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리뷰] ‘SM콘서트’ 거침없이 달리고 또 달린 5시간의 기록

2014-08-16 10:31:14

[김예나 기자/ 사진 김치윤 기자] 기대와 설렘, 환희와 감동이 가득했다. 전 세계 22개국 이상의 3만5천여 명의 팬들을 불러 모을 만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그 저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장장 5시간 이상 펼쳐진 공연이 한 여름 밤의 꿈인 듯 여겨질 정도로 즐길 수 있었던 SM 축제였다.

8월15일 서울 상암 월드컵 주경기장에서 ‘SM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 인 서울(SMTOWN LIVE WORLD TOUR IN SEOUL)’이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SM 소속 아티스트 보아, 강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슈퍼주니어M, 조미, 헨리, 장리인, 제이민, 레드벨벳, 이동우 등 총 출동해 화려한 무대를 꾸몄다.

이날 콘서트에는 ‘SM타운 라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과 솔로 무대 등 총 67곡의 다양한 레퍼토리로 채워져 상상 그 이상의 무대를 선사했다.

먼저 공연의 시작은 가수 제이민이 ‘샤인’을 부르며 부드럽게 열었다. 이후 제이민은 선배 가수 강타와 ‘엔들리스 러브(Endless Love)’를 듀엣 하며 감성을 촉촉이 적셨다. 이어 강타는 과거 그룹 HOT 출신임을 밝히며 히트곡 ‘전사의 후예’ ‘위 아 더 퓨처(We Are The Future)’ 등을 메들리 형식으로 꾸렸다.

달달한 듀엣 무대는 계속 됐다. 그룹 슈퍼주니어M 조미는 걸그룹 에프엑스 빅토리아와 ‘러빙 유(Loving You)’를 중국어 가사로 부르며 케미를 선사했다. 특히 이 무대에 그룹 엑소 타오와 세훈 그리고 시우민이 깜짝 등장해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엑소 멤버들의 깨알 출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어진 슈퍼주니어M 헨리 ‘베드걸’ 무대에는 엑소 찬열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무대에서 찬열은 붉은색 타탄체크 남방과 찢어진 청바지 매치해 스타일리쉬한 면모를 드러냈다.

한편 설리 없는 에프엑스는 다소 아쉬웠다. 앞서 갑작스럽게 활동 중단 선언을 한 바 있는 설리의 콘서트 참석 여부에 큰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에프엑스가 등장했다. 팬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설리는 등장하지 않았다.

에프엑스는 설리를 제외한 빅토리아, 크리스탈, 루나, 엠버 등 4인으로 ‘첫 사랑니’를 열창하고 엑소 디오와 ‘굿바이 썸머(Goodbye Summer)’ 콜라보 무대를 꾸밈으로써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또 “이번 콘서트에 22개국에서 팬들이 오셨다”며 엠버와 빅토리아가 각각 영어와 중국어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걸그룹 소녀시대 티파니의 반전 매력도 돋보였다. 먼저 티파니는 그룹 샤이니 키와 ‘뱅뱅(bang bnag)’을 부르며 섹시한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빨간색 드레스와 립스틱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티파니는 강타와 함께 꾸민 ‘세이 썸씽(Say Something)’ 무대에서 순백의 드레스로 청순 매력을 뽐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솔로 매력이 빛난 건 서현도 마찬가지였다. 서현은 엠버와 함께 꾸민 ‘프라블럼(Problem)’ 무대에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힐을 신은 서현 손을 잡아주며 퇴장하는 엠버와의 의외의 ‘케미’는 덤.

특급 재미는 보이즈데이즈에서 터졌다. 슈퍼주니어 규현, 엑소 수호, 샤이니 민호, 동방신기 창민으로 구성된 이들은 걸그룹 걸스데이로 완벽 빙의해 ‘썸씽’ 무대를 꾸몄다. 이들의 여장 변신에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즐기는 규현과 수줍어하는 수호, 열정적인 민호와 여자보다 예쁜 창민의 모습은 SM콘서트 중 단연 결정적 장면이라 할 수 있을 정도.

SM루키즈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SM 예비 스타 브랜드인 SM루키즈들은 그들이 가진 가능성을 드러내며 성장해 나갈 모습을 기대케 했다. 이들은 ‘보랏빛 향기’ ‘전사의 후예’ 등 선배 가수들의 히트곡들을 재해석해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데뷔 7주년을 맞이한 소녀시대 무대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로 등장한 소녀시대는 ‘훗(Hoot)’ ‘키싱 유(Kissing You)’ ‘지(Gee)’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미스터 미스터(Mr. Mr.)’ 등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줬다.

특히 상큼 발랄함이 주요 무기였던 소녀시대가 어엿한 숙녀의 모습으로 변한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이제 당당하게 공개 연애까지 하는 소녀시대 멤버들이 한층 더 예뻐 보이는 건 당연지사. 객석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부터 압도적인 존재감까지 빛내며 소녀시대의 건재함을 당당히 입증했다.

이날 SM콘서트 하이라이트는 단연 엑소였다. 엑소 등장에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기립했다. 밝았던 날도 저물어가면서 한층 분위기를 업 시켰다. 흡사 엑소 단독콘서트 같았다. 엑소는 “SM타운 선배님들과 팬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기쁩니다”라고 말하며 팬들의 뜨거운 함성에 가슴이 벅찬 듯 보이기도 했다.

그룹 동방신기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멤버 창민과 윤호는 엑소에 절대적으로 뒤지지 않는 역동적인 몸짓으로 객석을 휘몰아쳤다. 팬들에게 전하는 외침 같았던 ‘항상 곁에 있을게’, 추억 속으로 빠지게 만든 ‘허그(Hug)’ 그리고 모두를 하나 되게 만들었던 ‘꿈’까지. 그들은 드넓은 콘서트 장을 날아다니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숨 가쁜 시간이었다. 날은 완연히 어두워지고 샤이니 무대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축제의 장이 열렸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한 가수 보아의 무대는 감동이었다. ‘걸스 온 탑(Girls On Top)’ ‘넘버원(No.1)’ ‘마이 네임(My Name)’ 등의 무대로 꾸민 보아는 “제 노래를 통해서 많은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대선배다운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파격 변신을 꾀한 샤이니 막내 태민 솔로 데뷔 무대는 정말 특별했다. 그간 여린 이미지가 강했던 그에게 이토록 섹시한 매력이 있을 줄이야. 태민은 신곡 ‘에이스(Ace)’ ‘괴도(Danger)’ 무대에서 샤프해진 외모와 몽환적인 몸짓으로 한 순간 객석을 사로잡았다. 또한 상의 노출로 복근을 공개하는 등 확실한 팬서비스를 보여줬다.

공연이 후반부로 갈수록 스케일은 점점 더 커졌다. 지칠 법도 하건만 관객들은 끊임없이 형형색색 야광 봉을 흔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SM 터줏대감 슈퍼주니어 무대에서는 눈물과 웃음이 교차했다. 2년 만에 무대에 오른 리더 이특은 감격스러운 마음을 주체 못하고 “안녕하세요. 슈퍼주니어 리더 이특입니다”라는 말을 한 후 결국 대성통곡하고 말았다. 이에 모두가 “울지마”라 외치며 돌아온 그를 환영했다.

또 가수 신승훈 ‘아이 빌리브(I Believe)’를 김종서, 성시경, 김건모 등 슈퍼주니어 멤버들의 성대모사로 채워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들의 코믹함과 능청스러움을 즐기며 관객들은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카리스마 넘치는 동방신기 ‘썸씽(Something)’ ‘수리수리’ 무대가 이어지며 콘서트 장의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두 사람의 시너지와 무대 장악력은 상상초월이었다.

마지막으로 모든 SM 아티스트들이 등장해 HOT ‘빛’을 열창했다. 그 순간은 노래를 부르는 아티스트도 함성을 지르는 팬도 모두가 하나가 되는 감동스러운 순간이었다.

사실 SM 소속 아티스트들에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나날들이 아니었던가. 실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입에 오르내리기 일쑤인 이들이 당당하게 팬들 앞에 섰다. 열정을 가득 담아 노래하고 춤을 추는 이들의 모습에 박수가 나오지 않을 수 없으리라. 그렇기에 전 세계 적으로 더 펼쳐나갈 이들의 맹활약이 더욱 더 기대되는 바다.

한편 ‘SM타운 라이브 투어’는 이날 서울 공연에 이어 10월4일과 5일 양일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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