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캐릭터돌 전성시대! 골라 팬질하는 재미가 있다

김선영 기자
2010-04-22 14:18:03

2010년 가요계는 여전히 아이돌 전성시대다. 아이돌들은 가요계는 물론 예능프로그램, 드라마 등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다. 수많은 아이돌들은 이제 아이돌이라는 이름 아래 머무르지 않고 ‘짐승돌’, ‘성인돌’, ‘애완돌’, ‘시크돌’, ‘명절돌’ 등 자신들만의 캐릭터를 찾아 스스로를 명명하기 시작했다.

‘짐승돌’에서 ‘애완돌’에 이르기까지
원조는 2PM이었다. 2PM은 2009년 MBCevery1 ‘아이돌 군단의 떴다! 그녀 (이하 떴다! 그녀’를 통해 ‘짐승돌’이라는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했다. 그들은 기존의 아이돌들과는 다른 정제되지 않은 거친 모습을 선보이며 아이돌 최초의 차별화를 이뤄냈다.

2009년 8월 발매한 첫 미니앨범 ‘Hottest Time Of The Day’의 영향이 미미했던 것에 반해 2009년 12월 ‘떴다! 그녀’를 통해 자신들의 캐릭터를 찾은 후 발표한 ‘2:00PM Time For Change’는 경이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온 국민이 2PM에 열광하게 됐으며 누나팬이 급증한 것이다.

이후 ‘짐승돌’은 근육질에 강한 남성미를 강조한 아이돌 그룹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발전했다. 2PM의 성공으로 캐릭터를 가진 아이돌들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2007년 3월 데뷔한 카라 역시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캐릭터가 생기기 전까지는 인지도가 미약한 수준이었다. 카라는 ‘생계형 아이돌’에서 명절 연휴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친 ‘명절돌’로 거듭나며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게 됐다.

최근 ‘짐승돌’을 위협하는 캐릭터는 2AM의 조권과 비스트를 필두로 한 ‘애완돌’이다. 조권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가상 부인 가인에게 ‘깨방정’ 애교를 부리는 것은 물론 늘 관심 가져줘야 하는 ‘연하남 펫’을 연상시킨다. 비스트 역시 천진난만한 모습과 남자친구 삼고 싶은 여심을 건드리며 ‘애완돌’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 같은 아이돌 특유의 캐릭터는 팬들의 애정과 관심의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팬들이 자발적으로 캐릭터를 발견, 명칭을 부여하면 이를 각종 언론 매체들이 활용하며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을 겪는다.

OO돌, 신인 홍보에 적극 활용
요즘 가수들은 데뷔 전부터 혹은 새 앨범을 내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자신들의 캐릭터를 제시한다.

특히 신인들의 경우 데뷔 초부터 캐릭터 마케팅이 주효하게 활용된다. ‘블랙’ 콘셉트로 데뷔한 엠블랙(MBLAQ)은 블랙 라인의 의상을 입고 나온다고 해 ‘시크돌’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엠블랙의 소속사 제이튠 측은 “‘시크돌’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이후부터는 소속사 자체에서 엠블랙을 홍보할 때 ‘시크돌’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게 된다. 그룹 이미지를 적절하게 표현해줄 수 있어 대중들에게 엠블랙을 인지시키기가 더욱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5월 데뷔를 앞두고 있는 걸그룹 씨스타도 캐릭터돌의 수혜를 보고 있다. 씨스타 소속사 측은 “멤버들 하나하나 모델처럼 비율이 좋다해서 패션관계자들로부터 ‘엣지돌’이라는 캐릭터를 얻었다”며 “기존 아이돌 그룹과 다르게 패션 화보로 모습을 공개하는 등 스타일적인 면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그룹이다 보니 억지 홍보를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씨스타의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이돌이 아닌 경우에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들만의 캐릭터를 찾아 나선다. 2003년 데뷔한 원투는 2010년 2월 ‘Walala Lalale’를 발표하며 ‘엉아돌’을 표방했다. ‘엉아돌’이라는 캐릭터는 원투의 느낌과 딱 들어맞았고 그들은 각종 쇼 오락 프로그램에서 자신들만의 입지를 굳혔다.

원투의 관계자 측은 “아이돌이 장악한 가요계에서 ‘엉아돌’은 원투만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팬들과 소속사 관계자들은 콘셉트 회의를 거쳐 ‘아저씨’, ‘삼촌’ 등의 키워드 중에 원투를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찾아 낸 결과 ‘엉아돌’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캐릭터에 정체성을 잃을 수도
이러한 캐릭터는 자신들의 그룹을 타 그룹과 차별화하는데 필수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그 효과 또한 성공적인 편이다. 그러나 간혹 캐릭터가 자신들이 표방하던 그룹의 콘셉트와 그룹이 가진 본질적인 이미지를 왜곡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걸그룹 시크릿은 애초에 ‘감성돌’을 표방했다. 그러나 멤버 한선화가 출연하는 KBS 2TV ‘청춘불패’에서 시크릿의 숙소를 공개하며 ‘반지하돌’이라는 캐릭터를 얻게 됐다.

소속사 측은 “따로 어필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생겨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점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뛰어난 가창력 위주의 감성적인 면을 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한 몇몇 성공 케이스를 좇아 무리한 캐릭터돌 마케팅을 펼칠 경우 자신들만의 매력을 발산하지도 못한 채 이도 저도 아닌 아이돌 그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아이돌 그룹이 여러 캐릭터돌로 불리며 정체성이 모호해진 경우도 없지 않다. 또한 그 그룹의 본질적인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을 경우에도 대중들의 냉대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아이돌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캐릭터돌 마케팅은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각종 예능프로그램이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이미지에만 초점을 맞춰진 캐릭터는 음악적으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2PM 티저사이트/보그걸/MBC '우리 결혼했어요'캡처/SBS '최화정의 파워타임'/KBS2TV '청춘불패'캡처)

한경닷컴 bnt뉴스 김선영 기자 kkoddang@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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