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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코미카’ 미카 대표 “내 이름의 뷰티 브랜드 출시가 목표”

2019-08-08 15:22:32

[정혜원 기자] 대한민국 뷰티 트렌드의 최전선이라 일컬어지는 청담동에서 다수의 셀렙 메이크업과 화보, 광고는 물론 패션쇼와 색조 브랜드 ‘미샤’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친 경력을 자랑하는 미카 원장이 올봄 4월 신사동에 새로운 숍을 오픈했다.

일본에서 유학한 후 국내외에서 활동하며 긴 시간 뷰티 흐름을 주도해 온 미카 원장. 그녀의 손끝을 거쳐 간 연예인들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그 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롭게 오픈한 ‘코코미카’는 그녀의 이름인 미카에 디자이너 코코 샤넬을 연상케 하는 단어가 더해져 더욱 신선하고 감각적인 느낌이다. ‘Young and Natural’을 지향하는 ‘코코미카’는 특히 사랑스럽고 트렌디한 웨딩메이크업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7년간의 활동과 함께 그간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하며 뷰티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쌓아온 미카 원장은 그럼에도 여전히 매 시즌 트렌드를 연구하는 노력파이다. 또 시대의 흐름에 맞춰 유튜브 등 새로운 영역에도 도전, 더 다양한 고객들과 소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발 빠르게 캐치하는 안목과 동시대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반영하려는 끊임 없는 노력. 이 모든 것들이 그녀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장기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닌지. 늘 신선한 감각으로 흐름에 앞서나가는 미카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된 계기는 무엇인지

“처음부터 메이크업 쪽으로 진로를 정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인문 사회 교육 쪽을 공부하다가 막연히 대학 진학을 위해 간 일본에서 어떤 쪽을 공부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 당시 한국보다 역사가 깊고, 발전되어 있던 미용분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내가 유학하던 시기인 2000년대 초반에는 인터넷이 발달한 때가 아니라 한국과 일본은 패션이나 미용 분야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처음에는 헤어 스타일리스트를 지망했으나 내가 진학한 도쿄모드가 메이크업 쪽으로 조예가 있는 학교라 자연스럽게 메이크업 쪽으로 방향을 돌리게 되었다. 다행히 어릴 때부터 미술을 해왔고, 손재주가 있는 편이었다. 당시에는 이 업계에 유학한 사람이 흔치 않아 해외에서 공부한 이들이 아티스트로서 한국에 뿌리내리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다들 내가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다. 워낙 승부욕이 강해 버틴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웃음)”

Q. 수많은 배우들과 다양한 가수들의 메이크업을 담당했다. 배우와 가수 메이크업은 어떤 차이가 있나

“배우 메이크업은 아무래도 큰 이미지 변신보다는 배우들이 가진 이미지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장점을 끌어내는 것에 주력한다. 가수의 경우는 곡이나 콘셉트에 따라서 이미지 변신을 자유롭게 시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아티스트의 색깔을 보다 많이 표현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Q. 특별히 결과가 만족스러웠던 작업을 꼽자면?

“현아. 포미닛 때부터 꾸준히 담당했지만, 특히 현아가 솔로 활동을 시작할 때 발표한 ‘체인지’라는 싱글앨범을 작업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일본에 비해 한국은 메이크업이 획일화되어 있는 편이었고, 특히 컬러 사용 등에 제한이 많았다. ‘체인지’ 앨범 활동 당시 눈 밑에 별을 그린다 던 지, 몸에 타투를 그린다 던 지 하는 보다 아티스트다운 작업,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과감하게 시도해 볼 수 있었기에 기억에 남는다”

Q. 국내 색조 브랜드 ‘미샤’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셨다

“미샤의 화보 메인 커버를 2010년부터 2015년경까지 약 4~5년간 담당했다. 당시에는 한국브랜드가 그렇게 개별적인 룩 작업을 하는 경우가 없던 터라, 최초로 그런 작업을 시도하는 브랜드와 같이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의미가 컸다. 특히 내가 직접 분석한 트렌드와 타겟층을 바탕으로 출시한 컬러들이 실제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을 때, 내 생각과 대중의 생각이 일치했다는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슈에무라나 RMK같은 동양계 색조 브랜드의 경우 다소 난해한 색들이 많다. 룩 작업만 보자면 완성도 높고 유니크하지만, 실제 판매로는 연결되기 어려운데, 미샤에서 출시했던 컬러들은 대중적으로 반응이 좋아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Q. K-메이크업에 대해서 정의하자면

“일본에서도 공부해보고 새삼 느낀 점이지만, 한국이 굉장히 디테일에 강하다. 색상 사용의 단조로움이나 획일화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정교하고 꼼꼼하다. 일반적으로 손재주가 있는 것 같달까. 의외로 진하고 강하게 하는 것보다 연하고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더 어렵고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예전에 한창 중국 영화배우 탕웨이가 한국에서 받은 메이크업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동일 인물임에도 중국에서 메이크업을 받았을 때보다 훨씬 어려 보여 한국식 메이크업의 좋은 예로 회자 되곤 했었다”

Q. 스타들뿐만 아니라 웨딩 메이크업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 코코미카 웨딩 메이크업만의 특별한 점이 있나

“신부님들께서 제일 많이 강조하시는 부분은 단연 ‘작은 얼굴’과 ‘동안 이미지’이다. 코코미카 웨딩 메이크업은 기본적으로 ‘영 앤 내추럴’을 지향하기 때문에 깨끗하고 가벼운 메이크업을 추구하시든, 다소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을 추구하시든 기본적으로 맑고 어려 보이는 이미지를 가지고 간다. 어려 보이는 이미지를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피부표현으로, 메이크업의 70~80%는 베이스 메이크업이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세월이 지난 뒤 봐도 촌스러움이 묻어나지 않게끔 동양인 피부에 잘 어울리는 피치 컬러 등을 사용해서 영해 보이면서 세련되게 연출한다”

“또 웨딩 당일은 일반적으로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날이고 특별한 날인만큼 긴장을 많이 하게 되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가 신부님들께 항상 말씀드리는 부분 중 하나는 우리는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왔기 때문에 팀워크가 좋다. 헤어나 메이크업을 따로 진행하시는 경우에 비해 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조화로운 스타일링이 완성될 수 있다”

Q. 웨딩을 앞둔 신부님들께 피부 관리 팁을 드리자면?

“갑작스러운 피부과 시술은 오히려 진피층이 자극되어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꾸준히 홈케어를 해주시는 편이 좋은데, 수분 섭취는 적어도 석 달 전부터는 충분히 보충해주시는 게 도움이 된다. 또 웨딩 2주 전 정도부터 매일 1일 1팩을 꾸준히 하시는 것도 효과적인 홈케어 방법이다”

Q. 요즘 웨딩트렌드는 어떤지?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자몽상’. 올해 팬톤이 선정한 트렌드 컬러인 ‘리빙코럴’이 웨딩 메이크업에도 적용되어 섀도 등에 반영됐다. 또 헤어는 자연스러운 잔머리를 살리는 스타일이 몇 해 전부터 꾸준히 인기 있는데, 인위적이지 않으면서도 애교스러운 점이 특징이다. 또 최근에는 신랑님들의 뷰티 의식이 많이 높아지고 본인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 보다 주도적으로 본인의 의견을 반영해 메이크업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아이라인이나 아이 메이크업 같은 여성의 전유물 같은 색조 메이크업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는 추세이다”

Q.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가장 뿌듯할 때는?

“우선 기본적으로 메이크업아티스트로서 메이크업을 받은 고객들에게 기쁨과 만족을 드려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종종 메이크업을 받으신 신부님들의 지인분들께서 기억해주셨다가 몇 년이 지난 뒤 결혼하실 때 잊지 않고 찾아와 주실 때는 정말 감동적이다. 또 벌써 17년간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다 보니 많은 제자들이 양성되었다. 메이크업을 배우는 친구들이 순수하게 메이크업만 하며 같이 일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어서 코코미카를 오픈했다. 제자들이 커가는 모습,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

Q. 메이크업에 대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는지?

“매 시즌이 지날 때마다 꾸준히 컬렉션을 챙겨 본다. 또 팬톤 컬러 등을 찾아보며 연구한다. 패션이라는 큰 흐름에서 뷰티 트렌드 역시 파생되기 때문이다. 시대에 흐름에 맞춰 꾸준히 트렌드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셀렙분께서는 내 메이크업은 항상 트렌드에 맞춰 변화가 있어서 좋다는 기분 좋은 피드백을 주시기도 하더라”

Q. 일본 메이크업과 한국 메이크업의 차이점이 있다면?

“작년에 k-뷰티에 대해 강의하러 오사카와 교토에 다녀왔다. 예전에는 우리가 일본으로 메이크업을 배우러 갔는데, 이제는 역으로 일본에서 한국 메이크업이 유행하는 것이 신기했다. 일본과 한국은 눈썹 패턴 등 메이크업 스타일이 전반적으로 많이 다른 편인데 많이 이제는 많이 한국화 되었다. K-pop, 한국 드라마는 물론 유튜브 등의 영향도 큰 것 같다. 한국인 아티스트로서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꼈다”

Q. 2019 하반기 메이크업 트렌드의 흐름은?

“우선 2019 FW에서는 현대적이면서 클래식한, 당당한 여성의 무드를 주된 테마로 예상한다. 상반기에도 강세였던 코럴 컬러의 유행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가을 겨울 시즌에 맞게 보다 톤 다운된 베이지 등이 믹스되어 좀 더 차분하고 누디하게 연출될 것 같다. 건강한 피부표현과 윤기 있는 피부와 립, 선명한 아이라인과 은은한 치크에 본연의 결을 살린 눈썹으로 자연스럽고 클래식한 느낌이 전반적인 특징이다”

Q. 메이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기본적으로 피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아이메이크업에 신경을 쓰는 편인데 개인이 가지고 있는 눈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느낌으로 메이크업을 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눈꼬리가 올라갔다면 내려주고, 비대칭인 경우에도 메이크업으로 양쪽 균형을 맞춰준다. 지금은 민낯을 봐도 그 사람의 메이크업 후의 얼굴의 윤곽이 그려진다”

Q. 일반인들을 위한 메이크업 팁

“요새 유튜브를 보며 메이크업을 배우는 분들이 많다. 유튜브 메이크업은 방송 영상 속에서 또렷해 보여야 하므로 일반적인 메이크업보다 훨씬 진하게 표현한다는 것을 알아두셨으면 좋겠다. 가끔 유튜브에 나온 메이크업을 그대로 따라 한듯한 분들을 길에서 마주칠 때가 있는데, 대게 20대 초반의 어린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 나이대에는 너무 진한 메이크업보다는 깨끗하고 가벼운 메이크업이 훨씬 돋보일 나이다. 영상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맞는 변형이 필요하다”

Q. 대표님만의 피부 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피부과를 꾸준히 간다. (웃음) 나이가 들면 노화가 오기 때문에 적당한 시술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스킨 케어라인을 계절별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봄 여름철에는 라이트한 제품을, 가을과 겨울 철에는 아침에는 물 세안만 하고 ph 농도가 낮은 세안제를 사용해 보습에 신경 쓰는 식으로. 또 제 스승이기도 한 우현중 원장님이 론칭한 수마노의 패치 마스크팩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Q. 요새 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일단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하면 청담동 아티스트들로만 그 의미가 국한되어 있었다. 요새는 매체가 발달하면서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 다양한 정보들을 보고 공부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나간다. 현직에 있는 우리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발견하기도 하고, 역으로 배우기도 한다. 예를 들어 눈 밑에 어두운 색으로 셰딩을 넣어서 애교살을 만든다든지 하는 그런 독창적인 생각들. 정석대로라면 눈 밑에 어두운 컬러를 발라 밝은 이미지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트렌드에 뒤처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자주 새로운 콘텐츠들을 체크한다. 특히 이사배씨 채널은 그분이 유명해지기 전부터 구독하고 있는데, 그분은 현직 아티스트들이 인정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Q. 직접 유튜브에서 활동할 의향은 없나

“지금 계획 중이다. 채널을 만들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확하지 않다. 형식은 아마 샵에 오시는 셀렙들과의 대화 같은 일상적인 것부터, 셀프 메이크업 영상이나 모델을 대상으로 팁을 알려드리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 볼 예정이다. 아직 시작단계이니만큼 여러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

Q. 한동안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내건 제품들도 많이 출시가 됐었는데, 제품 출시에 대한 생각은 없는지,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내 최종 목표기도 하다. 언젠가는 내 이름을 내건 제품을 만드는 게 꿈인데, 미카라는 이름은 우선 타 브랜드에서 이미 선점을 해버리긴 했다. (웃음)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꼽자면 RMK의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루미코를 꼽을 수 있겠다. 동양인의 피부에 잘 어울리면서도 화사하고 투명한 색감이 아주 예쁘다”

Q.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화려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르다. 현실은 매일 새벽에 기상하고 본인 시간도 거의 없다. 보이는 모습에 현혹되기보다는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본질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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