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임창정 단독인터뷰](2) "올리기도 힘들었던 뮤지컬, 이젠 대박 꿈꿔요"

이선영 기자
2009-06-10 16:31:20
뮤뮤지컬 ‘빨래’는 하늘과 가까운 서울 달동네의 허름한 다세대 주택을 배경으로 슬픈 사연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을 담아냈다.

대학 진학의 꿈을 안고 상경했지만 자취생활 6년 동안 꿈을 잃어버린 20대 직장여성,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강제추방이 두려워 불의를 참아내는 몽골 출신 불법 이주 노동자, 장애인 딸을 방안에 숨겨두고 살아가는 주인 할머니 등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러나 극은 어둡게 진행되지만은 않는다. ‘우리 이웃들의 고단한 서울살이’라는 다소 어둡고 무거운 소재를 만화적 감수성, 위트 넘치는 대사, 밝고 경쾌한 노래로 정감있게 그려냈다.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듯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라는 노랫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뮤지컬 ‘빨래’는 어렵고 힘든 일상을 참고 견디게 해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뮤지컬 ‘빨래’ 속 라이브 밴드의 연주에 맞춰 울려 퍼지는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리는’이라는 노랫말이 인상 깊다. 힘들고 고단한 삶을 빨래를 하는 것처럼 지우고, 털어내고, 다려서 승화시키는 행위를 상징하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희망’이란 단어가 절로 생각난다.

꿈을 찾아 한국에 온 몽골청년 ‘솔롱고’ 역으로 무대에 오른 임창정. 만능 엔터테이너 임창정은 몽골인 솔롱고 역할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임창정이 수차례에 걸친 다른 뮤지컬 출연 제의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빨래’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제작자 김희원과의 16년 전 약속 때문이다.

“뮤지컬 ‘빨래’요? 데뷔 초 무명시절에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희원씨와 이런 약속을 했어요. 나중에 희원씨가 제작을 하면 제가 주인공을 하기로요. 그 약속을 지키게 된 거죠.”

두 사람은 16년 전 극단에서 동고동락 해 온 선후배 사이다. 당시 하루 공연으로 만원씩 벌어가며 어렵게 살던 임창정은 김희원의 집에서 얹혀살았다. 이들은 함께 지내며 뮤지컬 작품을 만들어보기로 약속을 했고 이번 작품을 통해 비로소 그 약속을 이루게 된 것이다.

임창정은 투자자의 부도로 막을 올리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접하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출연료를 반납하고 노개런티로 출연할 결정을 했다.

한경닷컴 bnt뉴스 이선영 기자 goodluck@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