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선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꽃같은 매력으로 돌아오다(종합)

김치윤 기자
2021-02-24 17:24:50
[김치윤 기자] 선미가 캣우먼으로 돌아왔다. 비주얼, 퍼포먼스부터 음악까지 완벽한 고양이 그 자체다.
선미가 신곡 ‘꼬리(TAIL)’로 돌아왔다. 섬세하면서도 민첩한 고양이의 특성들을 적극적이고, 본능적이며, 당당한 여성의 사랑에 빗대어 풀어낸 곡으로 ‘보라빛 밤’ ‘사이렌’ ‘날라리’ 등에서 같이 합을 맞춰온 프란츠(FRANTS) 작곡가가 선미와 함께 공동 작곡을 맡았다. 강렬한 사운드 위에 기타리스트 YOUNG의 독특한 기타 리프를 더한 ‘꼬리’는 색다른 리듬감과 캐치한 멜로디가 특징.
타이틀곡을 ‘꼬리’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꼬리’라는 두 글자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꼬리는 동물들만의 감정표현수단이다. 좋을 때는 살랑살랑 치대지만, 자기들이 예민하고 마음에 안 들면 꼬리로 툭툭 치면서 싫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런 것들이 매력적이었다. 일차원적이고 본능적, 거짓이 없는 느낌이 큰 임팩트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꼬리’가 들려주는 사운드는 여러모로 흥미롭다. 창법, 사운드소스, 심지어 녹음까지 여지껏 선미가 발표한 어느 곡보다도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역력하다. 독보적인 중저음을 바탕으로 유려하게 멜로디를 표현했던 예전과 달리 비음도 많이 쓰고 음의 끝을 쥐어짜서 포인트를 주는 창법도 자주 선보인다. 보컬 파트 녹음도 기존 곡에 비교하면 날이 선 느낌. 상대적으로 악기파트는 풍성한 공간감이 돋보인다. 인트로, 브릿지에서 몽환적인 신디사이저는 코러스 파트에서 등장하는 튜바를 연상시키는 음과 강렬하게 대비를 이룬다.
선미는 ‘꼬리’의 사운드 특징에 대해 “고양이 특유의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한편으로 나른하고 서늘한 사운드를 곳곳에 배치하도록 했다. 상대적으로 기타는 쿠엔틴 타란티노, 밴드 the animals ‘house of the rising sun’ 같은 곡을 떠올리며 비장하고 단순하게 리프를 만들었다. 멜로디라인은 최대한 사람들이 쉽게 들을 수 있도록 해 전체적인 무드가 너무 딥해지지 않게 신경 썼다”고 전했다.
‘꼬리’의 안무는 비욘세와 제니퍼 로페즈의 댄서이자 안무가로 활동하는 자넬 기네스트라(Janelle Ginestra)의 작품으로, 선미와 오래 합을 맞춰온 안무 팀 아우라가 그 위에 디테일을 더했다. “동물들이 꼬리로 감정을 표현하는 걸 내가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안무가에게 안무가 과감해도 좋으니까 일차원적인 동물적인 동작들을 표현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정말 강렬한 안무를 만들어 주시더라. 수위가 센 것들은 자체반려했다(웃음)”고 설명하며 “사람들이 엔딩포즈에 많이 놀랐다. ‘미친 듯 꼬릴 흔들어 흔들어’란 마지막 가사가 나옴과 동시에 드럼 스네어가 팍 치면서 한쪽 다리를 꼬리처럼 딱 들었다가 내리는 동작이다. 제가 직접 고안해낸 안무다. 선미, 칭찬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날나리’ ‘주인공’으로 솔로로서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던 선미는 ‘사이렌’부터 ‘날나리’ ‘보랏빛밤’, 그리고 이번 ‘꼬리’까지 작곡가 프란츠와 4번째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예전에는 내가 톱라인(멜로디라인)을 만들고 프란츠가 나머지 살을 입히는 식으로 작업을 했다면 이제는 내가 악기소스. 리듬, 사운드 밸런스, 톤 등 세부작업들까지 같이 만들어 나가고 있다. 프란츠가 믿어주고 조언해주고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해준다. 거의 남매라고 봐도 된다”며 프란츠에 애정을 표했다.
선미의 특별함은 단순히 흥행성적만이 아니다. ‘선미팝’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개성이 확실하다. 하지만 이는 동전의 양면 같은 존재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선미의 음악은 이래야해’라는 고정관념으로 이어질 수가 있는 것. 선미는 “우연찮게 프로듀스를 시작했고, ‘선미팝’이란 수식어 만들어줘서 고맙고 영광이다. 하지만 스스로 갇히는 게 싫다. 애초에 무조건 내 곡으로 타이틀을 해야한다는 마인드는 없다. 기회가 되면 다른 시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프로듀서를 만나서 곡을 받거나 작업하고 싶다. 조금 더 트렌디하고 가벼운. 진짜 신나는 음악을 해보고 싶다. 밴드사운드도 해보고 싶다. 마음에 록이 있는 것 같다. 정말 해보고 싶다. 스팅(sting)처럼 베이스를 치면서 노래하고 싶다”고 했다.
“롤모델이 유노윤호다. 이번 ‘꼬리’를 꼭 커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한 선미는 “‘꼬리’ ‘꽃같네’ 두 곡이 른, 30대에 첫 걸음, 첫 행보다. 당차고 강하게 내딛어서 그게 의미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후 6시 공개된 ’꼬리’는 발매와 동시에 오후 8시 기준 국내 음원사이트 벅스 1위, 지니 2위, 멜론 최신 24Hits 진입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선미는 25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본격적으로 ‘꼬리’ 활동을 시작한다.
(사진제공: 어비스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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