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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시스루] ‘앙큼한 돌싱녀’ 주상욱, 더이상 실장님 전문배우가 아니다

2014-03-07 21:07:19

[최광제 인턴기자] ‘앙큼한 돌싱녀’ 주상욱이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기존 이미지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드러내 화제다. 이는 초반에 어려움을 겪던 ‘앙큼한 돌싱녀’의 시청률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앙큼한 돌싱녀’, 상승곡선을 탈 수 있던 발판은?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 (극본 최수영 이하나, 연출 고동선 정대윤) 는 드라마 첫 방송과 SBS ‘별에서 온 그대’ 마지막 회가 겹치게 되면서 1,2회 연속방송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1회 5.4%, 2회 6.4%(닐슨코리아 제공)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경쟁작인 SBS ‘쓰리데이즈’ KBS2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모두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인 만큼 ‘앙큼한 돌싱녀’의 시작은 충분히 불안했다.

허나 어두울 것만 같았던 ‘앙큼한 돌싱녀’는 주말 재방송에서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본방보다 높은 재방송 시청률을 보이며 화제를 모으더니 3월5일에 방송된 3회에선 무려 3.9%나 오른 10.3%를 기록한 것이다. 4회에 들어와선 8.9%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의 전망이 밝아진 것만은 분명하다.

이처럼 ‘앙큼한 돌싱녀’가 상승곡선을 타게 된 데는 수많은 이유를 들 수 있다. 드라마에 대한 호평이 입소문으로 퍼진 점, 재방송을 통해 매력을 어필한 점, 스케일이 큰 작품들 속에서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는 점 등등.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로 배우 주상욱, 이민정의 이미지 변신이 성공했다는 점이다.


■ 주상욱, 실장님 전문배우?

특히 ‘앙큼한 돌싱녀’에서 주상욱의 변신은 매우 놀랍고 신선하다. 주상욱 하면 가장 먼저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반듯함, 완벽함, 수트 그리고 실장님이다. ‘실장님 전문배우’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닐 정도로 반듯한 역할을 주로 맡은 주상욱은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언급을 자주 했다.

드라마 ‘자이언트’ 촬영 당시 인터뷰를 통해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풀어지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어요”라는 속마음을 털어놓은 바 있으며 KBS2 ‘해피투게더’에선 대본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실장님인지 아닌지를 먼저 본다고 밝혔다.

그러던 그가 OCN ‘특수사건전담반 TEN’ KBS2 ‘굿닥터’ 영화 ‘응징자’를 통해 조금씩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에선 그동안 제대로 보이지 못했던 포텐을 마음껏 터트렸다. 빈틈없고 반듯한 실장님 역을 주로 맡았던 주상욱은 ‘앙큼한 돌싱녀’를 통해 자신의 본모습을 마음껏 표출해내고 있다. 완벽하면서 찌질한, 어찌 보면 정 반대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차정우를 통해 주상욱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연일 호평을 받고 있다.


■ 주상욱, 자신의 변화를 알린 1,2회

주상욱의 변화는 ‘앙큼한 돌싱녀’ 1회 첫 장면에서부터 드러났다. 드라마 시작과 동시에 주상욱은 더벅머리에 뿔테안경을 쓴 고시생의 모습으로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뒤이어 주상욱이 이민정의 가게에서 초라하게 조는 모습, 고시 합격 이후 바보 같이 좋아하는 모습, 아침 출근길에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는 모습 그리고 사업에 실패해 볼품없이 다니는 모습들이 줄지어 나오며 기존에 주상욱이 보여주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모습들이 보여졌다.

1회를 통해서 주상욱의 2% 부족한 모습이 공개됐다면 뒤이어 방송된 2회에선 허당에 가까운 행동들이 전파를 탔다. 2회에서의 주상욱은 이민정에게 당했던 말들을 되돌려주지 못했다며 아쉬워했고 이민정 앞에서 강연 얘기로 허세를 부리는 행동을 하며 안방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이처럼 1,2회를 통해 변화한 모습을 보여준 주상욱은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관심 대상이 됐다. 물론 기존의 실장님 이미지를 완전히 버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업을 진행하는 모습이나 이민정에게 차갑게 말할 때의 모습 등에선 자신이 자주 보였던 냉정하면서도 딱딱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 대신 그 안에서 이전 모습들을 답습하기보단 꾸준히 색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으며 호평을 받고 있다.


■ 주상욱, 능청스럽고 우스꽝스러운 3,4회

1,2회를 통해 겉으로는 완벽하지만 실제로는 2% 부족한 차정우 연기에 시동을 건 주상욱은 3회부터 본격적으로 어깨에 힘을 빼고 코미디 요소를 선보이며 허당 가득한 모습을 연이어 보였다. 특히 3회에서는 주상욱에게 복수를 꿈꾸는 이민정의 상상을 통해 다양한 상황극이 펼쳐져 안방을 폭소케 만들었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패러디한 장면에선 광대에 점을 찍고 나타난 나애라를 못 알아보기도 하고 드럼통에 갇힌 채 바다에 빠지며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또 다른 상상 속에선 쓰러진 이민정을 들어 올린 채 멋들어진 대사를 읊는 연기를 통해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한 자신의 회사에 인턴으로 지원한 이민정이 방송에 출연해 결혼생활을 후회하는 얘기를 하자 잠옷 차림으로 씩씩거리며 회사에 달려가는 주상욱의 모습은 충분히 우스꽝스러웠다. 뒤이어 주상욱은 의도적으로 이민정이 있는 로비에 비서들을 대동하고 나타나 여유로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고 이민정과의 전화 통화로 대화하며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 등 찌질한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앙큼한 돌싱녀’ 4회에선 자동차 낙서 장면, 장인과 화장실에서 만난 장면, 이민정과의 저녁 식사에서 말을 주고받는 장면 등을 통해서 주상욱은 원래 이렇게 웃긴 배우였나 싶을 만큼 코미디 연기를 자연스럽게 해낸다. 냉철한 판단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차정우의 모습과 찌질함이 흠뻑 묻어 있는 차정우의 모습을 모두 소화해내는 주상욱은 재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

사실 ‘앙큼한 돌싱녀’는 돌싱이라는 요소만 빼면 이전에 방송됐던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 큰 차이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기에 더더욱 캐릭터의 매력이 드라마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주상욱의 새로운 변신은 매우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기존의 이미지를 이어가면서도 그 안에서 보이는 정반대의 모습을 통해 주상욱이란 배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제작발표회 당시 주상욱은 “기존의 틀을 깨고 자유로운 느낌으로 연기하고 있다. 표현에 정해진 틀이 없어서 즐겁고 재미있다”는 연기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자유롭고 즐기는 연기를 하는 주상욱이 이렇게 색다른 매력을 보일 줄은 몰랐다. 덕분에 ‘앙큼한 돌싱녀’를 보는 맛이 하나 더 늘었으며 앞으로의 주상욱이 더더욱 기대되기 시작했다. 다음 주에는 주상욱이 또 어떤 변신을 할지 ‘앙큼한 돌싱녀’를 향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출처: MBC ‘앙큼한 돌싱녀’ 장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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