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의 꿈을 안고 상경했지만 자취생활 6년 동안 꿈을 잃어버린 20대 직장여성,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강제추방이 두려워 불의를 참아내는 몽골 출신 불법 이주 노동자, 장애인 딸을 방안에 숨겨두고 살아가는 주인 할머니 등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뮤지컬 ‘빨래’ 속 라이브 밴드의 연주에 맞춰 울려 퍼지는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리는’이라는 노랫말이 인상 깊다. 힘들고 고단한 삶을 빨래를 하는 것처럼 지우고, 털어내고, 다려서 승화시키는 행위를 상징하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희망’이란 단어가 절로 생각난다.
꿈을 찾아 한국에 온 몽골청년 ‘솔롱고’ 역으로 무대에 오른 임창정. 만능 엔터테이너 임창정은 몽골인 솔롱고 역할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임창정이 수차례에 걸친 다른 뮤지컬 출연 제의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빨래’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제작자 김희원과의 16년 전 약속 때문이다.
“뮤지컬 ‘빨래’요? 데뷔 초 무명시절에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희원씨와 이런 약속을 했어요. 나중에 희원씨가 제작을 하면 제가 주인공을 하기로요. 그 약속을 지키게 된 거죠.”
임창정은 투자자의 부도로 막을 올리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접하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출연료를 반납하고 노개런티로 출연할 결정을 했다.
한경닷컴 bnt뉴스 이선영 기자 goodluck@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