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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진이 천만 거부한 ‘완벽한 타인’, 이재규가 요리한 한국식 파스타 (종합)

2018-10-17 15:55:59

[김영재 기자] 충무로 배우들이 ‘완벽한 타인’으로 뭉쳤다.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의 언론시사회가 10월16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재규 감독,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가 참석했다. 이와 관련 ‘완벽한 타인’은 사전 모니터 시사회에서 고득점(4.4/5)을 기록한 사실이 영화 팬들의 시선을 끈다.

‘완벽한 타인’은 한정된 시간 동안 휴대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등을 공개해야 하는 ‘휴대폰 잠금해제 게임’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다. 완벽한 친구들이 완벽한 타인이 될 결정적 위기를 맞는 예측불허 이야기가 눈앞에 생생히 펼쳐진다.

이재규 감독은 “10대부터 70대 어른까지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라며, “그들에게 (작품이) 자기 삶의 일부분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연출 배경을 알렸다.

또한, “휴대전화는 나에게 제일 가까운 친구”라며, “문득 이 친구를 떠나서 지내고 싶다는 이율배반적 생각이 들었다. 이것을 소재로 다루게 되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듯했다”고 휴대폰이 극의 중심이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는 초반 몇 신을 제외하면 줄곧 모임의 리더 석호(조진웅)의 집에 카메라를 고정한다. 이재규 감독은 “공간이 다양하지 않다”며, “시각적으로 지루하지 않도록 다이나믹한 화면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노력을 소개했다. 노력은 연출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의 호연이 스크린을 꽉 채운다.

유해진이 뻣뻣한 변호사 태수를 연기한다. 태수는 어머니는 끔찍이 아끼지만, 아내 수현(염정아)에게는 냉랭한 인물. 관객은 수현에게 까칠한 태수를 보며 묘하게 색다른 신(新) 유해진을 만난다. 배우는 “태수는 권위적 인물”이라며, “뜻하지 않게 친구와 입장이 바뀌며 몰랐던 세계를 천천히 이해하게 된다”고 그가 연기한 ‘의리남’을 소개했다.


김지수는 정신과 전문의 예진을 표현한다. 태수가 ‘의리남’이라면, 예진은 넋두리할 사연이 많은 소위 ‘사연녀’다. 이날 김지수는 “개인적으론 놓치고 간 부분이 너무 많은 거 같아서 속상하다”며 그의 연기에 불만족스러움을 내비친 뒤, “작품은 시나리오로 읽은 것보다 훨씬 더 재밌게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작품 완성도엔 만족을 표했다.

중년 여배우가 설 자리가 없다. 작금의 한국 영화계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 가운데 ‘완벽한 타인’에서 김지수, 염정아, 송하윤은 누구의 아내로만 기능하는 대신 누구의 아내로서 극에 힘을 부여하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과연 기회는 흐름으로 확장될 수 있을까.

김지수는 “여배우가 설 자리가 별로 없다는 얘기를 여배우들끼리 많이 한다. ‘완벽한 타인’이 좀 잘 돼서 우리들이 설 자리가 많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완벽한 타인’에서는) 남자 배우 분들과 동등한 비중으로 연기할 수 있어서 즐겁고 행복했다”고 했다.


이서진이 사랑이 넘치는 ‘꽃중년’ 준모를 연기했다. 그는 제작보고회에서 ‘완벽한 타인’이 천만 관객을 돌파할 경우 그의 휴대폰을 공개하겠다고 마지못해 말했던 바 있다.

금일(16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배우는 극중 등장인물들처럼 ‘휴대폰 잠금해제 게임’을 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에 “이런 게임을 발상한다는 거 자체가 잘못됐다”는 말로 취재진의 웃음을 모은 뒤, “휴대폰을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서진은 행사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인사에서 “사실 ‘완벽한 타인’은 대본을 읽었을 때보다 촬영할 때가 좋았고,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처음 볼 때가 촬영했을 때보다 좋았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며, “천만까지는 웬만하면 안 들었으면 한다. 900만에서 끝나길 바란다”고 그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갈고 닦은 입담을 뽐냈다.

‘완벽한 타인’의 원작은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지’로, 이날 이재규 감독은 “한국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각색의 주안점을 알렸다. 또한, 이서진은 만날 때마다 더 좋아지는 영화라고 ‘완벽한 타인’을 소개했다. 과연 한국 관객은 ‘완벽한 타인’과의 첫 만남에서 어떤 감정을 느낄까. 10월31일 개봉.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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