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 ‘인랑’ 강동원, “CF 멀리하는 이유? 배우니까요”

2018-09-04 18:24:44

[임현주 기자] 7월25일 개봉작 ‘인랑’ 임중경 役.

올해로 15년째 연기를 하고 있는 강동원이지만, 그는 아직도 연기에 목말라한다. 매년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 이유 또한 자신의 연기가 다양해지길 소망하기 때문이다. 비논리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강동원과 개봉당일인 7월2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허투루 말하는 법이 없는 그는 어떤 질문이든 솔직하고 진솔하게 대답했다. 유쾌함은 덤이다.

“영화를 많이 찍기 위해서 광고를 최대한 줄이고 있어요. 1년에 한 작품만 하는 건 적다고 생각해요. 근데 영화 한 편당 홍보를 3~4개월 정도 해요. 그만큼 관객 앞에 노출을 많이 하는데 ‘또 쟤만 나오네’ 하실 것 같아서.(웃음) 광고도 그렇고 사실 이런 것들이 소모되는 거라 생각하는데 영화 관계자 분들 입장에서는 영화가 잘 되어야 하니까. 원활한 협의를 통해 어떻게 하면 스태프들도 편하고 질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죠.”

‘1987(감독 장준환)’을 통해 시대의 비극을 온몸으로 관객의 심장에 깊이 새겼던 강동원이 ‘인랑(감독 김지운)’으로 늑대와 인간사이의 최정예 특기대원 임중경으로 변신해 고강도 액션부터 복잡적인 감성까지 표현해 냈다.

- 김지운 감독이 동원 씨를 ‘진정한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서 캐스팅했다더라고요.

감독님이 ‘얼굴대잔치’ ‘잘생긴 놈이 가면 잘생긴 놈이 또 온다’ 이런 말들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촬영할 때는 전혀 그런 말씀 없으셨는데.(웃음) 영화홍보차원에서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 실사화하는 지점에서 부담이 있었을 법해요.

최선을 다했어요.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하는 부분에 있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만큼 다 했고요. 하지만 늘 아쉬운 지점이 있기 마련이죠. 그렇다고 돌아가면 뭘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개봉시기를 바꾸지 않을까 싶어요. 너무 대작들과 붙게 돼서.(웃음)


- 현장에서 가장 편했던 상대가 있다면요.

다들 각자 본인 일을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에요. 서로 의지하는 것 없이 쿨 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안 친한 것은 아니에요.(웃음) 여름부터 봄까지 8개월을 찍었거든요. 아무래도 상대배우였던 효주 씨와 가장 자주 만나서 편했죠.

- 개봉하기 전에 열애설이 터지는 해프닝도 있었죠.

전혀 의도치 않은 사진이라... 함께 영화를 만들었던 사람들에게 죄송한 마음이에요. 영화보다 더 이슈되는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들어요.

- 미래 SF인데 지금과 그렇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영화에서 나오는 차량들도 그렇고.

2029년이라는 설정이 사실 현재와 많이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드리려고 설정한 거였어요. 오히려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서 조금 더 후퇴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죠. 미래 SF를 너무 강조했나 봐요.(웃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과 현재가 많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너무 지금이랑 똑같으니까 차량도 다 바꾸고 싶었는데 그만큼 예산을 써야한다고 해서... 그래도 10년 넘게 같은 차를 타시는 분들도 있잖아요. 저만해도 8년 전에 샀던 차 아직도 타고 있고.


- 제작비만 200억이라고 들었는데.

200억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SF영화를 찍기엔 쉽지 않죠. 관객들의 눈도 점점 높아지고 예전에 비해 근무시간도 줄어드는데 그 안에서 잘 뽑아내야하니까. 예전엔 몰아서 찍기도 했는데 이제는 칼같이 끝내야 해요. 그런 근무환경에서 예산도 정해져있고 많이 힘든 것 같아요. 원활한 협의가 이뤄져야 할 텐데. 어떻게 하면 스태프들도 편하고 질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요. 현장에 계신 분들 모두가 기본적으로 영화를 좋아해서 일을 하는거지만, 배우려고 온 분들도 있잖아요. 스태프들이 오래 붙어있을 시스템이 되어야 하는데... 해결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 이번에 ‘쓰나미 LA’로 미국 영화 시장에도 도전하시잖아요.

미국은 우리와 다르게 무조건 빨리 찍길 원하더라고요. 거기서는 시간이 돈이니까. 한국 배우로 간만큼 창피하지 않게 하려면 영어도 잘해야 하잖아요. 영어 수업을 두 시간씩 하는데 타들어가는 느낌이에요. 수업하고 나면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고요.(웃음) 굉장히 잘하고 싶은데 걱정이에요. 촬영일은 다가오고 있고.

- 요즘 가장 스트레스 받는 게 영어회화군요.

영어도 영어지만 그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더 힘들어요. 미국은 완전 스트레이트예요. 예를 들어 어떤 게 가장 힘드냐는 질문을 받으면 한국은 말해도 되는 건가 싶어서 말을 못할 때도 있고 하잖아요. 미국은 바로 바로 말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운전만 해도 어깨를 들썩이며 막 소리를 질러요. 처음엔 제 나라가 아니니까 주눅 들었거든요. 지금은 같이 뭐라고 하면서 싸워요.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성격인데 해보니까 스트레스도 덜 받고 기분은 좋더라고요. 대신 동양 분들에게는 조심하죠.(웃음)


- 강동원 씨만의 작품 선택 기준이 있나요?

너무 신파적인 것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잔잔한 영화보다는 호러영화를 좋아해요. ‘케빈 인 더 우즈’ 같은 영화요. 발상 자체가 논리적이라서 더 좋았어요.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건 안 좋아하거든요. 날 것 같이 거친 영화들이 좋더라고요. 더 잘 와 닿고.

- 공포영화 제의가 온다면 하실 생각도 있겠네요?

그럼요. 오면 하죠. 대신 ‘곤지암’ 같은 영화는 말고요. 그런 부류의 영화는 유명한 배우보다 모르는 배우들이 나와야 관객들이 이입되고 스토리가 더 사는 영화니까.(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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