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인터뷰] 김정산 "대학 동기 주원, '제빵왕' 땐 살짝 부러웠다"

2013-03-17 11:09:40

[윤혜영 기자 / 사진 장진용 기자] 날 좋은 가을, 눈부시게 비치는 빛과 함께 등장하며 고독미(박신혜)의 짝사랑이 됐던 케이블 방송 tvN '이웃집 꽃미남'(극본 김은정, 연출 정정화)의 김정산(26)을 만났다.

극중 엔리케 금(윤시윤)의 사촌 형, 한태준 역을 맡은 그는 1987년생으로 1986년생인 윤시윤보다는 오히려 나이가 한 살 어리지만 처음 본 윤시윤이 진짜 형이라 착각했을 정도로 실제로도 진중했다.

완벽했던 남자 한태준은 두 여자의 사랑을 받다가 의료봉사를 떠나며 중도에 하차했지만 김정산은 '자신만의 태준'을 보여주며 당초 6회까지였던 분량을 9회까지 늘렸다.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촬영장이 화목하고 좋았는데 끝나고 나니까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많이 떨리고 겁도 나고 설레지만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는데 화면에 보이는 얼굴이나 목소리, 연기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더라고요. 더 잘하고 싶었는데…"

◆ 8년간의 공백기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비주얼을 자랑하는 그는 2005년 성장드라마 '반올림2'에서 교회 오빠로 출연한 바 있는 데뷔 9년차 배우. 주목을 받을 찰나 그는 왜 갑자기 홀연히 떠났을까.

"'반올림' 끝나고 나서 '한 작품이 끝났구나' 그런 생각은 들었지만 '내가 뭘 했을까' '연기란 무엇일까' 그런 생각이 들어 (연기를 배우기 위해) 연영과에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연기해보니 학교랑은 완전 달라요. 학교는 '잘한다 잘한다' 그런 분위기인데 밖에서는 냉정하죠. TV에 나오니 아이부터 어른까지 나를 보고 가장 주관적인 눈으로 평가해주는 것 같아요."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진학한 그의 학교 동기로는 MBC '7급 공무원'의 주인공 주원이 있다. '제빵왕 김탁구' '각시탈' '해피선데이-1박2일' 등 드라마와 예능을 오가며 승승장구하는 동기를 보면서 빨리 활동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그동안 활동하고 싶었는데 계속 누르고 있었어요. '쌓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회사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연극부터 할 거야'라고 생각해서 공연 '싱글즈'도 했던 거고 따로 회사를 알아보지도 않았어요. 좋은 분 소개로 좋은 인연이 되긴 했지만 기본 마음은 '30살까지는 이 바닥에서 구르고 볼 거 다 보고 하면 언젠가 누군가 나를 알아보고 찾아오겠지' 했어요."

주원에 대해서는 "주원이와는 경쟁이 아닌 것 같다. 캐릭터 자체도 정말 다르다"면서도 "'제빵왕 김탁구'할 때는 군대에 있었는데 답답해서 나도 연기가 하고 싶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 "한창 활동할 나이에 다녀온 군대, 후회 없죠."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한참 전성기 때 아쉬움을 남겨둔 채 떠나 팬들의 속을 태운다. 하지만 그는 공백 기간 동안 이미 군 복무까지 모두 마쳤다.

김정산은 "'당장 뭘 이뤄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릴 때 그런 생각을 했던 게 신기하다"라며 "군대 가기 전에 큰 기획사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의가 있었는데 군대에 다녀오겠다고 했었다. 회사에서는 '지금부터 열심히 해야 30살까지 뭐라도 이뤄낼 수 있고 그때 군대에 가도 늦지 않는다'고 했는데 고3 때 '군대 일찍 갔다 와서 안 쉬고 일할 거다'라고 대답했다"고 데뷔 초기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생각했던 대로 실천했던 그는 2학년을 마치고 1월에 공군 헌병으로 입대, 2년 2개월 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26살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그 선택에는 후회 없어요. 활동하는 친구들도 그렇고 군대 갔다 오길 잘했다고 부러워해요. 군 생활도 재밌었어요. 선임들이 연영과라고 여자 소개시켜달라며 잘해줬죠. 여자애들이 거절해서 실제로 소개는 못 해줬지만.(웃음) 힘들긴 해도 아무 생각 없이 주는 밥 먹고 시키는 일만 하면 되니까 괜찮았어요. 아무래도 군대 체질인 것 같아요.(웃음)"

남들은 입대하는 꿈만 꿔도 식은땀이 난다는데 군대 이야기가 나오자 신이 난 듯 사격하는 흉내까지 내가며 군 생활을 회상했다. 그는 "아이리스 1편을 군대에서 봤는데 정말 죽겠더라. 심장 떨려서. 그때 병장이었는데 제가 이병헌 선배님을 흉내 내며 후임한테 가짜로 총 쏘는 시늉을 하면 쓰러지는 척하고 수신 부호 같은 것도 보내서 못 알아들으면 달려가서 장난으로 암바도 걸고 그랬다. 이병헌 김태희의 사탕 키스도 군대에서는 거의 난리였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 앞으로 배우 김정산은

'이웃집 꽃미남'을 통해 배우로서 다시 힘차게 걷기 시작한 김정산은 바로 KBS 드라마스페셜 '동화처럼'에서 이천희, 최윤영과 함께 캐스팅되며 자신의 커리어를 하나하나 채워가고 있다.

김정산은 "누가 봐도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다. 작품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보면서 '아 정산이라는 친구가 저 친구구나'하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목표를 밝힌 뒤 "마음이라는 게 보이진 않지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나갔다.

"정말 정우성 선배님을 좋아하거든요. '비트'도 '내 머릿속의 지우개'도 너무 좋아서 남자들은 잘 안 붙이는데 방문 앞에 포스터를 붙여놨어요. 자꾸 보면 닮는다고 해서 매일 봤죠. 정우성 선배님처럼 남자 같은 분위기에 박해일, 하정우 선배님 같은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아직도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불편한 것이 싫은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로 순수한 그는 "사람들의 시선보다는 많이 배우고 연기력에 더 치중하고 싶다. 고등학교 때 먹었던 처음 마음과 똑같다. 갑자기 확 올라가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올라가면서 절대 쓰러지지 않을 산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 인터뷰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 [bnt시스루] ★들과 SNS 희비쌍곡선, '인기 올리기 vs 자폭'
▶ [bnt시스루] 임수향 헝가리 세체니 다리 액션, 어떻게 찍었을까?
▶ [bnt시스루] '그 겨울' 조인성 보는 것만으로도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 [리뷰] 연애의 온도, 이보다 더 현실적인 '멜로'가 있을까?
▶ [bnt포토] 미쓰에이 지아, 초미니 원피스에 싱그러운 발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