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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M 재범 '떠나는 것인가, 떠밀려 가는 것인가?'

2009-09-08 21:32:06

2PM 박재범의 ‘한국비하’ 논란이 단순한 ‘논란’의 선을 넘어섰다.

그가 JYP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었던 2005년, 미국 사이트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글이 시발점이 되어 점점 사태는 점입가경으로 흘러 ‘2PM 탈퇴’라는 결과까지 불러왔다.

재미교포인 재범이 작성한 영어로 된 짧은 글들은 한글로 번역되어 유포되었고 이는 현재의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한국이 역겹고 싫다’라는 내용으로 압축할 수 있는 이 글은 재범의 ‘2PM 탈퇴, 한국 퇴출’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만들어 냈다.

이와 관련한 기사에 달린 수천개의 댓글 대부분은 그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재범에 대한 공격이 그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 4년이라도 박재범은 박재범!
재범이 글을 올렸던 시점은 2005년. 그는 가수가 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연습생이었을 뿐,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칠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자라온 그는 홀홀단신 한국으로 건너와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늘어놓은 푸념은 4년 뒤 ‘한국과 한국인 모욕’이라는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왔다.

이에 재범은 “그때 제가 한국에 대해 표현했던 건 제가 당시 제 개인적인 상황이 싫어서 감정적으로 표현을 했던 것”이라며 “철도 없었고 어리고 너무 힘들어서 모든 잘못을 주위상황으로 돌리는 실수를 했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럼에도 네티즌들은 냉정했다. 결국 ‘박재범 연예계 퇴출 서명운동’이라는 극단적인 사태까지 발발한 것이다.

“아무리 철이 없었다고 해도 어떻게 그런 글을 쓸 수 있느냐”, “자신의 뿌리가 한국인임을 망각한 행동이다”, “한국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온 비즈니스 국가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 사과문 하나면 끝?
단단히 뿔이 난 네티즌들은 사건이 발생한 당일 재범과 JYP측에서 올린 사과문에도 냉소적이었다. 또 그날 저녁 예정되어 있었던 스케줄을 그대로 소화한 것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같은 2PM의 멤버인 우영 역시 미니홈피를 통해 재범을 감쌌다는 이유로 뭇매를 맞았다.

이에 재범은 MBC 일밤의 ‘노다지’에서 하차했으며, 2PM은 모든 활동을 전면 중단, 본인은 탈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 한국이 싫어? “그럼 떠나라”
현재 재범의 ‘한국비하’ 논란은 국민 정서와 민족주의, 애국심으로까지 확대되며 논란을 낳았다.

한국에서 연예 활동을 하기 위해 왔으면서 한국이 싫고, 한국인이 짜증난다면 ‘떠나라’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감정적인 댓글로 넘쳐나는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들을 한 번쯤 본 사람들이라면 그 비난 수위가 결코 얕지 않았다는 느꼈을 것.


■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그러나 이쯤에서 네티즌 스스로도 자신을 한 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은 결코 ‘대한민국’에 회의를 느끼거나 불만을 가져본 적이 없었냐는 것이다.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어두운 뉴스와 입시 전쟁, 고용 불안 등과 같은 실질적인 문제를 몸소 체험할 때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낙담하고 실망감을 느낄 것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한국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돈만 있으면 외국으로 이민을 가고 싶다”, “우리나라가 이렇지 뭐”라는 말을 쉽게 한다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범이 이토록 비난을 받은 것을 무엇 때문일까?

문화적 차이에서는 오는 괴리감을 한국이라는 나라에 표출할 수밖에 없었던 18살의 소년이 썼던 글이 논란이 된 것은 그가 현재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5년 전 그는 불확실한 미래와 낯선 한국에 두려움을 느끼는 한 명의 연예인 지망생에 불과했다. 물론 누구나 자신이 내뱉은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당연하지만 어떠한 공식적인 자리도 아닌 친구와의 안부를 묻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 올린 글로 인해 이렇게까지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는 다소 아이러니다.

여기에 그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재미교포라는 사실도 비난을 더하는데 한 몫을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에서 자란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타국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은 크게 납득가지 않는 대목이다.

결국 재범은 논란 4일 만에 ‘탈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한국에 연고가 전혀 없는 그는 곧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것으로 알려졌다.

떠밀려나듯 떠나는 그가 오히려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이란 나라에 두려움을 크게 느끼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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