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①] ‘26년’ 진구 “우린 마치 자살특공대 같았다”

2012-12-05 20:04:59

[이정현 기자/ 사진 김강유 기자] “‘26년’은 시사회부터 달라요. 저를 본 관객분들이 ‘와 연예인이다’가 아니라 고마워 하시는게 느껴졌어요. ‘살아있다’에 대한 미묘한 떨림이랄까”

영화 ‘26년’은 강풀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의 피해자 유가족들이 26년이 지난 후, 학살의 주범을 단죄하기 위해 하나로 뭉치는 내용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누구’라고 정확하게 지칭되진 않았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인물을 소재로 하는 탓에 제작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제작비를 구하지 못해 제작이 무산되고, 감독과 배우들이 교체됐다. 그리고 결국 완성된 영화 ‘26년’은 11월29일 개봉해 극장가에 파란을 일으켰다.

영화 ‘26년’이 공개되고 난 후 많은 이들이 진구를 칭찬했다. 전라도 광주 출신 조폭, 곽진배를 연기한 진구는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축이기도, 잔뜩 무게가 실린 주연 배우들 사이에서 쉼표가 되기도 했다. 거기다 쉽지 않았을 출연결정까지.

하지만 진구는 칭찬에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잘했다”라는 말에 기분이 나빠질 이 누구 있겠냐만은 다음을 위해서라도, 작은 성공에 도취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칭찬을 멀리하려 했다.

“제가 ‘26년’에 출연한 것 자체에, 혹은 제가 4년 동안 작품을 기다린 것이 아니냐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26년’이 저를 기다려 준 게 맞죠. ‘26년’을 만든 청어람은 고생했지만 저는 아니에요. 1년에 한편씩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죠. 제가 기다렸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옮지 않아요. 오히려 제가 큰 선물을 받았죠. 청어람에게, 그리고 직접 제작에 참여해주신 관객 분들에게”

‘26년’은 역사의 무게를 안고 가는 영화다. 수차례 제작이 무산됐던 것도, 우려와 관심을 한꺼번에 받았던 것도 역사에서 온다. 그렇지만 “무거운 역사가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는게 진구의 말. 한여름에 촬영된 ‘26년’의 현장은 오히려 더 쾌활하고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아스팔트에 구르다 상처가 나도, 지독한 더위가 계속 이어져도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의 눈빛은 살아있었고 진구는 이를 “우리는 마치 자살특공대 같았다”고 표현했다.

“즐거운 현장이었지만 촬영에 들어갈 때는 비장함이 흘렀어요. 우리는 ‘26년’을 영화로 찍고 있지만 실제로 아픔을 겪어온 분들이 살아계시니까, 아직 상처를 가지고 계실테니까. 어설프게 만든다면 그 분들께도 누를 끼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쩌면 당연한 부담. 그러기에 더 열심히 했죠. 목숨을 내놓고 촬영하는 사람들이랄까. 어쩔 땐 미친 사람들 같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진구는 억지로 광주 민주화운동 피해자 유가족들의 아픔을 이해하려 들지는 않았다. “아픔을 공유한다고 해서 상처가 지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진구는 “광주에서 영화 촬영 협조를 구할 때 였다. 어떤 분이 ‘그 사람’을 죽이냐고 물었는데 즉답을 못하니 못 도와준다고 그러더라. 시원하게 결말 내지 못할 거면서 왜 상처가 아무는 사람들의 속을 긁냐고… 그 말이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공유하기 보다는 그때의 상처를 기억하고 알리는 것에 더 집중하고 싶었단다.

“아픔은 주입하는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26년’을 접하기 전엔 몰랐던게 너무 많았고 그 분들게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어요. 역사 청산하기 운동도 의미가 있겠지만 청산하더라도 또다시 그런 비극이 일어나면 무슨 소용일까요. 무엇보다 잊지 않았으면 해요. ‘26년’은 그런 영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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