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권남기의 맛있는 영화 이야기] 오늘의 요리 ‘무지개 여신’ ①

2011-11-28 18:50:10
[문하늘 기자] 권남기의 맛있는 영화 이야기 - 오늘의 요리 ‘무지개 여신’

주방장 : 권 남 기
오늘의 추천 메뉴 : ‘무지개 여신’
요리 종류 : 멜로, 애정, 로맨스
주재료 : 무지개, 첫사랑, 단편 영화, 세상의 종말, 짝사랑, 핸드폰

♠애피타이저

‘무지개 여신’의 감독 쿠마자와 나오토는 1967년 생으로 대학에서 독립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대학 재학 중에 감독한 ‘VIDE남자’가 유바리 국제 영화제에 초대, 슈에시샤 BJ 영화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찍이 감독으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포니 캐년에 입사한 후에도 이와이 슌지 감독의 ‘스왈로우테일’, ‘링’, ‘링-라센’, ‘발광하는 입술’ 등의 프로듀스에 참여했다.

하지만 그는 독립영화를 만드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1994년 ‘Libera’가 피아 필름 페스티벌에 입선하였으며 직접 연출한 단편 ‘도쿄 느와르’는 포르트 국제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 중 ‘엄지손가락 찾기’는 호러를 원작으로 하면서도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고 치밀하게 그려내는 리얼 서스펜스 무비라는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우유부단하며 둔감하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토모야 역을 결코 미워할 수 없게 연기한 이치하라 하야토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통해 강렬하게 스크린에 데뷔했다. 그는 1987년 생으로 11살 때 시부야의 거리에서 캐스팅 됐다.

감독을 비롯한 스텝들에게 ‘무서울 정도의 집중력을 지닌 배우’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2003년 ‘우연히도 최악의 소년’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재일한국인 소년 역을 훌륭하게 연기해 냈으며 ‘무지개 여신’에서는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 상을 자연스럽게 재현해냈다.

단편 영화를 사랑하고 첫사랑에 가슴 아파도 꿋꿋이 웃는 아오이 역은 우에노 쥬리가 연기했다. 그녀는 가수 겸 배우이며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스윙 걸즈’로 국내에 알려진 배우다. 특히 ‘스윙걸즈’에서 직접 테너 색소폰을 연주하는 실력을 선보인 그녀는 이 작품으로 2004년 일본 아카데미 신인 여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1년 CF로 데뷔한 후 영화, TV드라마에서 활약 중인 우에노 쥬리는 현재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배우이자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칠석의 여름’, ‘서머타임 머신 블루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등을 통해 항상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매력 만점의 여배우다.

♠메인 요리

이 영화에는 아오이가 대학 동아리에서 8mm 영화 기자재를 가지고 단편 영화를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필름은 8mm, 16mm, 35mm 등으로 구분 되는데 현재는 8mm 필름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내가 처음 영화과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8mm 무비 카메라로 영화를 만들었다. 엄지손톱보다 작은 필름의 프레임을 들여다보며 편집을 하고 녹음까지 마쳤다.

8mm 필름은 리보설 필름이라고 해서 네가 필름과 프린트 필름이 따로 나눠지지 않는다. 즉, 이 필름은 한 커트만 잘 못 자르거나, 자른 필름을 잊어버릴 경우 네가 필름이 따로 없기 때문에 무조건 다시 촬영해 해야만 한다. 학생 시절 넉넉히 필름을 살 돈이 없었던 나는 아오이처럼 필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고 부모님에게 거짓말도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필름은 더욱 소중하고 귀중했다.

요즘 영화를 배우는 학생들은 거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을 한다. 디지털 카메라는 수백 번을 다시 찍어도 메모리 칩의 용량만 허락 되면 상관없이 촬영을 할 수 있다. 무척 경제적이고 편리해진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 커트를 촬영할 때 수십번의 리허설을 거치고 슛이 들어갔을 때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집중도는 예전 8mm 시절을 못 따라오는 것 같다.

한 번의 NG는 곧바로 필름의 소모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영화를 배우는 영화학도들에게 필름 작업은 무척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된다. 기회가 닿으면 꼭 필름으로 영화를 만들어 보길 권하고 싶다. (사진출처: 영화 ‘무지개 여신’ 스틸컷)

■글: 권남기(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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