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권남기의 맛있는 영화 이야기] 오늘의 요리 <봄날은 간다>②

2009-08-08 10:44:42

주방장 : 권남기
오늘의 추천 메뉴 : <봄날은 간다>
요리 종류 : 한국 영화, 멜로 영화
주재료 : 소리, 사랑, 라면, 할머니, 실연

소리로 듣는 맛
과연 소리에 어떤 맛이 있을까? 이 영화는 소리로 많은 맛을 표현하고 있다. 그게 단지 뚝배기에서 된장찌개가 끓거나, 후라이팬에서 생선이 튀겨지는 그런 소리가 아니다. 상우와 은수는 여러 자연의 소리를 담으러 소리 여행을 떠나면서 관객들에게 잊고 있던 소리들을 들려준다. 영화를 통해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어느새 소리는 감성을 맛을 일깨워주고 있다. 관객들은 영화와 함께 겨울 파도 소리의 차가운 맛, 대나무숲 바람소리의 싱그러운 맛, 눈 내리 산사 풍경소리의 포근한 맛, 시냇물 소리의 청량한 맛, 보리밭의 흔들리는 보리 소리의 구수한 맛 등을 맛보게 된다.


요리의 백미
<봄날은 간다>는 사랑이 떠난 뒤 남은 상우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그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 바로 은수가 이별을 통보하는 장면이다. 아파트 입구 상우와 은수가 마주보고 서있다. 은수가 담담히 이별을 통보한다.
"우리 헤어지자"
"… 내가 잘할게"
"헤어져"
"너 나 사랑하니?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사랑의 끝을 알리는 여자와 그 사랑을 이어가려는 순진한 남자의 마음이 절제된 감정 안에서 너무도 잘 표현되어 있다. 많은 말이나 눈물로 표현되지 않았지만 그들의 감정 밀도는 너무 높아서 순간 폭발할 것 같다. 이 장면을 보면 이별이란 이미 서로에게 차곡차곡 쌓여있는 감정이며, 느끼고 있지만 단지 먼저 통보하기가 힘든 것이다.


디저트
애드리브 -이 영화의 대사들은 70% 가량이 배우들의 애드리브이거나, 혹은 현장에서 즉석으로 고친 것이라고 한다. 라면 끊일 때 이영애가 생라면을 먹는 장면이나, 수북이 쌓인 밥을 보며 “내가 못 먹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것 모두 애드리브.

영화의 장소들
대나무숲 -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동막리 신흥사인근 강화순 할머니댁
바닷가 - 삼척시 맹방해수욕장
새벽 산사 - 삼척시 근덕면 신흥사
은수 아파트 - 동해시 묵호동의 삼본 아파트 304 호
개울 - 강원도 정선군 여량 아우라지
기차역 - 강원도 정선역
보리밭 - 전남 강진군 탐진만의 보리밭
벚꽃길 - 강원도 삼척 시가지


영화 <낮술>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와 은수가 처음 만났던 정선역과 대합실 의자가 <낮술>에서 영화 속의 은수 흉내를 내는 장면으로 이용된다. 또한 남자 주인공이 영화에서 다른 인연을 만나게 되는 장소로 이용된다.

■ 글 : 권남기 (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
■ 일러스트 : 권경민 (남서울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 교수)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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