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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은 죽지 않는다…‘윤희에게’가 발굴한 김희애의 진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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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김희애가 ‘멜로’로 돌아왔다. 근데 그 멜로, 우리의 생각과 조금은 다른 멜로다. 그래서 편지를 받은 주인공 윤희는 배우라면 누구든 탐낼 만한 역할이다. 신인 감독과 중견 배우의 훌륭한 컬래버레이션이 아닐 수 없다.

영화 ‘윤희에게(감독 임대형)’의 언론시사회가 5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임대형 감독, 배우 김희애, 김소혜, 성유빈이 참석했다.

‘윤희에게’는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김희애)가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설원이 펼쳐진 여행지로 떠나는 감성 멜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다.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임대형 감독이 각본 및 연출을 맡았다. 그는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었다”며, “사람의 힘은 국경·인종·연령·성별의 벽을 깰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영화를 계획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일본 오타루 설원을 배경으로 하는 영상미가 일품이다. 대사 “눈이 언제쯤 그치려나?”는 ‘윤희에게’의 한 줄 요약이다. 감독은 “눈이 치우고 치워도 계속 쌓이는 모습을 보며 그 눈이 그리움으로 느껴졌다는 어떤 관객 분의 말씀을 들었다”며, “체념의 정서를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알렸다.


더는 과거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주인공을 통해 관객은 ‘희망’을 경험한다. 앞서 감독은 “버디 무비이기도 하고 멜로 드라마이기도 하고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고 소개한 바 있다. “한국 사회의 아이콘 같은 존재” 김희애가 첫사랑이 살고 있는 도시로 여행을 시작하는 윤희 역을 맡았다.

사실 윤희의 첫사랑은 보통에 반하는 존재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 김희애는 “보통은 연기에 상상이나 체험을 녹여내는데, 그래서 이번 역할이 힘들었다”고 알렸다. 첫사랑의 기억을 깨운 친구 쥰 역의 배우 나카무라 유코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기자의 질문에 김희애는 “눈빛에 진심이 느껴지는 배우”라며, “그분의 노력하는 모습에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답했다.

보통의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김희애는 “하나의 작은 소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분은 이 영화를 멜로 영화로 표현하시더라”며, “나는 ‘윤희에게’를 한 여자가 잊고 지냈던 추억을 찾아 딸과 함께 길을 떠나는 잔잔한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였다. 무공해 같은 신선함이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출신 김소혜는 엄마에게 온 편지를 읽고 비밀스러운 여행을 계획하는 딸 새봄 역을 맡았다. ‘윤희에게’는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김소혜는 “김희애 선배님과 같이 연기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많이 긴장했다”며, “선배님께 진짜 많이 배웠다. 선배님처럼 사람들을 대하고 연기를 대하고 싶다”고 알렸다. 

극 중 새봄은 풍경만 사진 찍는다. 아름다운 것만 찍고 싶어서다. 그런 새봄이 오타루에 가서는 엄마도 찍는다. 새봄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일까. 기자의 질문에 김소혜는 “사랑하는 것과 믿고 의지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며, “사진은 사랑하는 존재인 엄마가 여행을 통해 점차 의지도 할 수 있는 존재로 바뀌는 증거”라고 했다.

영화 ‘살아남은 아이’ ‘생일’ ‘봉오동 전투’ 등으로 두각을 드러낸 성유빈은 모녀의 여행에 동행하는 새봄 남자친구 경수 역을 맡았다. 성유빈은 “경수는 애 같아 보이지만 성숙한 면도 있는 아이”라며, “새봄이의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잇는 또 하나의 ‘여성 영화’다. 앞서 제작사 측은 “임대형 감독이 시나리오 집필부터 연출까지 오직 ‘윤희’의 이야기와 감정을 온전히 그려내고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김희애는 “여성 캐릭터가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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