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백미는 ‘다혀니즘’...덜 울고 더 말한 그럼에도 트와이스 (종합)

2018-08-05 21:20:00

[김영재 기자] ‘트둥이’가 잠실을 달궜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두 번째 투어 ‘트와이스랜드 존2: 판타지 파크(TWICELAND ZONE 2: Fantasy Park)’가 5월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지난해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된 첫 콘서트 ‘트와이스 퍼스트 투어 트와이스랜드 더 오프닝(TWICE 1ST TOUR TWICELAND The Opening)’ 때와 마찬가지로 공연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프레스 초청이 이뤄졌다. 이날 공연에서 트와이스는 총 36곡을 3시간 45분 동안 부르며 약 6000여 명의 관객과 공명했다.

인트로는 똑딱거리는 시곗바늘 소리와 함께 시작됐다. 드레스를 입은 멤버들의 뒷모습에 팬덤 원스(ONCE)는 함성을 질렀고, 아홉 명 멤버가 모두 모인 모습 등에 관객들은 또 다시 함성을 내질렀다. ‘트와이스랜드 존2: 판타지 파크’ 책자로 끝을 맺은 인트로 다음 첫 곡은 첫 정규 앨범 ‘트와이스타그램(Twicetagram)’ 수록곡 ‘널 내게 담아’였다.

카메라는 채영, 쯔위, 나연, 미나, 사나, 다현, 지효, 모모 순으로 꽃그네를 타고 내려온 멤버들을 비췄다. 오선지 위 음표처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그네가 땅에 착지하자 원스의 함성은 하늘을 찌를 듯 커졌다. 후에 정연이 오른손을 들면서 “퍼레이드!”라고 강조한 서커스단의 행진 및 곡예 다음은 트와이스의 차례였다.

미니 1집 앨범 타이틀곡이자 데뷔곡 ‘우아(OOH-AHH)하게’를 부른 것. 타이포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가사가 스쳐 지나가는 스크린 앞에서 멤버들은 ‘우아하게’를 불렀고, 원스는 ‘우 아 우 아(Ooh Ahh Ooh Ahh) 하게’ 등의 가사를 힘껏 따라불렀다. 모모의 독무로 시작되는 마지막 구간 이후 폭죽이 터졌고, 함성과 연무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포니테일(PONYTAIL)’이 이어졌다. 약 9대의 고정 카메라와 2대의 지미 집 카메라가 이 순간을 후에도 공유할 수 있도록 트와이스 아홉 명의 무대를 열심히 영상에 기록했고, 정연은 팬들의 함성에 기쁨을 느끼는 듯 노래를 부르며 살짝 웃음을 보였다.

트와이스의 지금을 만든 ‘치얼 업(CHEER UP)’이 흐르자 원스는 ‘치얼 업 베이비(BABY) / 치얼 업 베이비(BABY) / 좀 더 힘을 내’ ‘그래야 니가 날 더 좋아하게 될 걸’을 큰소리로 따라불렀다. 꽃받침 안무로 끝난 ‘치얼 업’ 이후 다현은 “원스~”라며 팬덤을 부른 뒤, “‘트와이스랜드 존2: 판타지 파크’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말로 관객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나연은 “오늘 ‘막콘(마지막 콘서트)’이다. ‘막콘’인만큼 더욱 더 새롭고 재밌는 것을 많이 준비했다. 기대 많이 하셔도 좋다”라고 했다.

‘홀드 미 타이트(HOLD ME TIGHT)’ ‘라이키(Likey)’ ‘날 바라바라봐’가 이어졌다. 특히 ‘라이키’를 부를 때 아홉은 ’BB크림 파파파 / 립스틱을 맘맘마 / 카메라에 담아볼까 예쁘게 / 이거 보면 웃어줘 / 그리고 꼭 눌러줘 / 저 밑에 앙증맞고 새빨간 / 하트 하트(Heart Heart)’를 따라부르는 원스를 바라보며 ‘라이키’ 춤을 원형 대형으로 선보였다.

“하나 둘 셋. 원 인 어 밀리언. 안녕하세요, 트와이스입니다.” 이제야 멤버 별로 원스에게 인사를 전한 트와이스는, 스스로를 “서열 1위”라고 칭한 나연의 서열 정리, 오늘 캔디봉이 가장 예쁘게 빛난다고 한 지효의 칭찬, “원스끼리 서바이벌 해야 되냐? 서바이벌 싫다”라며 함성 대결을 지양한 정연의 Mnet ‘식스틴(SIXTEEN)’ 회상을 관객에게 전했다.

‘썸원 라이크 미(SOMEONE LIKE ME)’ ‘거북이’ ’스턱(STUCK) ‘터치다운(Touchdown)’ ‘시그널(SIGNAL)’ 이후 스페셜 스테이지 및 ‘낙낙(KNOCK KNOCK)’이 이어졌다. 트와이스 아홉 명 전체가 가수 보아(BoA)의 ‘발렌티(Valenti)’를, 다현이 비의 ‘레이니즘(Rainism)’을, 모모-지효-쯔위가 비욘세(Beyonce)의 ‘엔드 오브 타임(End of Time)’을, 나연-정연이 백지영의 ‘내 귀에 캔디’를, 미나-사나-채영이 왁스(Wax)의 ‘오빠’를 부른 것.


스페셜 스테이지 백미는 다현의 ‘다혀니즘’ 무대였다.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보잉 선글라스로 비에 완벽 빙의된 다현은, 가사 속 단어 ‘레이니즘’을 ‘다혀니즘’으로 바꿔 부르는 재치를 발휘했다. 또한, 마지막에는 매직 스틱을 들고 약 10년 전 비가 꾸민 무대를 그대로 재현했다. 다현은 “여러분 ‘다혀니즘’ 어땠냐?”라며, “언니들은 세 명, 두 명 하는데 나는 혼자 무대를 꾸민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걱정이 되더라. 그런데 오늘 춤추는데 ‘김다현 김다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라고 했다. 무대 중간 매직 스틱을 부러뜨린 일명 “힘다현”은 생수병에 꽂힌 빨대를 지팡이 삼아 한 번 더 ‘다혀니즘’ 무대를 꾸미기도.

‘스위트 토커(SWEET TALKER)’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 다음은 영상 ‘웰컴 투 더 트와이스랜드’의 차례였다. ‘우아하게’ ‘시그널’ 등 반짝반짝 빛나는 트와이스의 히트곡으로 채워진 바닥 위에서 아홉은 ‘1초 인트로 듣고 맞추기’ ‘알까기 게임’ ‘탁구 대결’ ‘스피드 퀴즈’ ‘릴레이 커버 댄스’ 등으로 원스에게 웃음을 안겼다. 걸그룹 레드벨벳(Red Velvet)의 ‘빨간 맛(Red Flavor)’, 모모랜드(MOMOLAND)의 ‘뿜뿜’, 가수 선미의 ‘가시나’ 등의 안무를 커버하는 트와이스의 모습은 지금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트와이스의 ‘흥’이었다.

‘미씽 유(Missing U)’ ‘옴니(Only) 너’, 그룹 위너(WINNER)의 ‘릴리 릴리(REALLY REALLY)’ 커버, ‘FFW’ ’TT’ ‘하트 쉐이커(Heart Shaker)’ 후 원스는 암전 속에서 약 1분 20초 동안 앙코르를 연호했다. 앙코르곡은 ‘원 인 어 밀리언(ONE IN A MILLION)’, 편곡 버전의 ‘왓 이즈 러브?’였다. 특히 ‘원 인 어 밀리언’은 지난 ‘트와이스 퍼스트 투어 트와이스랜드 더 오프닝’에서도 트와이스가 앙코르곡으로 불렀던 노래, 그 의미를 더했다.

무반주로 트와이스와 원스가 합창한 ‘스턱’ 이후 관객들은 “사랑해”와 “고마워”를 연호했다. 이날 아홉 멤버 중 가장 많이 눈물을 터뜨린 지효는 “오늘도 우리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나중에 30대 되고 40대 되고 할머니 돼서 이 순간이 너무 그리우면 어떡하냐”라고 지금이 그가 영원히 기억하고픈 최고의 순간임을 강조했다.

“진짜 너무 고마워요. 옛날 연습생 때 박진영 PD님 콘서트도 보고, 2PM 오빠들 공연도 봤어요. 너무 너무 부러웠어요. ‘나는 언제쯤 (데뷔)할 수 있을까?’란 생각도 했고요. 진짜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더 기쁜가 봐요. 너무 벅차서 어떤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진짜 꿈 같아요. 늘 언제나. 음악 방송도 좋고, 팬 사인회도 좋지만, 이렇게 콘서트를 할 때 확 와닿는 거 같아요. 정말 너무 많이 울어서 머리가 아파요. 너무 고맙고, 앞으로 더 멋지고 잊지 못할 추억 많이 만들고 싶어요. 여러분도 그렇죠? 약속! 고마워요. 우리 다음 콘서트 때 또 만나요. 너무 너무 고마워요. 안녕”(지효)

‘우아하게’ ‘치얼 업’ ‘TT’, 지난 투어에서 선공개된 ‘낙낙’, ‘시그널’ ‘라이키’ ‘하트 쉐이커’ ‘왓 이즈 러브’로 구성된 총 여덟 곡의 타이틀곡 메들리와 함께 트와이스 두 번째 투어 ‘트와이스랜드 존2: 판타지 파크’ 서울 공연은 그 끝을 맺었다.


이번 트와이스 콘서트에서 멤버들은 지난 투어와 비교해 덜 울었고, 더 많이 말했다. 덕분에 기승전결이 필요한 공연은 감정이 고조돼야 할 관객마저 숨을 고를 수 있는 여유를 마련했다. 커버 무대가 다수 배치된 것은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트와이스는 ‘포 미닛츠(4 Minutes)’부터 ‘욘세(Yonce)’ ‘검은 고양이 네로’, ‘카드 캡터 체리’ ‘세일러문’ 주제가, ‘중독’ ‘소중한 사랑’까지 총 8개의 커버곡을 불렀다. 이번에는 총 6곡을 커버했다. 물론 ‘다혀니즘’은 새로웠지만, 다른 커버 무대는 실로 반전을 위한 반전이었다. ‘발렌티’ ‘레이니즘’의 의상은 지난 투어에서 지효-정연-미나가 입은 그 옷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

하지만 그럼에도 트와이스다. 아버지와, 목말 탄 어린 자녀가 피날레 무대를 함께 즐기는 그룹은 현재로선 트와이스뿐이다. 이런 대중 친화적 공연은 대중이 그룹에게 가지는 인지도 및 이미지가 중요하다. 이 가운데 트와이스는 꽤 이른 주기로 정규 활동 및 리패키지 활동을 거듭하면서도 줄곧 차트에서 1위를 거듭 중인 걸그룹이다. 채영은 콘서트를 마치며 “혼자 행복하기는 쉽다. 하지만 남을 행복하게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오늘 여러분께서 행복해하시는 것을 봤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잘하는 일인 것 같다”라고 했다.

원스와, 음악 팬을 행복으로 물들인 트와이스의 성장세는 계속 된다. ’트와이스랜드 존2: 판타지 파크’가 서울에 이어 일본 및 싱가포르에서도 공연되는 것. 특히 일본 공연은 첫 쇼케이스 투어와 비교해 규모를 넓혔다는 후문이다. 약 1만여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아레나 공연장에서 무대가 꾸며진다.(사진제공: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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