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 한효주 “‘반창꼬’에 이렇게 빠져들 줄이야!”

2012-12-22 11:02:08

[이정현 기자/ 사진 김강유 기자] 한효주라는 배우에게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크게 두가지다. 청순한 외모를 가진 현모양처, 혹은 여리지만 씩씩함을 간직하고 있는 캔디. 그런데 최근작인 ‘반창꼬’에서 한효주가 보여준 모습은 꽤 다르다. 제멋대로에 이기적인데다 씩씩함을 넘어선 털털한 망가짐도 있다. 그러면서도 밉지 않다. 많은 이들은 이번 작품에서 한효주가 ‘변신’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반창꼬’가 개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효주를 만났다. 장소는 삼청동에 위치한 모 카페. 그의 첫인상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강렬했다. 인터뷰용 사진 촬영을 모두 마친 한효주는 마치 담벼락 넘어 고개를 내밀고 있는 강아지 마냥 실내 계단 난간에 매달렸다. 만약 ‘반창꼬’를 보지 않은 채 드라마 ‘동이’와 영화 ‘광해’ 속의 정숙함 만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꽤 쇼킹한 모습이었을 것.

“헤헤헤”

실없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은 한효주는 곧바로 가게 앞에서 사왔다는 카스테라를 나눠주며 “함께 먹자”했다. 꽤 이름난 가게에서 파는 것인데다 우유에 찍어먹으면 정말 맛있다나. 씹히는 설탕이 마음에 안든다고 투덜댔지만 그래도 한효주는 맛있게 그릇을 비웠다. 뭔가 예상했던 한효주와는 점점 더 멀어져갔다. 그리고 점점 ‘반창꼬’ 속 미수에 가까워져 갔다.

“미수는 제가 아닌 다른 이를 연기했다기 보다는 안에 있던 어떤 모습을 크게 키운 듯한 느낌이 들어요. 아예 없었던 것을 고민하고 짜냈다기 보다 내면에 잠자던 캐릭터를 이번 영화를 통해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달까”

미수라는 캐릭터는 확실히 한효주가 그동안 연기해온 캐릭터들과는 달랐다. 시나리오 속의 미수는 훨씬 이기적이고 강했다. 재미있고 매력적이었지만 현실감은 떨어졌다. 이 사이의 접점을 찾는 것은 한효주의 숙제. 그렇지만 중압감이나 부담은 없었다. 정답은 아주 가까웠고 의외로 쉬웠다.

“처음엔 오버하는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영화적인 캐릭터다보니 현실성은 떨어질 수도 있겠죠. 나중에 누르는 한이 있더라고 영화를 위해 좀 세게 가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재미도 있고 뒤로 갈수록 캐릭터의 변화에서 오는 간극도 커지겠죠. 어중간한 모습보다는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요? 확 까불어 버리자고 생각했어요.

이전에는 캐릭터를 고민할 때 영화에 나오지 않은 전사(前事)부터 시작했어요. 가정환경이나 성장과정 등등.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죠. 사람이 살면서 모두가 다 큰 사건을 겪는건 아니고 평범한 사람도 많잖아요. 모든 이에게 트라우마가 있는게 아니듯. 핑계가 아니라 모든 것을 열어두니 자유로워졌어요. 간단하게 말하면 미수는 원래 그런 애였던 거죠(웃음)”


작은 변화였지만 결과물의 차이는 컸다. 한효주는 “그동안 작품에서 보지 못한 내 모습을 ‘반창꼬’에서 봤다”고 전했다.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 스크린에서 펼쳐졌다.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신선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단다. 그래서 한명의 관객으로서 ‘반창꼬’를 접할 수 있었고 처음으로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이전에는 영화를 마치고 캐릭터를 놓아준다는 느낌이 뭔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달라요. 저는 오늘 인터뷰를 끝으로 미수를 놓아줘야 해요. 정말 아쉽고 허해요.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영화를 촬영 할 때만 해도 이렇게 애착을 가지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하다보니까 너무 깊이 빠져든 거죠. 미수에게 이렇게 빠져들 줄이야!”

언론시사회에서부터 무대인사, 인터뷰까지 ‘반창꼬’ 프로모션을 마친 한효주는 이제 영화 ‘감시’에 빠져들 채비를 한다. 설경구, 정우성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이 영화에서 한효주는 ‘반창꼬’와는 달리 시크한 모습을 선보인단다.

“이제 30%정도 촬영이 진행된 거 같아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죠. 이렇게 두 작품 속 캐릭터를 번갈아 겪다보면 힘든 것이 많아요. ‘반창꼬’ 할 때도 ‘광해’를 함께 촬영했었는데 고생스러웠어요. 까불거리다가 갑자기 감정을 누르는 것이 힘들었었거든요. 이제는 미수를 놓아주고 ‘감시’에 빠져 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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