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인터뷰①] 최우식 폭풍성장, 쌩얼형사로 강펀치 날리다

2012-02-18 13:34:54

[박문선 기자 / 사진 김정희 기자] 등산, 낚시를 즐긴다는 최우식.
“노인네같이 논다”며 배시시 웃는다. 어른아이인가, 애 어른인가. 그 묘한 경계선에서 그와 마주쳤다. 최우식은 왼쪽 가슴에 ‘쌩(生)’이라는 날 것의 느낌을 채우고, 오른쪽 가슴엔 ‘얼’이 지닌 대찬 정신을 두둑하게 품은 채 오디션을 보기 위해 캐나다에서 귀국했다.

● ‘뿌리깊은 나무’ 정기준(윤제문)의 청년 역을, ‘폼 나게 살 거야’에서는 치기 어린 날라리 ‘나주라’로, 범죄수사극 ‘TEN’에서는 신참내기 형사로 활약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을 것 같다.
‘TEN’은 해결가능성은 10%미만, 완전 범죄를 노리는 희대의 살인자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특수사건전담반 ‘TEN’이 뭉친 이야기다. 이 수사 극은 케이블 TV에서 9주 연속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웰메이드 수사 물로 한국형 수사물의 표준이 됐다.


● ‘TEN’에서 박민호는 추리력도 뛰어나고, 철두철미하다. 하지만 선배를 만나면 애교 쟁이로 변한다. 실제 성격도 그러한가?
나 역시 친한 사람한테 까불거리고 능글맞다. 그런 점에서 박민호와 난 닮았다. 극 중 조안 누나에게 ‘나쁜 손’을 뻗어 나쁜 손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볼을 꼬집는 것 때문인데 그것도 원래 대본에는 없었던 것. 장난치는 걸 좋아해서 그게 연기로 나왔나? 감독님이 볼을 꼬집으라고 알려주셔서 한 거다.

● 박민호는 액션도 수준급, 추리력도 수준급이다. 그는 범죄자들이 악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치를 떨며 분노한다. 박민호의 날카로움을 연기한다는 건 어떤 경험이었나?
박민호가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달리는 장면이 있다. 과거에 미친 택시기사 사건으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는 진실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이제 다 커버린 민호는 그 비극에 대해 말하고자 했고, 아버지 앞에서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는 “전 술 없이도 살 수 있고, 견딜 수도 있고, 수면제 없이도 잠을 잘 수 있습니다. 전 아버지처럼 안 살 겁니다”라고 외치고 집 밖으로 뛰쳐나온다. 그리고 자전거 페달을 밟고 달린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았던 박민호, 익살맞게 장난치는 것을 좋아했던 그였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견고했다. 그는 나름대로 주관을 가지고 또렷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나갔다. 어쩌면 버거울 수도 있는 진실 앞에서도 용기를 내어 사실을 캐내려고 했다. 나는 그 때 박민호가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 왜 굳이 ‘TEN’이였나?
미국 ‘CSI’와 같은 수사 물과 ‘TEN’은 사건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 ‘CSI’는 하나의 사건(Case)이 끝나면 그걸로 끝이다. 3인칭 관찰자시점에서 수사하기 때문에 사건과 나는 별개다.
하지만 ‘TEN’은 다르다. ‘TEN’은 사건이 끝나도 그 사건은 진행형이다. ‘TEN’은 1인칭 주인공시점에서 문제를 풀기 때문에 피해자가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그러고보니 관점에 차이가 있다. 또 다른 점이 있을까?
형사들이 사건을 푸는 과정에도 둘은 차이가 있다. ‘CSI’는 과학적인 증거에 입각해 혈액을 분석하는 등 과학적인 기술력을 총 동원한다. ‘CSI’는 ‘어떻게 해서 범인을 잡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TEN’에 나오는 형사들은 범인이 왜 그랬을지, 피해자 가족의 사연을 더 생각하게 된다. 정, 애잔함 이런 감정들이 얼기설기 얽혀있는 것 같다. ’TEN’은 ‘범인을 왜 잡아야 하는지’에 복합적인 감정들을 개입시킨다.

● 그런 요소들이 ‘TEN’에서도 비춰졌을텐데
극 중에서도 백도식(김상호) 형사와 박민호는 사건이 끝나면 포장마차로 향한다. 소주 잔을 한 잔, 두 잔 기울이며 속내를 끄집어내다가도 호출이 오면 곧장 현장으로 달려간다. 이들은 단순히 업무로써 사건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사건을 파헤친다.

● ‘TEN’ 시즌1이 끝났다. ‘테이프 살인사건’의 범인, F는 누구인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F에 대해 설전이 벌어질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대다수가 주상욱이 F로 유력하다고 하던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살짝 알려줄 수 있나?
“주상욱 형이 ‘TEN’ 파트1에서 흐릿하게나마 뒤를 돌아보는 장면이 있다.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기 위해서 그 장면이 들어간듯싶다. 범행을 저지르고 7년 후에 다시 나타난 범인, 내 생각에는 나를 비롯한 세 형사 (주상욱, 김상호, 조안)중에 한 명은 아닌 것 같다. 시즌2에서 밝혀지려나?

귀엽게 웃다가도, 이내 강단 있게 말을 이어가는 최우식. 그와의 대화는 마시멜로우처럼 말랑말랑할 줄만 알았는데 만져보니 박하사탕처럼 단단했고, 와그작 씹으니 청량했다. 이 박하사탕, 청아한 향이 입 속에 자꾸 맴돈다. (사진출처: OCN / 장소협찬: 슈거빈로이드)

☞[★인터뷰②] 최우식, 16초 단역에서 주연꿰차 “조승우 선배님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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