 꼽을 수 있다. 많은 남성들이 썬 크림 대신 피부 톤과 요철을 보정할 수 있는 비비크림을 선택하는 것. 남성들이 비비크림을 선택하는 기준은 다크닝이 없고 지속력이 강해야한다. 또한 피부를 자연스럽게 커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뒤를 잇는 제품은 눈썹 펜슬과 립밤. 얼굴의 분위기 중 80%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는 눈썹을 관리해 한결 스마트하고 또렷한 인상을 남기고자 하는 것.

립밤의 경우 립케어가 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컬러가 가미된 것은 너무 부담스럽다는 것이 남성들의 반론. 갈라지고 트는 입술을 립밤 등 케어 제품으로 관리는 해주는 것이다. 제품은 스틱 형태를 주로 쓴다.

여자제품을 쓰는 이유? ‘다양하니까!’

직장인 박형준씨(27세/서울)는 다른 남성들에 비해 출근 준비시간이 조금 긴 편이다. 스킨과 에멀전을 바른 후 수분크림을 발라주고 비비크림, 눈썹팬슬, 립밤으로 마무리한다. 모두 여성전용제품이다.

최근 남성 화장품의 인기로 남성 메이크업 제품 역시 여성에 못지않게 많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여성의 다양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남성들이 여성 제품을 당당하게 구매하는 추세다.

박씨처럼 많은 남성들이 여성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다른 남성들에 비해 흰 피부를 가지고 있어 보통 남성들이 쓰는 비비크림이 탁할 때가 많다는 것. 여성들의 제품의 경우 컬러별, 피부타입별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제품을 사용할 때 더욱 용이하다.

글루밍족 시대 ‘남자의, 남자를 위한 남자의 의한’ 제품이 뜬다


과거에 비해 남성제품의 제품 가짓수가 많아진 편이다. 스킨과 로션도 피부타입과 피부고민별로 나눠져 있고, 스킨과 로션을 제외하고 수분크림, 안티에이징 제품 등이 줄이어 출시되고 있다.

시트 마스크팩 등 기초적인 피부 관리부터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기능성 제품, 메이크업 제품 등이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어 여성 화장품을 쓰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남성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아직까지 “남자가 무슨 화장을 하느냐”라는 등의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다. 하지만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말처럼 남성들의 경쟁력 중 하나가 외모로 손꼽히면서 남성 화장품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최근 남성 화장품 시장이 활개를 피면서 남성들이 화장품 매장에 들르는 진풍경이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 업계역시 남성들을 위한 제품 출시에 박차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남성들을 위한 마케팅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토니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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