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희 기자] 권남기의 맛있는 영화 이야기- 오늘의 요리 '말 할 수 없는 비밀'
주방장 : 권 남 기
오늘의 추천 메뉴 : <말할 수 없는 비밀>
요리 종류 : 멜로, 드라마, 판타지
주재료 : 첫사랑/피아노/사과/악보/자전거/비밀/아버지
♣ 애피타이저
28살의 청년 ‘주걸륜’의 데뷔작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그가 감독/각본/주연까지 맡아 이슈가 되었다. 그는 중화권 최고의 인기가수이자 만능엔터테이너이며, 국내에는 이미 ‘장이모’ 감독의 <황후화>와 <이니셜 D>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바 있다.
그는 4살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고 열여섯 살부터 곡을 쓰기 시작했다. 1997년 고등학생 때인 18세에 유명 MC ‘오종헌’이 진행하는 TVBS-G 신인 발굴 프로그램 '초급신인왕'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유덕화, 장학구, 곽부성 등의 유명아티스트들의 작곡가로 활동했다. 2000년 첫 앨범부터 빅히트를 이루며 최고의 스타로 올라섰으며, 현재 연출과 음악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세련된 연출과 감동적인 음악, 탄탄한 스토리로 무장하여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첫사랑에 빠진 소녀의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한 ‘샤오위’역의 ‘계륜미’는 동성에 사랑을 느끼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낸 <남색대문>으로 영화 데뷔했다. 이후 왕가위 제작 양조위 주연의 <지하철>, <경과>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대대적인 히트로 현재 대만에서 가장 바쁜 여배우로 떠올랐으며 최신작으로는 소리를 매개로 아픔을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내어 부산영화제에도 초청되기도 한 <가장 먼 길>이 있다.
‘홍콩의 안소니 홉킨스’라 불리는 ‘황추생’은 이 영화에서 인자하며, 마음이 따뜻한 아버지 역을 맡았다. <언톨드 스토리>와 <야수형경>으로 홍콩 영화제 최우수배우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홍콩 영화계에서 존경받는 배우이다. 그는 이미 <이니셜 D>(2005) 에서 주걸륜과 아버지와 아들의 역할로 같이 출연하여 연기했다. 그의 대표작들로는 <신철마류>, <인육완구>, <무간도> 시리즈 등이 있다.
♣ 메인요리
난 어릴 때 우리 어머니의 열렬한 사랑 덕분에 안 배워본 것이 없다. 태권도, 주산, 미술, 국술(중국 무술의 한 가지), 바둑, 속독, 기타, 피아노 등… 헐~ 그런데 지금은 그중에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특히 피아노는 초등학교 때 전교생 앞에서 독주회까지 했는데 지금 칠 수 있는 건 젓가락 행진곡뿐이다. 역시 난 평범하고, 놀기 좋아하는 꼬맹이였던 것이다. 피아노 배울 시간만 되면 온 몸이 아픈 것 같고, 시간은 안가고, 선생님은 무조건 싫고… 나이를 먹으니까 아쉬운 게 악기를 하나라도 다룰 줄 안다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땐 왜 그렇게 싫었을까? 현실에서든 영화에서든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남자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멋있다. 시간을 내서 다시 한 번 피아노에 도전해볼까? 주걸륜 처럼은 못 되도 가요 한곡 정도는 멋지게 연주하면 좋을 텐데… 그럼 또 바이엘의 도레도레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나… 아이고!!!
(사진출처: 영화 '말 할 수 없는' 스틸 컷)
■ 글: 권남기(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
■ 일러스트: 권경민(남서울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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