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조용필 쇼케이스, 가왕도 팬들도 그때 그 시절처럼… "Hello" (종합)

2013-05-01 08:39:42

[윤혜영 기자] 역시 '가왕'이었다.

4월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10년 만에 19집 'Hello'로 돌아온 가수 조용필의 프리미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그를 보기 위해 이날 공연장에는 남녀노소, 전국각지에서 몰린 팬들이 2천여 좌석을 가득 채웠다.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과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Hello' 뮤직비디오로 문을 연 이날 쇼케이스는 그의 음악을 들으며 꿈을 키워왔던 후배들의 헌정 무대와 19집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영상으로 소개하며 진행됐다. 관객들은 영상 속에서 조용필의 '실루엣'만 나와도 엄청난 함성을 쏟아냈다.


▶ '조용필처럼' 나가수 뺨치는 후배들의 헌정무대
첫 무대를 꾸민 팬텀은 조용필을 모티프로 만든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조용필처럼'을 부른 후 "세월이 지나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을 노래하고 싶었다. '조용필'이라는 성함 석 자보다 더 들어맞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만든 곡인데 초대까지 돼 설렌다. 음반에 직접 사인도 받았다"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조용필의 1집 '창밖의 여자'(1980)에 수록된 '단발머리'를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풀어낸 이디오테잎은 "앨범 발매를 축하드리고 저희가 반대로 감사드린다. 10년 만에 돌아오셔서"라며 "저희가 평소 하던 곡이 아니었지만 너무나 좋아하는 곡이라 저희 식으로 재밌게 해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록밴드 국카스텐은 MBC '나는 가수다'에서 불러 화제를 모았던 조용필의 10집 '모나리자'(1988)를 열창했다. 보컬 하현우는 "한국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그분의 공연에 저희가 같이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시 '나가수'에서 불렀던 조용필의 12집 '90-Vol.1 Sailing Sound'(1990) 수록곡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로 무대에 나온 박정현은 "초대받아서 영광이고 멋진 앨범 발매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사실 '축하한다'보다는 좋은 음악을 선물 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 음악이 나오자마자 하루종일 들으면서 이 무대를 준비했다. 너무나 소중한 음악 친구가 될 것 같은 앨범이다"라며 "대박나세요!"라고 응원했다.

마지막 게스트는 조용필 13집 '더 드림스(The Dreams, 1991)'의 '꿈'을 부른 자우림이었다. 김윤아는 "저희가 크고 작은 많은 무대에 서 왔지만 솔직히 올 때부터 떨리는 무대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데 오늘은 집에서 떠나서 여기 오는 길부터 흥분되고 떨렸다"며 "선배님이 매번 새 앨범 내시고 투어를 할 때마다 팬은 물론이고 후배들도 가슴이 떨린다. 앞으로도 영원히 저희들의 조용필로 남아달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 "Hello" 10년 만에 두드린 '19살 청년'의 떨리는 노크
쇼케이스의 주인공 조용필은 당장 모습을 드러낼 것 같았지만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걷고싶다', '설렘', '말해볼까', '그리운 것은', '충전이 필요해',' 서툰 바람', '널 만나면'까지 신곡 영상 소개와 후배들의 헌정무대가 끝난 후에야 드디어 팬들 앞에 섰다.

4월16일 선공개된 이후 주요 포털 사이트 검색어와 9개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석권한 '바운스(Bounce)'로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너무나 오랜만에 만나는 팬들 때문인지 살짝 긴장한 듯 보였지만 19살 소년 같은 맑은 목소리와 가왕다운 무대매너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그는 '어느 날 귀로에서' 무대까지 마친 후 "안녕하십니까"라며 "10년 동안 '내년에 내야지' 마음만 앞섰다. 막상 하다 보니 잘 안돼 구겨서 휴지통에 버려지고 결국 10년이나 걸렸다. 사실 신인 같은 기분이다. 편안히 마음을 먹어도 부담되더라. 이번엔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냈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매스컴에서 나오는 걸 보면 닮아가는 것 같다. 앨범을 냈을 때도 (그런걸) 잘 안 보려고 노력한다. 괜히 좀 그럴까봐"라면서 의도치 않게 애교 섞인 목소리를 냈고 사회를 맡은 김제동은 "지금 애교부리신 거냐"며 돌직구를 날려 팬들은 "귀요미"를 연호하기도 했다.

특히 예정에 없이 김제동은 전설적인 히트곡 '비련'의 도입부 "기도하는"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긴장해주셔야 한다"면서 뜸을 들이다 "기도하는~"을 불렀다. 이에 팬들은 그 시절 그때처럼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이날 조용필이 마지막으로 꾸민 'Hello' 무대에서는 객석의 팬들이 피켓을 들고 함께 떼창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후 피처링에 참여한 버벌진트는 물론 모든 후배 가수들이 나와 그를 응원했고 조용필은 조금 더 팬들을 가까이에서 보려는 듯 무대 가장 앞까지 나와 만세 인사를 하고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성공적으로 쇼케이스를 마친 조용필은 5월31일부터 6월2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출발해, 상반기에만 대전, 의정부, 진주, 대구 등에서 열릴 전국 투어 콘서트 '헬로(Hello)'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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