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인터뷰] 소울 다이브, 힙합 이단아가 걸어온 길과 삶

2014-02-12 09:22:56

[김재영 기자/ 사진 정영란 기자] 먼 곳에서 걸어오는 그들의 모습에 금방이라도 힙합 무대가 펼쳐질 것 같다.

소울 다이브는 프리하지만 스타일리시한 모습으로 인터뷰 장소를 찾았다. 넋업샨, 디테오, 지토 삼인조로 구성된 그들은 Mnet ‘Show Me The Money 2’에 출연 했을 때보다 훨씬 남자다워진 느낌이었다.

‘엑스엑스엑스(XXX)’, ‘0순위’, ‘주먹이 운다’ 그리고 ‘나이트 이즈 영(NIGHT IS YOUNG)’ 등의 히트곡으로 힙합계를 재패한 자들의 여유도 엿보이는 것 같았다. 스스로를 힙합계의 이단아라 칭하며 경계 없이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 소울 다이브.

그들과의 인터뷰는 오랜 시간 힙합을 해온 이들의 음악적 내공과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로 이어졌다. 여기에 진지함과 코믹함을 오가며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한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한 힙합인들 소울 다이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닉네임이 독특하다. 각자 뜻은 뭔가
넋업샨 순수 한국말의 조합인데 넋을 업고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무당의 한글말이다.
디테오 테오는 세례명이이다. 몽쉘 통통을 위해 군대에서 성당을 다니다가 세례를 받았다. 디는 여러 가지 말이 있는데 땀의 약자라고도 한다. 땀테오 같은 그런 것들?
지토 특별한 뜻 없이 미국에서 만화 캐릭터, 햄버거가게 이름이랑 비슷해서 친구들이 자주 불렀다. 별명을 그대로 썼다. 만화는 신문에 있는 4컷 만화고 요즘에는 영어 교재로도 쓰인다. 초록색 얼굴의 캐릭터다.

학창시절 때부터 다들 알던 사이라고 들었다. 소울 다이브가 탄생한 과정은
지토 디테오와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다. 그 당시는 음악 할 줄은 몰랐는데 서태지와 듀스 음악을 좋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테오가 먼저 음악을 하고 나는 재수를 했다. 그러다 군대를 가고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려고 할 때 쯤 고등학교 선배인 형(넋업샨)을 만나 시작하게 됐다.
넋업샨 중학교 때 친구가 흑인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악마의 음악인줄 알고 겁을 냈는데 거기에 빠져들게 된 것 같다. 그때부터 계속 음악을 만들었다.

랩을 할 때 장점, 소울 다이브만의 색깔은
지토 우리팀은 유연성이 남다르다. 장르적으로 이것저것을 잘 섞어서 힙합의 카테고리를 소화해내는 것을 잘하는 팀이다. 셋 중이 굳이 내가 나은 것을 찾자면 직관적으로 가사를 쓰는 것이다.
디테오 우리는 공연을 잘하는 팀이다.
넋업샨 힙합을 모르는 이들도 소울다이브의 공연을 보면 분위기때문에 재밌게 뛰어놀 수 있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분위기를 띄운다. 결국에는 다들 미쳐서 날 뛰게 만드는 것인데 목적이다. 분위기가 고조되면 물을 뿌리기도 한다. 디테오의 장점은 멜로디가 잘 없는 랩에 멜로디를 만드는데 장점을 갖고 있다. 나는 무언가를 어렵게 표현하는데 장점을 갖고 있다. 지토랑 정반대의 성격을 갖고 있다.
지토 형(넋업샨)은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 어쨌든 모든 것의 초석이 되는 것이니깐.


Mnet ‘Show Me The Money 2’ 최종 우승을 예상했나
지토 처음 제안이 들어왔을 때는 공연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갑자기 프로그램 중에 공연에 참가하게 됐다.
넋업샨 도우미 역할인 줄 알았다. 마음 편하게 나갔는데 갑자기 공연에 참여하라고 했다. 친동생이 미국에서 결혼을 해서 동생들을 데리고 미국도 갔다 오고 했는데 갔다 오니깐 공연을 하라고 했다. 그랬는데 1차전에서 졌다.
지토 최종우승은 정말 예상을 못했다.
디테오 한번만 이기자가 몇 주가 된 것 같다.
넋업샨 우리 성격이 경쟁적이거나 컴피티션에 강하지가 않다. 멤버가 모두 거친 느낌이 아니어서 경쟁이랑은 거리가 멀었다.

소울다이브 음악에는 댄스곡처럼 리듬이 있다. 흥겨움을 지향하는 편인가
넋업샨 노래를 만들 때 무대에서 이 음악이 어떻게 실현이 될까를 그리면서 노래를 만든다. 다른 팀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런 것들이 아닐까. 대부분 무대를 생각하면서 만들기 때문에 재밌는 혹은 멋진 그림을 그린다.
지토 슬퍼도 신나는 것이 많다.

영감을 얻는 것과 오랜 시간 작곡하는 것이 있다. 어떤 것을 추구하나
넋업샨 순간적으로 생각이 나서 던지면 셋이서 오랫동안 작업을 한다. 시작은 순간적인 것으로 ‘어! 이거 어떨까’라고 시작하면 여기에서 곡이 나온다. 과학자의 실험 방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우연적으로 얻어지는 것을 덕후처럼 파고드는 것?(웃음).

이제까지 부른 곡 중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디테오 ‘주먹이 운다’. 임재범 형님과 함께 하게 돼서 영광이었는데 이후에 이소라 누님과 함께 하게 됐다. 한번 있을까말까 한 기회 아닐까.
지토 ‘선술집’. 1집에는 테마가 있어서 테마를 정하고 가사를 썼다. 반면에 선술집 트랙은 술집에서 얘기하듯 힘든 걸 얘기하자고 해서 펜 가는 대로 쓴 느낌이다.
넋업샨 ‘선술집’의 모티브는 김동률의 취중진담이다. 나는 ‘XXX’가 애착이 간다. 디제이쥬스와 함께 만들었다. 작정하고 관능적인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이름에서도 그렇고 말장난이다. 그 발음이 나오는데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그때 ‘XXX’를 만들게 됐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지향하고 싶었다.


랩의 완성은 뭐라고 생각하나
지토 음악장르를 떠나서 소울인 것 같다. 진심이고 진실적인 가사가 와야 하는 게 힙합이고 랩인 것 같다. 꾸며내려고 하면 하면서도 재미가 없다.
넋업샨 정말 뻔하고 닭살 돋는 얘기지만 메시지?(웃음). 패션이라고 생각한다. 열정.

무대에 서면서 재밌는 에피소드, 잊을 수 없는 팬이 있나
지토 임재범 형님의 전국투어를 함께 다녔다. 원래 힙합 팬들은 상당히 어리다. 그때는 정말 큰데서 만 명 단위로 공연을 하는데 나이가 있으신 관객 분들이 많이 왔다. 이러한 분들이 열정을 갖고 문화를 즐기는 게 멋있었다. 그분들의 희끗희끗한 모습이(웃음) 다르기도 하고. 이렇게 많이 뛰시는데 허리가 괜찮을까 같은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넋업샨 ‘쇼 미 더머니2’에서 영순위라는 노래를 했을 때. 힙합은 발라드가 아니기 때문에 벅찬 느낌을 받기가 어려운데 그런 느낌을 받았다.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관객들을 무대위로 끌어올렸다.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 멋진 무대를 꾸밀 수 있었고 그것이 방송이었다는 게 의미가 컸다.

현재 소울다이브는 인디인가 메이저인가
지토
인디에서 시작된 팀은 맞다. 각자 다른 팀에서 오랜 시간 언더 활동을 해왔다. 지향한다기 보다는 기존 언더든 메이저든 우리만의 다른 것을 하고 싶다.
넋업샨 언더도 아니고 메이저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이단아적인 느낌이 있다. 방송도 나왔다가 클럽도 공연도 했다가.
지토 사진 찍는 것만 아니면 괜찮다(웃음).
넋업샨 사진 찍는 것도 상관없다. 그런데 어디 무대서든 즐길 수 있는 것이 좋다.

힙합을 하면서 역경은 없었나. 자금적인 부분이나 부모님의 반대 등
지토 한국에서 음악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니깐 역경을 잘 넘기면서 왔던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때 부모님이 너무 반대해서 리더(넋업샨)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넋업샨 부모님들께 허락받고 시작했다.
지토 나이는 27살 때쯤이었던 것 같다. 정말 직업으로 음악을 할 것이냐 아니냐의 기로에 놓였을 때였다. 돈이 돼냐 그런 질문들이 오갔다.
넋업샨 어떤 대기업 면접보다 어려웠다(웃음). 그때는 상당히 긴장했다.
디테오 나는 그 당시에 일본으로 유학을 가려고 준비가 다 끝난 상태였다. 하지만 소울 다이브를 하기 위해 모든 준비는 와르르 무너졌다.


FPM, 가비앤제이, 윤하 등 같이 작업한 뮤지션들이 꽤나 많다. 앞으로 같이 피쳐링 해보고 싶은 여자 아이돌이나 뮤지션이 있다면
지토 하고 싶었던 아티스트와 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이 있었다. 잘된 사람들이 가비앤제이, 쥬얼리 예원씨 등이다. 임재범 형님같은 경우는 생각지 못한 기회였다. 윤하씨, 이소라 누님 등. 같이 피쳐링 해보고 싶은 사람은 씨스타 효린씨, 투애니원 씨엘씨다.
디테오 나는 씨스타 소유씨와 피쳐링 해보고 싶다.
넋업샨 자넬모네. 한국 소울적인 느낌이 있어서 이미자 선생님과도 함께 음악 해보고 싶다.

좋아하는 음악은 어떤 장르인가
지토
힙합을 거의 듣는 데 특히 제이 콜을 좋아한다. ‘크룩 스마일 (Crooked smile)’ 추천한다.
디테오 알앤비가 좋다. 힙합이 알앤비와 일맥상통해서 알앤비를 많이 듣는다. 존레전드 음악을 즐겨듣는데 멜로디가 좋은 음악을 듣다가 알앤비를 듣는 경우도 많다.
넋업샨 일렉이 좋다. 특히 수상을 많이 한 대프트 펑크는 대단한 것 같다. 옛날 시대의 디스코를 표현했는데 그 당시 베이스치던 사람들까지 합류해서 만든 앨범이다. 요즘에는 많은 장르들이 콜라쥬가 되어있어서 클래식한 음악이 나오기 힘든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시대의 음악을 재현했다. 일렉하는 팀이 일렉의 요소를 배제했다. 너무 충격이었고 노래가 대중적으로 좋기까지 하다. 완성도 면에 있어서는 대단한 대중 음악가들이다. ‘겟 럭키(Get Lucky)’. 거의 미친 노래인 것 같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음반이 있는가
지토 많이 만들어 놨다. 시기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곧이라고 말하고 싶다.
넋업샨 앨범 2개 정도의 분량을 작업을 해놨다. 때를 기다리고 있다.

다들 패션 감각이 대단하다. 추구하는 스타일,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나
지토 옷에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장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보여 지는 것과 직결적인 문화인 것 같다. 실질적으로 흑인사회는 돈이 없다가 생기면 자랑할 수 밖에 없는 문화다. 힙합은 자기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에 집중을 한다. 브랜드는 조단을 좋아한다.
넋업샨 힙합이라는 문화자체가 자신을 표현한다는 맥락이다. 좋아하는 브랜드는 핏보우, 스티그마다.
디테오 브랜드 리타가 좋다.


배우 이상윤씨가 소울다이브를 응원하는 글귀를 봤다. 트위터를 보니 소지섭씨와 같은 연예인들과 친분이 있는 것 같던데
지토 상윤이(배우 이상윤) 와는 어릴 적 친구다. 상윤이가 원래 연예인에 관심이 없었는데 군 복무 중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면서 서울대를 그만둔다고 했다. 그때는 다들 미쳤다고 했다. 그리고 놀 때는 만나면 주로 농구를 많이 한다. 술을 마시면 둘이 마시는 편이다. 압구정에 막걸리 집을 자주 간다.
디테오 소지섭씨와도 친분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그는 우리보다 형이다.
지토 작년에 소지섭 형이 냈던 음반이 있었는데 그때 작업했던 김건우 작곡가님을 통해 소지섭 형을 알게 됐다. 작곡가님이 우리 그리고 윤하 씨와 함께 작업을 했다. 그때 좋은 인연이 되어서 소지섭 형과도 작업을 하게 됐다. 처음 만났을 때 영화배우라서 상당히 부담됐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힙합도 좋아하고 열정도 있으셔서 작업하면서 재밌었다. 그 이후로는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고 작업도 하면서 진취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각자 이상형은 어떻게 되나
디테오 몸매가 볼륨감이 좋은 분이 좋다. 섹시하신 분.
넋업샨 지적으로 섹시한 여자. 좋아하는 분야가 확실해서 거기에 대해서 조예가 깊은 사람이면 좋겠다.
지토 주위에서는 유학생이나 교포를 좋아한다고 한다(웃음). 사실은 공통점이 없는 것 같다. 똑똑한 여자가 좋다.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가 있는가. 평소 취미생활은
넋업샨 얼마 전에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영화를 봤는데 인상적이었다.
지토 농구, 헬스를 좋아한다.
디테오 미국드라마 ‘앙투라지’를 좋아한다.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

롤모델이 있다면
지토 아버지. 새벽에 일어나서 공부하실 정도로 좋아하는 일에 열중하신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데 그러한 모습이 존경스럽다.
디테오 친척 형이다. 뇌종양이 심하게 걸렸는데 이것을 이겨내고 잘 살고 있다. 삶의 의지를 본받고 싶다.
넋업샨 창작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롤모델이다. 에디슨의 라이벌 테슬라같은 이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데 망설이는 젊은이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조언은
지토 우선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 뒤에 따르는 희생이나 아픔은 선택을 한 것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디테오 지나고 보면 뭐든지 잠깐이고 웃을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한우물을 팠으면 좋겠다.
넋업샨 최대한 많이 넘어지고 실패해봤으면 좋겠다. 해본적도 없는데 실패하기 싫어서 두려워하는 것이 안타깝다.

앞으로의 꿈, 10년 뒤 상상하는 모습
지토 10년 뒤면 44살이다. 어쨌든 무대에서 계속 있는 것이 꿈이다. JK형이나 디제이 디오씨 같은 형들은 나이가 들어도 힙합을 한다. 우리도 서로 잘 맞아서 오랫동안 음악을 했으면 싶다.
디테오 올해는 앨범을 3장 정도 내는 것이 목표다.
넋업샨 행복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
(사진출처: 스탠다트뮤직크룹, Mnet ‘Show Me The Money 2’ 방송 캡처, 지토 트위터, 넋업샨 트위터, 룬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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