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인터뷰] 밴드 리플렉스 “우리 음악? 여자들 립스틱 색깔 같아”

2014-12-26 04:37:55

[bnt뉴스 김예나 기자] “리플렉스라는 팀을 아무도 넘지 못하게, 쳐다보지도 못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에요.” (신동연)

딱 2년이다. 지난 2012년 12월 26일, 첫 번째 싱글 앨범 ‘미니시리즈#1 로맨틱 레슬러’를 발표하며 가요계 정식 데뷔한 밴드 리플렉스(Reflex). 리더 홍석원(기타), 조규현(보컬), 변형우(베이스), 신동연(드럼) 등 개성 뚜렷한 네 남자로 이뤄진 그들은 그간 홍대 소극장 무대에서부터 굵직한 국내 록페스티벌까지 두루 섭렵하며 왕성한 음악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그리고 2014년 현재, 데뷔 2년을 갓 넘긴 리플렉스와 그들의 음악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1집 EP앨범 ‘마이 올(My All)’을 발표하고 bnt뉴스와의 인터뷰를 가진 리플렉스에게는 그들의 노래만큼이나 강렬한 중독성이 있었다. 개성 강한 외모나 유쾌한 언변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의 말마따나 그저 평범한 여느 20대 남자들이 모인 것뿐인데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포인트’가 존재했더라는 것이다.

◆ 이유 있는 자부심…“각자 역량 모두 녹여내”

처음부터 거침없었다.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라 이유 있는 자부심이었다. 새 앨범에 대해 홍석원은 “멤버들 개인이 맡은 역할에 대해 만족하느냐가 중요한 앨범이었다. 그렇기에 각자 최선을 다해 자신의 몫을 해냈고 결과에 대해 만족할 수 있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타이틀곡 ‘마이 올’을 비롯해 모두 7곡이 수록된 새 앨범은 발매 전부터 가요계 전문가들과 음악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와 그들만의 음악적 색깔을 잘 드러냈다. 그렇기에 쟁쟁한 수록곡 중 타이틀곡 선정에 꽤나 애를 먹었을 거라 여겨졌다.

“타이틀곡 선정이 어려웠어요. 정말 한 곡 한 곡 모두 다 좋았고, 어떤 곡을 타이틀로 내세워도 우리가 세상을 흔들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 중에서 대중이 가장 좋아할 것 같은 노래를 불러서 리플렉스가 갖고 있는 편안한 이미지를 어필하고 싶었어요.” (조규현)

이어 조규현은 “곡을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우리는 각자의 역량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그 모든 것을 보이고 싶어 하고 가급적이면 전부 녹여내려고 한다. 그렇기에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수록곡들까지도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 그들의 원동력…“전우 같은 팬들”

합(合)이 중요한 밴드 음악에서 리플렉스 음악에는 각각의 포지션이 뚜렷이 드러난다. 각자의 장점을 정확히 캐치해서 표현해 낸다고나 할까. 그만큼 서로 많이 맞춰봤음에 대한 결과일 것이고 멤버들 간의 소통역시 이들의 합을 이뤄낼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일거라 여겨졌다.

“규현이가 노래의 전반적인 흐름에 필요한 틀을 마련해줘요. 교통정리를 해 주는 셈이죠. 각자 맡은 파트는 스스로 만들어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터치를 안 해요. 서로 믿고 가는 부분인 거죠.” (홍석원)

“우리는 서로에 대해 정말 잘 알아요. 기분 좋을 때 어떤 애드리브를 하는지, 실수 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같은 거요. 멤버들끼리 싸우지도 않고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걱정 하지 않아요.” (변형우)

멤버들 간의 돈독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분위기를 몰아 “정말 사이가 좋은 것 같다. 혹시 네 사람이 지금 합숙하느냐”고 묻자 “우리는 같이 살면 해체할 지도 모른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입을 모아 부정했다. 서로에 대한 오글(?)거리는 표현이 어색한 기분 탓일까. 멤버들은 “팬들을 정말 사랑 한다”며 에둘러 화제를 바꿔 버렸다.

“처음에 대중의 관심에 굶주려 있었어요. 그래서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소중하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사실 팬이라는 표현은 안 써요. 우리끼리는 ‘가족’이라고 말해요.” (변형우)

“팬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록페스티벌에 나갈 때는 뙤약볕에서 몇 시간씩 기다릴 때도 있었고, 오디션 볼 때는 온 종일 시간 투자하면서 도와주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쩔 때는 ‘전우’같은 느낌이 들어요.(웃음) 그 분들 위해서라도 우리는 꼭 성공해야 돼요.” (조규현)

◆ 쇼케이스의 짜릿함…“꿈 꾼 것 보다 더 꿈같은 시간”

이번 앨범이 특별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쇼케이스 때문이었다. 그들의 ‘가족’이자 ‘전우’와도 같은 팬들 앞에서 데뷔 후 처음 가진 쇼케이스였다. 그날의 감격이 되살아나는 듯 멤버들은 눈빛을 반짝이며 앞 다퉈 소감을 전했다.

“쇼케이스 걱정을 정말 많이 했어요. 리플렉스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첫 단독 공연이다 보니까 여러 가지로 염려스러운 부분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런데 무대 위에서 멤버들끼리 눈을 마주치면서 연주를 하는데 걱정이 사라지면서 즐길 수 있었어요.” (홍석원)

“쇼케이스에 준비한 곡들이 많다 보니까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막상 올라가니까 앞에 있는 분들이 다 우리 편이라는 생각에 즐기면서 연주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신동연)

“꿈 꾼 것 보다 더 꿈같은 시간이었어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최고의 무대였어요. 쇼케이스를 준비했던 시간도 좋았고, 함께 했던 사람들도 좋았어요. 정말 쇼케이스 하길 잘 한 것 같아요.” (조규현)

◆ 리플렉스표 음악…“독보적 스타일 만들고파”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중독성’이 느껴졌던 건 그들의 색깔이 너무나도 뚜렷했기 때문이리라. 새 앨범의 음악적 색깔이 짙은 데에는 당연히 그들의 확고한 신념과 자긍심이 뒷받침되고 있었다. 그 뚜렷한 색이 앞으로 밴드 활동하는데 제약이 되진 않을까 궁금해졌다.

“색깔이 뚜렷하다는 것은 우리에게 굉장히 플러스적인 요소라고 자부해요. 우리처럼 이제 막 앨범을 낸 팀에게는 하나의 자긍심이 되거든요.” (홍석원)

“솔직하게 지금 당장 우리가 보일 수 있는 게 여기까지인 것 같아요. 우리가 가진 역량 안에서 디테일을 더욱 살려내서 제대로 된 음악을 들려드리는 게 더 좋은 것 같고요. 비유하자면 여자들 립스틱 색깔이 다 똑같아 보여도 각각의 이름이 다른 것과 같아요. 리플렉스 음악 역시 하나하나 다르다는 것을 리스너들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조규현)

“지금은 똑같아 보일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나중에는 그 누가 들어도 ‘리플렉스 스타일이다’라는 말이 나오게끔 하고 싶어요. 리플렉스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싶어요.” (신동연)

그렇다. 이제 겨우 하나 보여준 것뿐인데 색깔을 논하기에는 이른 것도 사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들이 펼쳐나갈 음악적 행보는 어떤 모습일까 물어봤다.

“요즘엔 음악이 좋으면 대중이 직접 찾아서라도 듣잖아요. 그건 음악적 퀄리티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누구나 들어보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조규현)

“우리가 가장 행복할 때가 무대 위에서 공연할 때에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다’라는 계획을 세우기보다 지금 당장은 팬들과 무대에서 소통하고 멤버들끼리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바로 그 점이 리플렉스가 나가야할 방향이고요.” (홍석원)

대답들이 하나같이 현답(賢答)이었다. 질문과 동시에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대답들이 오히려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바로 이 ‘자연스러운’ 매력이 리플렉스와 그들의 음악에 절로 중독되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졌다. “곡을 만들 때 깊게 생각 안 한다”라는 파격적인 말까지도 리플렉스니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철이 없는 건지 순수한 건지는 몰라도 우리는 그저 즐겁고 신나게 살고 있어요. 우리도 물론 개개인적으로 음악적 고민도 많죠. 하지만 적어도 우리끼리 모였을 때만큼은 너무 큰 고민은 하려고 하지 않아요. 바로 그 점이 리플렉스표 음악이 탄생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요?” (변형우) (사진제공: 브이엔터테인먼트그룹, 사진출처: 리플렉스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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