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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웃집 꽃미남' 김정산, 사랑받는 엄친아? "사실은…"

2013-03-17 12:50:59

[윤혜영 기자 / 사진 장진용 기자] 사람은 이름 따라 간다고 했던가? '바를 정(正)'에 '뫼 산(山)'을 쓴다는 배우 김정산(26)은 이름처럼 바르고 산 같이 우직한 청년이었다.

앞집 여자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해도 티 하나 없을 정도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거기다 직업까지 의사다. 그야말로 완벽한 '엄친아' 한태준 역을 제대로 소화해낸 케이블 방송 tvN '이웃집 꽃미남'(극본 김은정, 연출 정정화)의 김정산을 서울 강남구 신사동 bnt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 '반올림2' 교회 오빠, '이웃집 꽃미남' 의사, '동화처럼' 치대생 "실제도 엄친아?"

필모그래피가 말해주듯 워낙에 반듯한 외모 덕에 쭉 엄친아 역을 맡아온 그는 차기작 KBS 드라마스페셜 '동화처럼'에서도 킹카 치대생으로 출연한다.

"남한테 친절한 면은 있는데 스스로 엄친아라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주변에서 왠지 부잣집 아들일 것 같다고 해서 알았어요. 난 거친 이미지일 줄 알았는데.(웃음)" 그는 그렇게 '엄친아' 이미지에 대해 한사코 거부했다.

사실 김정산은 실제로도 목사 아버지를 둔 '교회 오빠'다. 시종일관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의 진중한 말투나 예의 바른 행동에서는 이상적인 엄친아의 느낌이 묻어나왔다. 특히 대부분의 여자들이 갖고 있는 음악 하는 남자에 대한 '로망'마저 갖췄다.

"활동 전에는 교회에서 기타치고 피아노 반주도 했어요.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내가 이때 투자를 안 하면 나중에 나를 원망할까 봐'라며 피아노, 플루트 같은 악기나 그림 쪽으로 많이 배우게 했죠. 거짓말이 아니라 학원만 9개를 다녔어요. 사실 형이 있는데 형과 저는 재능이 달랐어요. 피아노를 같이 다니면 형은 금방 못 다녔고 저는 반대로 컴퓨터는 머리도 아프고 가기 싫더라고요. 결국 형은 행정학과로 갔어요. 나랑은 두뇌 자체가 달라요."

예술적인 끼가 다분한 그는 배우로서 다양한 변신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엄친아 이미지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역할도 보이더라고요. '이웃집 꽃미남'도 그렇고 주로 절제된 캐릭터였잖아요. 서영(김윤혜)이는 '오빠 좋아' 이러는데 끝까지 '아니다. 떠나라. 난 간다' 이러고 의료봉사를 떠나는데 그런 역할도 좋지만 나를 좀 풀어버리고 표현하는 연기가 하고 싶어요."

◆ 하지만 사랑은…

그는 드라마 속에서 '이웃집 꽃미남' 고독미(박신혜)에게는 짝사랑, '동화처럼' 백장미(최윤영)에게는 첫사랑으로 여자 주인공들의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 그의 연애 행적을 묻자 그는 숨겨왔던 아쉬움을 마구 표출해냈다.

김정산은 "짝사랑을 많이 했다. 7개월 동안 짝사랑만 한 적도 있다. 누가 번호를 물어본다거나 그런 것도 없었다. 주변에 친구들이 '나 번호 따였다?'라고 말하면 신기했고 예전엔 '누가 나 번호만 따면 걔랑 무조건 만날 거야' 그런 농담도 했다"라며 "직접적인 대시는 한 번도 없었고 제대 후 누군가 나에게 '신입생 후배가 선배 좋아한대'라는 얘기를 해준 적은 있었다. 이거 빼고는 없었다"라고 기억을 떠올렸다.

여자들이 자석처럼 붙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사랑에는 소극적이라고. 그는 "말을 못 걸겠다. 못해서 답답하다. 평소에는 무표정으로 다니는데 친구가 말 걸기 힘들다고 하더라. 하지만 주변에서는 나를 만나면 만날수록 편하다고 한다"면서 "여자친구들도 나를 언니처럼 편하게 생각한다"라고 울분(?)을 토해내 웃음을 유발했다.

눈이 높은 걸까? 어떤 여성스타일을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귀엽고 통통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성격은 저랑 잘 맞으면 상관없다"라며 간단하면서도 쿨하게 답했다.


◆ 혼혈아? "100% 토종 한국인 맞네~"

각종 포털사이트에 '김정산'을 검색하면 연관키워드로 '김정산 혼혈' '김정산 리키김' 등이 함께 뜬다. 실제로 본 소감으로 말하자면 리키김과는 전혀 다른 외모지만 선 굵은 이목구비가 약간 '외국물'을 마신 듯한 느낌이 난다.

"순댓국도 좋아하고 생선구이, 청국장, 곰탕 같은 거 좋아해요. 할아버지 입맛이죠. 피자는 느끼해서 두 조각 이상 못 먹어요. 스파게티도 좋아하는 건 아니고 가끔 한 그릇 정도 먹긴 하는데 밥이 제일 좋아요."

이 이야기를 듣자 뜬금없지만 소개팅, 미팅을 나간다면 그는 과연 어떤 걸 먹을지 궁금해졌다. 김정산은 "소개팅, 미팅 다 못해봤지만 만약에 상대가 마음에 들면 삼겹살 먹으러 갈 것 같다. 맛있으니까"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 긍정의 사나이

얘기하면 얘기할수록 '이 남자 참 진국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 백 년은 산 것처럼 세상을 관조하고 모든 것을 편안히 즐기는 여유가 느껴졌다.

중국 CCTV 드라마 '심수상련' 경력도 그렇다. 몇 줄 안 되는 활동사항에 적혀 있는 '심수상련'에 독특함이 느껴져서 이에 대해 물어보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지금 대표님을 처음 만나서 계획했던 중국드라마인데 들어가서 촬영하다가 부득이하게 그냥 왔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가라니까 가고 다 했다니까 왔는데 다 끝내고 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좀 남는다"라는 김정산은 "사실 되게 좋았다. 외국을 처음 나가본 거라 거기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마음 편하게 나와서 실컷 구경하고 맛있는 거 먹고 사람도 만나고 감독님 만나서 얘기도 했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잘해줬다"며 긍정의 끝을 보여줬다.

상담을 잘해준다는 그는 친구들을 대하는 방식도 특별했다. "김기범, 연제욱, 서지승, 정화영,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나오는 임세미 등 '반올림' 친구들이랑은 신기하게도 아직도 연락하고 있어요. 제대하고 나서 느낀 건 한 1~2년 안 봐도 연락해서 반가운 애들이 진짜 친한 거 같아요. '지금은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하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웃으면서 보자' 다들 그런 맘 아닐까요." 다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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