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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사랑의 불시착’한 손예진…현빈x손예진, 박지은표 로코를 만나다 (종합)

2019-12-09 17:22:02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제목이 익숙하다. 박남정이 1988년에 부른 곡 ‘사랑의 불시착’과 제목이 같아서다. 옛적 가요와 제목이 같다는 기자의 지적에 이정효 PD는 그 역시 박지은 작가로부터 제목을 처음 듣고 놀랐다며, 영어 제목도 생각하고 보다 고급스러운 제목도 생각했지만 이만한 제목이 또 없다고 강조했다.

tvN 주말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극본 박지은, 연출 이정효)’의 제작발표회가 9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정효 PD, 배우 현빈, 손예진, 서지혜, 김정현이 참석했다.

‘사랑의 불시착’은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와 그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의 절대 극비 러브스토리. MBC ‘내조의 여왕’,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 SBS ‘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 등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다.

그간 tvN ‘로맨스가 필요해 2012’ ‘굿 와이프’ ‘로맨스는 별책부록’, OCN ‘라이프 온 마스’ 등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정효 PD는 “판타지면서 유쾌하고 발랄한 ‘로코’”라며, “극중 북한은 그곳이 실제적으로 그려지기보다 등장인물의 로맨스를 가능케 하는 단절된 공간으로만 등장한다”고 알렸다.

‘북에 사고로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와 그를 지키려는 북한 장교’라는 설정은 그것을 현실감 있게 그리자니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로 변질되기 쉽고, 또 가볍게 그리자니 자칫 작품이 유치해질 수 있는 설정이다. 기자의 질문에 이정효 PD는 “리얼한 북한이 아니다”고 다시 언급했다. 그는 “박지은 작가님께서 유쾌하고 발랄하고 재밌는 대본을 써 주신 만큼 출연진의 ‘케미’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현빈은 북한 최전방 경비대 대위 리정혁 역을 맡았다. 평양에서 대대로 군 고위급을 지낸 명문가 출신 특급 장교로,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원칙주의를 가진 강인하고 절제된 인물이다. 특히 리정혁의 무뚝뚝한 말투와 반듯한 태도는 현빈이 영화 ‘공조’에서 맡은 과묵한 북한 형사 임철령 역과 판박이다. “두 번째 북한 역할”이라고 기자의 질문을 되뇐 현빈은 “두 인물 모두 단단하고 묵직하고 강인하다. 직업적 특성 때문”이라며, “하지만 리정혁은 그 모습 외에 다른 모습도 많다. 따뜻하고 순수하고 순박하고 허당기도 있다. 그 점이 역할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손예진은 미모와 능력을 다 갖춘 재벌 3세 윤세리 역을 맡았다. 남부러울 것 없는 완벽한 상속녀로 태어났지만 그만의 독자적 패션 브랜드를 구축한 사업가로, 순간의 감정보다 늘 사업을 우선으로 둔 그가 북에서 리정혁을 만나고 점차 변화되기 시작한다. 앞서 손예진은 “윤세리는 존재 자체로 엉뚱한 웃음을 유발하는 인물”이라며, “사람들이 기대하거나 예상하는 바를 기분 좋은 방향으로 깨나가는 이”라고 전한 바 있다.

언제나처럼 솔직했다. 이날 손예진은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윤진아 역과 이번 역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예쁜 누나’라고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다. ‘밥누나’보다 ‘예쁜 누나’가 더 듣기 좋지 않냐”고 부탁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손예진은 “‘예쁜 누나’ 때는 평범한 직장 여성을 통해 내추럴한 생활 연기를 보여 드렸다면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정말 캐릭터적인 역할을 선보이게 됐다”며, “작가님께서 대사를 맛있게 써 주신다. ‘그것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고 시청자 분들께서 극중 비현실적 상황에 몰입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에도 중점을 두고 촬영 중”이라고 답했다.


그간 현빈과 손예진은 영화 ‘협상’ 출연 후 열애설에 두 차례 휘말린 바 있다. 그런 두 사람이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는 작품에 나란히 출연, ‘사랑’을 연기한다. 현빈은 “웃어넘겼던 일”이라며, “작품을 선정하는 데 열애설은 그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 예진 씨와 같이 작품을 했고, 그 작품으로 친분 관계가 쌓였고,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고 싶은 상대 배우였고, 이런 기회가 왔고, 해서 이 작품을 흔쾌히 선택했다”고 했다. 손예진은 “로맨틱 코미디든 멜로든 또 한 번 같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다”며, “나 역시 전혀 고민하지 않았고 좋은 대본이니까 같이 작품에 출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만 했다”고 알렸다.

서지혜는 평양 상류층 ‘맵짠녀(퀸카의 북한 말)’ 서단 역을 연기한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첼리스트이자 평양 여자의 워너비로, 솔직하고 당당한 걸크러시 매력과 함께 사랑 앞에서는 순수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는 인물이다.

김정현은 사람을 홀리는 화려한 언변으로 재벌가 사교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젊은 사업가 구승준 역을 표현한다. 앞서 김정현은 “구승준은 본인이 얻고자 하는 것에 대한 욕망이 강렬한 사람”이라며,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 그의 매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정현은 그가 맡은 역할에 과몰입한 나머지 섭식과 수면에 장애를 겪으며 MBC ‘시간’에서 중도 하차한 경력이 있다. 그로부터 약 1년 만의 복귀다. 이날 김정현은 “그때 좋지 않은 모습으로 마무리를 지어서 송구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많은 분들의 배려 덕에 염치없게도 건강이 많이 좋아진 상태”라며, “걱정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또 걱정을 끼쳐서 죄송하다”고 했다. 14일 오후 9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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