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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어벤져스:엔드게임, 지금까지 이런 마무리는 없었다(스포주의)

2019-04-24 21: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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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윤 기자] 'MCU 팬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어벤져스:엔드게임'은 식상하지만 '종합선물세트', 혹은 '총망라'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다. '아이언맨'(2008) 이후 11년 동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21편의 작품을 빠짐없이 봐온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안겨준다. 한 편도 빠짐없이, 그리고 N차 관람까지 했다면 그 감동은 N배가 된다. 만약 영화 '보헤미안랩소디' 때처럼 '싱어롱관'이 '엔드게임' 때도 생긴다면 아이맥스관만큼 강력히 추천한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양손을 높게 들거나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고 싶은 장면이 영화시작 1시간 이후부터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어벤져스:엔드게임'(Avengers:Endgame)은 인피니티 스톤 6개를 모두 모으는 데 성공한 타노스(조슈 브롤린)가 세상의 생명 절반을 먼지로 만들어버린 '어벤져스:인피니티 워'(2018)의 속편이다. 살아남은 어벤져스들과 타노스의 마지막 대결을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

‘인피니티워'와 '엔드게임'은 한 번에 촬영됐다. '파트1'에 해당되는 '인피니티워'가 파격엔딩과 함께 공개된 후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수많은 예측과 설이 난무했던 건 당연한 일. 하지만 '엔드게임'에서 스포일러 노출에 대한 위험은 '인피니티워'와는 다른 차원에서 무척 높다. 개수가 아니라 정서적 차원에서 그렇다. 알고 보는 것과 예측은 했지만 '혹시나' 하는 상황에서 보는 감정은 엄연히 다르다.



'인피니트워'는 영화사에 남을 만큼 충격적인 결말을 안겨줬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뇌피셜'들이 나왔다. 언제나 그렇듯 거의 대부분이 틀리지만 설정 몇 개는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맞췄다고 마냥 좋아할 필요는 없다. 그게 영화의 결말과 이어지면서 안겨주는 충격은 충분히 식음을 전폐할 수준이니까.

‘엔드게임'은 '인피니티워' 때처럼 초반 10분 예상을 깨는 강렬한 사건 이후 차분하고 감성적인 연출이 꽤 긴 시간 이어진다. 그 때 풀 샷이 아니라 클로즈업이 이어진다. 충격적인 사건은 캐릭터와 관객 모두에게 같은 심리를 안겨준다. '절망' '치유' 등의 단어의 사전적 의미로 담기 힘든 복잡 미묘한 감정이 캐릭터에서 캐릭터로, 신에서 신으로 넘어간다. 클로즈업은 캐릭터의 이런 내면에 섬세하게 동화되는 데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이다. 여기에 담긴 뉘앙스는 영화 후반부에 대규모 액션과 함께 휘몰아치는 캐릭터들의 감정선과 밀접하게 이어진다.



’인피니티워'는 파격적인 결말만큼 희대의 오역사건으로도 유명했다. 그 정점을 찍었던 단어이자 이번 영화의 부제 '엔드게임'은 '최종단계' '최종회' 등으로 해석된다. 이 단어는 '인피니티워'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본 14,000,605개의 미래 중 타노스와의 전투에서 이길 유일한 경우의 수를 나타낸다. '엔드게임'은 이번 영화를 끝으로 마블과의 출연계약이 끝나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의 MCU 마지막 영화기도 하다. 제작진은 '인피니티워'와 '엔드게임'이 완전히 다른 톤의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건 최후의 전투, 그리고 그동안 MCU를 이끌었던 핵심 캐릭터들이 출연하는 마지막 영화지만 '가망이 없는' 분위기가 지배하지는 않는다. 그 오역사건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는 '엔드게임'을 관통하는 정서가 다시 한 번 더 확인해준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가야할 두 가지 '치명적' 관전포인트도 언급 안 할 수가 없다. 첫 번째. 토르(크리스 햄스워스)는 자신의 세 번째 솔로무비 '토르:라그나로크'에 이어 또 한 번 파격적인 외모변신을 선보인다. 그 충격의 강도는 엄청나다. 스포일러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두 번째. 감독 루소 형제는 '인피니트워' 당시 후반부 와칸다 대규모 액션신에서 블랙팬서(채드윅 보스만)가 외쳤던 '와칸다 포에버'가 그렇게 멋질 줄 몰랐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엔드게임'에서는 '와칸다 포에버'를 '새우'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멋진 멘트가 주요캐릭터에게서 나온다. 이 외침이 주는 감동의 강도 때문이라도 상영전 화장실 다녀오는 건 필수다.

200만 이상의 예매량으로 역대급 기대를 모으고 있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오늘(24일) 개봉.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p.s: 이 영화의 평점을 굳이 매겨야한다면, 10점 만점에 3000점을 주고 싶다. 이유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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