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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천명' 최필립, 연기자의 길? "마이클 잭슨처럼 환호받는 꿈 덕분"

2013-06-10 11:12:03

[윤혜영 기자] 짧지만 강렬했다.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극본 최민기 윤수정, 연출 이진서 전우성)에서 민도생(최필립)은 애석하게도 2회 만에 죽음으로 하차했다. 그가 죽어야만 최원(이동욱)이 살해누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가 되면서 극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때문.

끝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배우 최필립(33)을 최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전통사극은 처음이었어요. 민도생이 초반 역할이었잖아요. 사극을 되게 해보고 싶었어요. 관복을 갖춰 입고 연기하는 게 좋더라고요. 연기하기도 편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사극 한 번 해봐라 잘 어울릴 거 같다'고 하셨는데 마침 이렇게 하게 됐죠."

1년 4개월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최필립은 방송 1시간 전부터 집에서 대기하며 혼자 모니터했다. 그는 "'왜 이렇게 했을까'부터 시작해서 미흡한 점만 보이더라. 근데 주변에는 좋은 평들이 많았다"며 "댓글을 잘 보는 편이 아니지만 검색해서 봤는데 오랜만에 나와서 그런지 힘을 많이 실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더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특히 목에 칼을 맞으면서도 '거북 구(龜)'라는 단서를 남기고 떠난 그는 죽음에 대해서 "씁쓸하다. 여기서도 죽었었고 OCN '메디컬 기방 영화관'에서도 죽었었다. 사극 두 번 나왔는데 두 번 다 죽었다"면서 "사랑을 위해서 목숨을 버리는 역할이었지만 다음에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더불어 계속 진행 중인 '천명'에 대한 기대도 잊지 않았다.

"저는 이제 시청자 입장으로 '천명'을 보잖아요. 근데 진짜 재밌어요. 감독님한테도 작가님한테도 재밌다고 얘기했죠. 수목극 자체가 시청률이 잘 안 나와서 아쉬운 부분들은 분명히 있지만 앞으로 더 재밌어질 거예요."


최필립은 '천명' 이후 SBS '내 연애의 모든 것' 후속 2부작 드라마 '사건번호 113'까지 연달아 출연하며 연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신', '세바퀴' 등 예능에도 소홀함이 없다. 이렇게 일하기 좋아하는 그였지만 회사 문제 등 여러 일로 의도치 않게 공백기를 가지게 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후다닥 연예계 데뷔해서 큰 역할 맡아서 하다가 쉬게 되니까 연예인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왔어요. '이게 내 길이 맞는 건가?', 회사원들 보면 월화수목금, 심지어는 토, 일요일까지 일을 하는데 '나는 뭐하는 거지?' 그런 생각이 들었죠. 생각해보니까 (배우가) 나랑 안 맞는 거 같기도 하고. 근데 할 게 없는 거예요. 사업을 해볼까 생각해도 돈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래서 마음을 바꿨죠. '누구나 다 겪는 딜레마고 슬럼프구나. 극복을 하자' 이렇게요."

그는 산에서 해답을 찾았다. 크리스찬인 최필립은 어떤 일이 어긋날 때면 기도를 하고 기도로 안 풀릴 때면 산에 올라 짜증을 비워내며 마음을 바로잡았다.

"이쪽 일이라는 게 뭔가를 계속해야 살아있음을 느끼지 쉬면은 불안해요. 저는 많이 쉬어봤잖아요. 그리고 제 자체가 집에 못 있어요. 뭔가 생산적인 걸 계속해야 돼요. 집에 쉬는 순간부터 스트레스인 거예요. 젊은 사람이 밖에 나가서 일을 해야죠."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산타고 바위 타기 좋아하던 그는 송일국 김영호 이태곤 김원준에 이어 KBS '힐링투어 야생의 발견'에서 설악산 적벽에 오르며 계속해서 방송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람에게는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하잖아요. 저에게 첫 번째 기회는 데뷔하게 된 거고 지금이 두 번째 기회인 거 같아요. 중간에 공백기도 있었고 느낀 바도 컸고 일도 조금씩 들어오고... 사실은 항상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절실하게 하고 있어요. 이 스케줄로 인해서 다음 스케줄이 생긴다는 느낌이랄까요. 열심히 해야죠. 지금이 '제2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최필립은 연예인이지만 참으로 소탈했다. 각종 산 위에서 찍어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사진도 스스럼없이 보여줄 정도. 특히 그는 산에 갈 때도 꾸미지 않고 등산복 차림으로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고.

'사람들이 알아보지 않느냐'고 묻자 "긴가민가하시더라. 근데 날 보고 휴대폰으로 검색해서 진짜 맞는지 확인하시는 것 같다"며 "알아봐 주면 감사한 거고. 못 알아보셔도 자유로운 거니까 다 좋다"고 답했다.

지금은 그렇지만 어렸을 때는 누군가 '최필립'을 알아봐 주고 인정해주는 그 자체를 즐겼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데뷔 전 대학교 1학년 땐가? 꿈을 꿨는데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밖이 시끄러워서 창문을 열고 나갔는데 군중들이 나를 향해 열광하고 있는 거예요. 마치 마이클 잭슨처럼. '이건 대박의 징조다. 나중에 내가 뭘 하더라도 다 잘 되겠다'고 생각했죠. 그거 보면서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거예요."

'들어오는 작품은 다 하겠다'며 '많은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얼굴을 보이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는 캐릭터로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 어떤 캐릭터가 딱 한 성격만 국한된 건 절대 아니지 않느냐. 어두운 성격이 계속 어둡기만 한 건 아니듯이. 역할 자체를 가지고 놀고 싶은 욕심이 많이 생기더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이 행복을 사람들한테 심어줬으면 좋겠다. 난 내 자신이 소중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다"며 "현대인의 문제점이 사실 외로움인데 생각만 잠깐만 바꾸면 절대 외로운 존재가 아니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행복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가끔은 진지하게, 가끔은 유쾌하게 털어놓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듣는 이의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그는 열정적이면서도 따뜻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갈 준비를 마쳤다. (사진: bnt뉴스 DB) 인터뷰: 최필립, 반전에 반전 거듭하는 마성의 매력 "본명부터 여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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