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세윤神이라 불리운 사나이…UV에게 갖는 기대감

김선영 기자
2010-04-23 14:31:44

4월 가요계를 초토화시킨 것은 ‘월드스타’ 비도 ‘돌아온 여제’ 이효리도 ‘짐승돌’ 2PM도 아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개그맨 유세윤.

유세윤과 밴드 하이사이드의 리더 뮤지가 결성한 ‘유부남그룹’ UV는 디지털 싱글 ‘Do you wanna be cool?’의 타이틀곡 ‘쿨하지 못해 미안해’를 공개하며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들의 이름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비와 이효리 같은 톱스타들과 디지털 음원 차트 경쟁을 벌였다.

그들은 대형기획사에서 나온 여타 가수처럼 발매 직전 티져 영상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부풀 적도 없고, 고도의 마케팅을 한 것도 아니었다. 단순히 개그맨이 낸 이벤트성 음반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유세윤과 UV. 대중들은 왜 그들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병맛’을 제대로 낼 줄 아는 미친 창의력

네티즌들이 UV의 뮤직비디오를 접한 처음 반응은 “병맛”이었다. 그러나 이는 UV의 음악적 취향을 비웃거나 조롱하는 의미가 아닌 감탄의 표현이었다.

‘병맛’은 일반적으로 조롱의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최근 이말년, 조석 등의 ‘병맛만화’라 지칭되는 웹툰이 인기를 끌며 황당하고 이상하지만 공명을 울리는 코드를 품고 있는 것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온갖 소재가 어이없게 패러디돼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병맛’은 유세윤의 뮤직비디오 속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스스로가 90년대 가요를 좋아한다는 유세윤은 음악은 물론 뮤직비디오에도 90년대 가요를 개그감각을 십분 발휘해 패러디해낸다. 소위 ‘폼 난다’고 간주되었던 90년대의 몸짓들은 우스꽝스럽게 재현된다. 유세윤의 절친이자 UV의 또 다른 멤버 뮤지는 미국의 힙합 가수 티페인을 헤어에서부터 오토튠이 잔뜩 들어간 보컬 스타일까지 유사하게 흉내 낸다.

클리셰를 보여주는 듯하면서 묘하게 비트는 재치도 눈길을 끈다. 애잔한 이별 장면을 연출하다가도 여자의 등에 업혀있는 모습이 등장하는가 하면 율동에 가까운 댄스는 어김없이 어긋나고 “내가 사준 핸드폰 바꿨다며”라는 클라이맥스에 “터치폰”이라는 코러스가 들어가 재미를 더한다.

언제나 예측 불가의 영역에 있기에 대중들은 이를 두고 ‘제대로 병맛’이라고 부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것이다.

웰메이드가 아니어서 괜찮아

웰메이드는 밀도 높은 영상과 완전무결한 논리력, 특유의 탄탄함을 자랑하며 모두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되었다. 그러나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질려버린 대중들에게 깊은 동질감을 주는 것은 오히려 B급 정서이다.

UV의 뮤직비디오는 기획부터 제작까지 유세윤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졌다. 오랜 절친 뮤지와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 ‘엘프걸’의 모델 정보라를 여주인공으로 기용해 무예산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조악한 느낌의 아마추어의 UCC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들은 그 속에서 한없이 진지하고 당당하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이효리도 외계인과 어설픈 UFO 등을 등장시키며 B급 정서를 담아냈지만 2억의 제작비에 100인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거대한 스케일 속에 B급 정서의 진짜 매력인 허술함에서 오는 해방감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웰메이드이기에 ‘멋있다’는 감탄은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유세윤이 주는 ‘무릎팍’치는 공감과 자발적인 열광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폭소를 불러일으키는 직설적인 가사를 제외하면 음악은 수준급이라는 평을 받고 UV의 성공은 그들의 자축기념 노래 ‘성공’의 가사처럼 “솔직히 우리 CD 가장 싼 CD 그래도 우리 CD 밤새 울고 웃던 첫 CD”였기에 가능했다.

국내에도 SNL과 같은 개그쇼를 기대할 수 있을까?

SNL(Saturday Night Live)는 미국 최고의 스타들이 코믹한 변신을 꾀한 디지털 단편(An SNL Digital Short)을 선보였다. 특히 론니 아일랜드(Lonely Island)의 앤디 샘버그가 출연하는 디지털 단편들은 ‘아메리칸 병맛’이라 불리며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유세윤은 이 같은 디지털 단편 중 하나인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Dick in a box’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영감을 얻어 이번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오마주 바친 SNL 디지털 단편에 필적하는 개그감각을 뽐냈다. 그렇다면 이제 UV의 등장으로 ‘코리안 병맛’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탄생할 수 있을까?

‘지붕 뚫고 하이킥’의 ‘빵꾸똥꾸’마저 어린이들의 정서 함양에 저해가 된다는 이유로 징계 조치를 내리는 국내 방송계의 엄숙주의 앞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어쩌면 지상파에서는 조혜련의 ‘아나까나’ 경우와 같이 ‘수준미달’이라는 이유로 심의 통과조차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물며 개그를 하라고 있는 개그프로그램의 유행어까지 꼬투리를 잡는 지금의 현실에서는 더더욱 불가능일지도.

콘텐츠의 다양성을 설파하면서도 규제를 난발하며 대중문화를 억압하는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코미디는 코미디일 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자’라는 말이 절실해진다.
(사진출처: 포리더스/ '쿨하지 못해 미안해' M/V 캡처 / 'SNL' 캡처)

한경닷컴 bnt뉴스 김선영 기자 kkoddang@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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