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핫루키 스타일링①] 김다영, 순박함으로 무장하다

2018-11-07 07:24:32

[글·사진 김강유 기자] 11월. 짧게만 느껴지는 가을의 끝자락이자, 기나긴 겨울의 초입에 도달했다. 어느 날에는 포근한 햇살을, 어느 날에는 차가운 빗방울을, 어느 날에는 설레는 첫눈을 맞이한다.

수능을 치른 학생들은 복잡한 감정 속에 교복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직장인들은 가장 바쁜 연말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연예계도 분주하다. 연말 시상식이 시작되고, 미디어 매체들은 결산 콘텐츠를 고민한다.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패션계는 어떨까. 패션 브랜드들은 변하는 날씨에 따라 마네킹을 갈아입히기 바쁘다. 이번 겨울의 핫 아이템을 소개하는 행사와 이벤트들이 줄을 지어 등장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레트로, 레오퍼드, 체크, 와이드팬츠, 벨트, 컬러 아웃웨어. 이번 겨울 트렌드를 설명하는 몇 가지 키워드들이다. 동적인 실루엣과 디테일, 컬러들이 아웃웨어까지 적용되고, 트렌치코트와 스타일리시한 벨트의 다양한 조합이 눈에 띈다. 레트로 무드와 레오퍼드 아이템들이 과감함을 더하는 와중에 정통의 체크 패턴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자는 10월에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 패션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루키 모델 다섯 명을 따로 만났다. 트렌드의 최첨단에 서있는 이들의 스타일링을 만나보자. 넘쳐나는 트렌드 키워드 중에 ‘패알못’들도 쉽게 접하고 도전해볼만한 ‘체크’를 주제로 잡았다.

[핫루키 스타일링①] 김다영, 순박함으로 무장하다 <기사링크>
[핫루키 스타일링②] 선혜영, 화려한 3단 변신 <기사링크>
[핫루키 스타일링③] 천예슬, 튀는 건 싫어! 편한 게 최고? <기사링크>
[핫루키 스타일링④] 임지섭, 어딜 봐도 빈틈 없는 센스 <기사링크>
[핫루키 스타일링⑤] 토비, 레이어드와 액세서리 활용법 <기사링크>



모델 김다영. 1992년생. 177cm.
데뷔 ‘2017 S/S 서울패션위크’ 푸시버튼 패션쇼


‘나 혼자 산다’에서 패션쇼 오디션을 방송했었다. 런던패션위크에 참가하는 박승건 디자이너와 대선배 모델 한혜진, 이혜정이 심사위원석에 앉았다. 이 오디션에서 여러 신인모델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그 중에서도 한혜진에게 ‘데미 무어 느낌이 난다’며 칭찬을 받은 매력적인 사각턱의 모델이 있었다. 2016년에 데뷔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김다영이다.

약속된 장소에서 수줍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한 김다영은 트렌치코트 자락처럼 편안했다. 그와 나누는 이야기는 나긋했고 조용했지만 유쾌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이번에 머리를 파격적으로 자르게 된 에스팀 모델 김다영입니다”라고 답했다. 김다영은 9월에 열린 런던패션위크 푸시버튼 패션쇼를 위해 길었던 머리를 과감한 숏컷으로 변신시켰다.

“런던에서 너무 재밌었어요. 이번 서울패션위크 끝나고 또 살짝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아직 회사의 계획은 모르지만. 헤헤.”

해외 활동에의 욕심을 살며시 내비친 그는 특유의 소탈한 웃음소리를 들려줬다. 스물일곱의 나이가 반전으로 느껴질 만큼의 순박함이 그 소리에 함께 묻어나왔다. 그는 정말로 ‘헤헤’하며 웃는다. 177cm의 키에 순한 얼굴과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헤헤’하며 웃는 그 모습을 보면 ‘입덕’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런던에서의 에피소드를 물었더니, 함께 갔던 모델 차수민이 여권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둘이 코벤트 가든을 뛰어다녔던 일화를 이야기했다. 또, 일정이 타이트해서 쇼핑을 2시간 밖에 못했다고.

절친한 모델 차수민의 나이는 그보다 두 살 어린 스물다섯. 대부분 이 둘을 처음 마주하면 동갑 내지는 언니-동생 관계를 반대로 생각한다. 아무래도 차수민의 시크한 첫인상과 상반되는 김다영의 순박한 첫인상이 원인일 테다.

기자 역시 두 명이 백스테이지에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는 동갑내기인 줄 알았다. 차수민이 동생일 줄은 몰랐다며 의외라 말하는 기자에게 “헤헤. 맞아요. 수민이가 좀 무서운 동생이에요”라며 웃음기를 가득 머금은 장난스런 대답이 돌아왔다.


8월24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는 김다영이 차수민, 선혜영, 천예슬 등과 함께 런던컬렉션 오디션에 참가한 장면이 나왔다. 방송 이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을 듯 했다.

“어.. 네. 가끔 지나가다가 인사해주시는 분들. 절대 많지는 않고! 그냥 정말 하루에 한명~ 이렇게(웃음)”

“방송 후에 저처럼 사각턱이시거나 부정교합이신 분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용기 메시지 같은 거 많이 보내주세요.”

평소 스타일링에 대한 이야기로 접어들자 스키니진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왔다. “오디션 볼 때 말고는 스키니진은 거의 안 입어요. (패션쇼에선) 헬퍼들도 불편하고, 힐을 신으면 다리가 많이 부어서 평상시에도 딱 붙는 바지는 안 입어요.”

“머리 자르고 나서는 쇄골이 보이는 오프숄더를 많이 입는 것 같아요. 평소에는 루즈한 캐주얼 의상을 많이 입었는데, 머리 자르고 나서 상의는 여성스럽게 입으려고 해요. 뒷모습만 보면 남자 느낌이 나서. 헤헤.”

이어 장난스런 한 마디를 덧붙였다. “(차)수민이랑, (현)우석이랑 있으면 자꾸 헷갈려 해요. 구분이 안돼요(웃음)” 세 모델 전부 한 ‘짧은 머리’ 하는 모델들로, 심지어 현우석은 반삭발에 가까운 헤어스타일의 남자 모델이다.

해보고 싶은 헤어스타일을 묻자 “이마 라인이 살짝 보이게 앞머리를 길러보고 싶어요. ‘위대한 개츠비’의 데이지처럼”이라며 상큼한 미소를 건넸다.


모델 김다영이 추천하는 환절기 아이템은 셔츠와 양말이었다.

“셔츠를 진짜 좋아하는데, 겨울엔 너무 춥죠. 그런데 이번에 촬영할 때도 레이어드를 엄청 하더라고요. 셔츠 안에 목폴라를 입기도 하고 셔츠 안에 셔츠를 입기도 하고. 너무 시즌 아이템을 국한시키지 말고 레이어드해서 입으면 좋을 것 같아요.”

“발목을 덮는 양말도 좋은 것 같아요. 요즘엔 힐을 신을 때도 포멀하게만 신지 말고 양말이랑 잘 매치하면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앵클부츠를 신을 때는 팬츠를 양말에 넣어서 부츠와 양말의 컬러가 둘 다 보이게 입으면 예쁜거 같아요.”

김다영은 이번 기획을 위해 준비를 부탁한 ‘체크 아이템’으로 모자를 선택했다.

“체크도 그렇고 호피 아이템도 유행이잖아요. 유행이라는 게 너무 분명한 애들은 되도록 액세서리로만 사요. 체크가 유행이라고 코트를 사던가 하면 한 두 시즌 입고 마니까 유행 아이템은 액세서리로 활용해요. 모자, 양말 같은 것들로.”

특별히 그는 평소 스타일링에 참고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며 소개했다.

“래퍼이면서 영상도 만드시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그분이 아마 저랑 동갑일거에요. 그분 브랜드도 따로 나오는데 그걸 너무 좋아해요. 남자 옷이긴 한데 색감 매치가 너무 좋아서 항상 참고하는 편이에요”


이날 김다영은 편안한 화이트 티셔츠와 언발란스 패치가 돋보이는 일자 청바지, 빈티지한 가죽 신발을 매치했다. 여기에 트렌치코트와 미니멀한 숄더백으로 마무리. ‘체크 아이템’은 비니 스타일의 따뜻한 털모자를 선택했다. 본인이 꼽은 스타일링 포인트는 루즈하게 흘러내린 흰색 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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