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 영화감독 권남기 "연기자 윤은혜, 데뷔 도왔죠."②

2009-06-17 17:43:03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권남기 감독은 연출부 막내로 뜨거운 청춘을 보냈다고 한다. 그 시절에는 세월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지냈다는 권 감독은 20대를 밥과 소주만 있으면 언제나 즐거웠던 때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집안의 반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모님의 눈에는 다 큰 아들이 하는 일이 빈둥거리는 것처럼 보였던 것. 결국 그는 택시기사 자격증을 따서 아버지 앞에 내밀었다고 한다.

“어른들은 ‘기술’을 최고로 치시잖아요. 자격증을 내밀면서 아버지께 말씀드렸죠. ‘택시하면서 집도 사고, 자식도 키우는 분들도 많습니다. 정안되면 운전이라도 할테니 걱정마십시오.’라고 했더니 그 뒤로 묵묵히 저를 지켜봐 주시더라구요.”

연출부 막내, 조연출, 연출까지 거쳐 올라오면서 영화계에 오래 몸을 담고 있었던 만큼 주변에 친한 지인들도 많을 텐데?

“지금도 동료들과 술자리를 자주 갖습니다. 친한 배우들과도 종종 만나는 편인데, 여배우들과는 별로 친하지 않아요. 주변엔 다 남자배우들이죠.”

그의 말에 ‘카리스마 탈출기’를 함께 했던 윤은혜가 떠올랐다. 가수에서 배우로의 전환점이 된 첫 작품이 바로 ‘카리스마 탈출기’였는데, 이제는 명실공의 시청률 대박 배우가 되었다. 그 때 더 친해지지 못한 것이 아쉽지는 않은가?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쉽거나 그런 없어요. 물론 잘돼서 기쁘죠. 은혜가 처음으로 연기에 데뷔한 작품이 저와 함께 한 영화이기 때문에 뿌듯한 마음도 있습니다.”

윤은혜의 첫 인상을 ‘보이쉬했다’라고 떠올리며 그녀와 얽힌 에피소드를 전했다.

“‘카리스마 탈출기’가 드라마 ‘궁’에 캐스팅되는데 일조했죠. 하하. 은혜가 ‘궁’ 오디션을 준비하는데 기존에 연기를 한 적이 없어 저희 영화에 출연한 편집본을 CD로 만들어줬어요. 그 뒤로 쭉쭉 크더라구요.(웃음)”

영화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하는 작업인 만큼 크고 작은 싸움이 날듯한데?

“물론 안으로 밖으로 크고 작은 트러블들이 없을 수는 없겠죠. 더러 쫑파티 때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다툼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일은 드물죠. 조명, 음향 등등 각 파트마다 ‘파트 장’이 있어서 조율이 잘 되는 편입니다.”

시나리오 작가라고 해서 뚝딱하면 시나리오가 나오지는 않을 터. 그만의 특별한 작업 방법은 무엇일까?

“보통 회사원들이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책을 읽은 글을 쓰든 그 시간 동안에는 책상에 앉아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요즘엔 주로 학교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어떤 작가와 감독들은 작품에 집중하기 위해 지방의 펜션에 묶기도 하고 여관을 빌려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전 그런 장소에는 그렇게 구애받지 않은 편입니다. 보름 정도는 초고를 작성하고 주변에 의견을 많이 묻고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합니다.”

남들에게 자신의 자식과 같은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단점을 지적받는 일이 처음에는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라는 것이 결국엔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평가받는 것이 때문에 겁을 내서는 안된다고. 권 감독은 평론가들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관객이라고 말한다.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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